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에는 두 개의 태양이 뜨나"
        2006년 10월 18일 06: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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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볕정책에 대한 한나라당의 오락가락 행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17일엔 대변인과 당 대표의 말이 다르더니, 18일엔 유력 대권후보와 대변인의 말이 정면으로 엇갈렸다.

    박근혜 전 대표는 18일 전남지역 재보선 지원유세 도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포용정책의 정신과 기조는 줄곧 찬성해 왔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을 비롯해 화순, 해남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박 전 대표는 "시대적 형편과 경제력의 차이만 있었지 대북포용정책은 특정 정권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7.4 남북공동성명이나 남북기본합의서 등의 사례에서 보듯 매 정권마다 추진한 것"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 때 경제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북한에 많은 지원을 해 왔고 이를 햇볕정책이라고 네이밍(=명명)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날 유기준 대변인은 "햇볕정책이 구체적으로 실행되는 과정에서 일방적인 퍼주기식 정책으로 변질되어 버렸다"고 햇볕정책을 맹공했다. 전날 "포용정책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까지도 망쳐 놓았다"는 강재섭 대표의 발언을 ‘해명’하는 브리핑에서다. 강 대표의 이 발언은 일부 보수 언론에 의해 ‘호남간 한나라당 느닷없는 DJ의 햇볕 치켜세우기 – 한심한 정치권’이라는 제목으로 맹폭을 당한 터였다.

    유 대변인은 "북한이 잠수함 침투나 NLL침공 등 무수히 많은 침략적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끊임없이 퍼주기를 계속했다. 현금, 비료, 시멘트 등 무수히 많은 물자가 햇볕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에 전달되었다"며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무모한 핵실험을 간접 지원함으로써 평화와 통일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보정당’ 한나라당의 이와 같은 정략적 안보관에 대해 여당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호남에서의 ‘햇볕’이 다르고, 서울에서의 ‘햇볕’이 다르면 한나라당에는 두 개의 태양이 뜨는 것인가"고 묻고, "대표가 여럿 있어 혼란스런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일이지만 ‘햇볕정책’을 두고 벌이는 한나라당의 갈팡질팡 행태가 한심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우상호 대변인도 "호남의 표를 좀 더 얻으려고 이 중대한 외교안보에 관한 입장과 철학조차도 순식간에 바꾸는 모습에서 참으로 연민의 정을 느낄 따름"이라고 냉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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