• 추미애 수사지휘권 발동
    '정당한 결정' vs '윤석열 무력화'
    김봉현 편지 한 통에 정치권 요동
        2020년 10월 20일 02: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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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임 사태로 구속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야권 인사와 검찰에 로비했다는 입장문을 내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시지휘권을 발동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정권의 펀드게이트를 감추기 위한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라며 특검을 요구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표적수사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였다면서 해당 사건을 공수처 수사대상 1호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봉현 전 회장은 지난 16일 한 언론에 발표한 자필 입장문을 통해 라임 사태와 관련해 야당 인사에게 금품 로비를 했고,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를 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검사 출신의 A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고 이 중 1명은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은 A변호사가 청와대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고 회유했다고 밝혔다. A변호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건 담당 주임 검사였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에서 “A변호사는 처음 (제가) 검거 당시 첫 접견 때부터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고 청와대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살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라임 펀드 판매 재개를 위한 청탁으로 야당 정치인에게도 로비를 했고 이를 검찰 조사에서 얘기했음에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오직 여당 유력 정치인들만 수사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이날부터 사흘간 라임 사태와 관련한 감찰조사를 실시해 김 전 회장이 ‘여권인사 비위’ 의혹과 함께 검찰에 진술하였음에도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법무부는 “검찰총장이 야권 정치인 및 검사 비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아니하였다는 의혹 등 그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및 현재까지의 감찰조사 결과와 제기되는 비위 의혹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재 진행 중인 감찰과 별도로 수사 주체와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미애 장관은 바로 다음날인 19일 라임 로비 의혹 사건과 검찰총장과 가족, 주변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아래 왼쪽은 추미애 장관, 오른쪽은 김봉현 전 회장

    여당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0일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수사지휘권 행사는 사건의 사안이 중대하고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위한 법무부 장관의 정당한 법적 권리행사”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피해 금액과 피해자가 상당해 신속한 수사가 필수적”이라며 “국민의힘이 주장해 온 특검은 오히려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신속성을 저해하고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라임 관련 보고 체계의 문제, 적절한 수사지휘 여부가 문제가 됐었고 윤 총장의 가족 관련된 부분은 총장이 좀 관여가 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는 측면에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필요하고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검찰의) 선택적 수사. 즉 여권 인사에 대해서는 수사를 굉장히 강하게 하는 반면에 야권 인사들에 대해서는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아니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윤석열 총장이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또는 알면서도 제대로 수사하도록 지휘를 하지 않았다라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신동근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라며 “라임사건은 공수처에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윤 총장에 대한 수사권 박탈이라며 특검을 요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추미애 장관의 칼춤이 날이 갈수록 도를 더해간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 장관 경질을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대형 금융 비리사건에 권력이 개입한 것”이라며 “권력자들이 나오고 불리해지자 구속된 피해자 편지 한 장이 보물이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떨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를 배제하고 나아가서 윤 총장 일가 수사를 독려하는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태에서 추미애 검찰, 친정부 검사장이 지휘하는 이 사건 수사들을 결론 낸다 한들 어느 국민이 믿겠냐”며 “공수처, 공수처 할 게 아니라 특검으로 제대로 수사하고 거기에 승복하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라임·옵티머스 권력 비리게이트 특위도 이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펀드 게이트’ 전주의 ‘옥중 입장문’이라는 걸 근거로 삼아 또다시 ‘검찰총장 수사권 박탈’을 지시했다”며 “사기꾼의 일방적인 ‘폭로’이고 한 눈에도 허구임이 분명한 대목이 너무나 많지만, 추 장관은 무조건 ‘윤석열’ 때문에 검사와 야당에 대한 수사가 안 되고 있다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특위는 “‘라임 수사팀에 참여할 검사들’에게 접대했다는 주장만 해도 접대 시점은 수사 시작 이전이고, 검사 인사권은 법무부 장관이 쥐고 있다”며 “거론된 야당 정치인에 대해서는 금융 계좌 추적과 통신 내역 조회까지 마쳤다고 한다. 그런데도 법무부 장관이 사기꾼 말을 맹신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검찰총장 수사권 박탈’ 대상에 윤 총장 처가 관련 고발 사건도 포함시켰다. 전 정권 수사를 할 때는 ‘아무런 문제 없다’고 여권이 기자회견까지 했던 사안인데도 지금 와선 법무부 장관이 수사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며 “말 안 듣는 검찰총장을 어떻게든 찍어내고 악취가 진동하는 권력형 펀드 게이트를 덮어버리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위는 “청부 수사가 명백한 추미애 ‘법무총장’이 지휘하는 수사의 결과는 ‘뻔할 뻔’자다. 이젠 특별검사 도입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공수처든 특검이든 관계 없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방안을 모두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정호진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전날인 19일 국회 브리핑에서 “라임 금융사기 사건 무마를 위한 야당 정치인과 현직 검사에 대한 로비 의혹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악스럽다.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고 질타했다.

    정 선임대변인은 “사모펀드 사기 사건에 대해 칼날 같은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할 현직 검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은 그 자체만으로도 검찰에게 관련 수사를 맡길 수 없음이 분명해졌다. 검사의 연루 의혹이야 말로 더 이상 공수처 출범을 미룰 수 없는 강력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권도 공방보다는 사태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본질적인 해결 노력에 나서야 한다. 국민의 힘은 더 이상 공수처장 추천을 미뤄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을 향해서도 “특검 등 모든 수단을 열어 놓고 진상 규명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더 이상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주거니 받거니 식의 정치 공방을 끝내고 한 치의 의혹도 남김 없는 진상규명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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