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0만명 지하방서 산다…집은 남아도는데
        2006년 10월 18일 10:47 오전

    Print Friendly

    주택보급률이 106%에 달하고 있지만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하방 거주자가 140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옥탑방에는 5만1천여 가구, 8만7천여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옥탑방 거주 통계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통계청이 제출한 국정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반지하를 포함한 지하방에 무려 58만6천여 가구 142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판잣집·비닐하우스·움막·동굴 등에서 거주하는 가구도 4만5천여 가구, 10만9천여 명에 달해 지하방·옥탑방·판잣집 등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에서 비인간적인 주거생활을 하고 있는 부동산 극빈층이 68만 가구, 16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하방 거주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어디서 얼마나 사는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었지만 통계청이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거주층별 가구조사를 실시해 거주규모가 비로소 알려졌다.

    서울 10명 중 한명, 성남 수정구민 5명 중 한명이 지하생활

    이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전체 330만 가구 중 10.7%인 35만5천 가구가 지하방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시민 열 명 중 한 명은 지하방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다. 25개 구 중에서는 광진구(17.4%), 중랑구(17.1%), 은평구(15%), 강북구(14.7%), 관악구(14.4%) 순으로 지하거주가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과천시(13.6%)와 성남시(12.4%)의 지하거주 가구 비율이 높았다. 성남시는 지하방 거주 가구수가 3만8천여 가구에 달해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많았다. 특히 성남시 수정구는 9만여 가구중 20.9%인 1만9천여 가구가 지하방에 살고 있어 구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지하방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역의 지하방 거주비율은 7.5%로 주민 15명 중 한 명이 지하실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통계에는 지하방 등 열악한 주거시설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의 주거실태는 빠져있어 실제 극빈층 가구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심 의원은 지적했다.

    부동산 극빈층 93%가 수도권 거주

       
      ▲ 영등포구의 반지하셋방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극빈층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93%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방 거주자는 서울에 60.6%, 경기도에 27.2%, 인천에 7.6% 등 수도권에 95.4%가 살고 있으며 옥탑방 거주자는 서울 66.7%, 경기도 20.5%, 인천 1.4% 등 수도권에 88.6%가 몰려있다.

    특히 부동산 극빈층 가구의 58.5%, 가구원의 56.9%가 서울에 살고 있어 수도권 중에서 서울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주택보급률이 106%에 달할 정도로 집이 남아도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통계청이 주택에 대한 센서스를 시작한 1960년 이래 45년만에 처음으로 총주택수가 총가구수를 능가해 주택보급률이 105.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집은 남아도는데 셋방살이 1천7백만명…지하거주 140만명

    국민 전체가 가구당 한 채씩 소유한다고 해도 주택 73만2천 호가 남는 셈이다. 하지만 자가점유율은 55.6%에 머물러 있고 전체가구의 41.4%는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다.

    반면 전체 세대의 5%에 불과한 다주택 보유자가 전체 주택의 21.2%를 소유하고 있는 등 주택소유의 편중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도시연구소가 지난해 4월 수도권지역 지하방 거주 462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하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마련해주기를 원하는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61.8%가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제공’이라고 답했고 ‘전세금 융자’가 14.5%, ‘보증금 분납허용이나 대신 지불’이 8.1%, ‘월 임대료 보조’가 7.9%의 순으로 나타났다.

    임대주택 건설계획 차질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은 지난해말 현재 36만 호로 전체 주택의 2.7%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2012년까지 국민임대주택 1백만호 건설계획을 세워놓았지만 부동산 빈곤층의 93%가 집중돼 있는 수도권의 경우 사업승인을 마친 것은 57.6%에 불과하다.

    특히 부동산 빈곤층의 58.5%가 사는 서울은 31.8%만 사업승인을 마쳐 임대주택 공급이 시급한 곳에는 제대로 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의원은 “햇볕도 들지 않는 땅속에 사는 극빈층이 땅 위로 올라와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주택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부동산 극빈층의 주거생활 개선에 둬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부동산 빈곤층이 입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마련해 우선 입주기회를 주고, 이울러 주거비 보조 정책을 병행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또 “정부의 국민임대주택 공급 계획도 부동산 빈곤층의 지역별 거주분포에 맞게 공급되도록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