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낙태죄’에 반대합니다”
    1천여 천주교 신자 낙태죄 폐지 촉구
        2020년 10월 14일 03: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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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의 이름으로 타인을 박해하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선택권은 여성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국가와 종교는 더 이상 여성의 몸을 통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낙태죄’에 반대합니다” (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 선언에 참여한 천주교 신자 세례명 ‘미로페’)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은 인류 전체에게 요구되어야 할 사항이지 여성 개인에게 전가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천주교회가 이 땅의 여성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낙태죄 폐지 운동에 오히려 힘을 보태야 합니다” (천주교 신자 세례명 ‘플로라’)

    천주교 여성 신자 1천여명이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한국천주교교주교회를 비판하며 “낙태죄 전면 폐지”에 지지를 선언했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폐)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주교 신자들의 낙태죄 폐지 의견과 지지 성명을 모은 의견서를 청와대, 국회, 법무부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등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낙폐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주 동안 진행한 온라인 서명운동엔 1015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세례명이 표기된 형식으로 낙태죄 폐지 지지 의견을 밝혔다.

    앞서 한국천주교주교회는 지난 8월 성명을 내고 “여성의 행복과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는 그럴 듯한 말로 태아의 생명권을 박탈한다면 인간 생명의 불가침성과 국가의 약자 보호 책무를 저버리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라며 낙태죄 폐지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유하라

    서울에 사는 41세 신자라고 밝힌 세례명 마리아는 “천주교회는 산모가 죽을 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이라 할지라도 낙태에 반대하며 태아 먼저 살리라고 할 정도”라며 “피눈물을 흘리며 임신 중단을 선택한 여자들보다 임신중단을 살인이라며 여자들을 죄인으로 몰아가는 한국 천주교회 성직자들과 수도자, 신자들이 더 반생명적”이라고 비판했다.

    구네군다는 “저는 천주교 신자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저는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생명을 지키는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낙태죄 폐지에 찬성한다”며 “그것이 우리 자매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임을 알고 있다. 부디 우리 교회와 교회를 위해 일하는 자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글라라는 “생명존중에 대한 카톨릭의 입장에 공감하지만 낙태죄는 한 태아를 죽이는 일이 아니라 한 여성을 살리는 일에 더 가깝다. 더 이상 교회 안에서, 나아가 세상 속에서 여성을 지우지 말아 달라”고 했다.

    요안나는 “전 단 한 번도 천주교 측에서 여성이 임신과 낙태, 출산과 양육 등에 대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묻는 것을 목격한 적이 없다. 여성의 목소리나 고민에 귀 기울이지 않으니 종교는 결국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임신 14주 이내에서만 임신중지가 가능하도록 한, 낙태죄를 존치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논란이 됐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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