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산업 노동자와 연대하라
    이스타항공노조 박이삼 위원장, 12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
        2020년 10월 12일 10: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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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운수노조 정치신문 “노동조합 정치가 반이다” 9호에 실린 글을 동의를 얻어 게재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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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정부는 지난 2월 17일 ‘항공분야 긴급지원방안’을 시작으로 항공산업에 대한 종합대책을 다섯 번이나 내놓았다. 그러나 수많은 항공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 위기는 여전하다.

    <사례 1>

    아시아나항공 KO지부 370여명은 회사 강요로 무기한 무급휴직에 서명함. 그럼에도 지난 5월 10일까지 필수 인원(160명)을 뺀 나머지는 2차 정리해고 하겠다고 통보함. 결국 5월 11일자로 아시아나 항공기 청소노동자는 무급휴직을 동의하지 않은 노동자들은 집단 정리해고를 당함. 그리고 이에 대한 항의투쟁에 나선 하청노동자들의 농성천막은 코로나19를 핑계로 한 종로구청과 경찰에 의해 5월 15일, 18일, 그리고 지난 6월 15일 3번에 걸쳐 산산이 망가짐. 이런 투쟁 끝에 8월 10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와 8월 18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노동자 5명 부당해고 판정을 받아냄. 그러나 회사는 이에 대해 악의적으로 불복하고 두 달째 복직을 이행하지 않고, 해고나 다름없는 무기한 무급휴직에 대한 동의만을 고집하고 있음.

    <사례 2>

    이스타항공은 2020년 2월24일에 노사 임금삭감에 합의하고서 다음날인 2월25일에 전직원 임금 60%를 체불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함. 전달인 1월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12%가 증가하여 50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았으며, 2월에는 22명을 신규로 채용한 상황이었음. 이런 상황에서 임금을 지불할 수 없을 만큼 디폴트 상황에 빠져있었다는 것은 누구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임. 결국 동종업계 경쟁기업간의 기업결합심사와 구조조정계획을 위해 악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음.

    <사례 1>인 아시아나 KO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항공산업의 위기가 취약한 노동자에게 훨씬 더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항공산업 다단계 하청 구조의 최하층에 있는 하청·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속절없이 일자리를 잃거나, 해고를 당하지 않더라도 무기한 무급휴직, 지원금 회수(페이백) 등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을 연장하면 무슨 소용인가? 사업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조차 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을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악덕사업주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에 의해 노동자들은 오늘도 서울고용노동청, 법원, 국회 앞 거리에서 살아야 한다.

    <사례 2> 이스타항공은 이미 언론에도 많이 알려져 있다. 멀쩡한 기업이 하루아침에 회생불능의 기업으로 전락해 파산을 향해 치닫고, 기업 해체수준의 정리해고가 임박해 1,680명이었던 노동자들은 불과 400여 명으로 반의반토막 나게 될 상황이다. 오너였던 이상직의원이 국민적 지탄을 받으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지만, ‘일자리를 되살려 놓겠다’던 약속과는 달리 수많은 범죄의혹들을 숨기기에만 바쁘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상직의원의 탈당에 대해 ‘대처를 주목하겠다’고 했지만, 10월 14일로 다가온 615명의 정리해고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이스타항공의 M&A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었다. 기업결합심사와 코로나19긴급자금지원 심사 과정에서 악의적 임금체불과 운항중단을 알고서도 용인했다. 코로나19재난을 빌미로 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인력감축을 묵인하거나 지원했고, 부정축재와 세금탈루 혐의 고발, 임금체불 진정, 4대 보험료 횡령 고발 등에 대해 수사도 취하지 않았다. 지금 이스타항공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에게만 돌아오고 있다.

    이제 정부가 답해야 한다. 당장 위 두 개의 사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불법, 탈법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나아가 정부는 고용유지 지원제도에서조차 밀려난 수많은 노동자들의 현실을 살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즉 ▲특별고용지원업종 확대, ▲고용유지지원금 사용자 의무신청 제도 마련 등 시급히 제도를 개선하고 ▲기간산업안정기금의 대상 기업을 확대하고, 기업들이 기금의 취지에 맞게 ▲고용안정 노력을 다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

    이스타항공과 아시아나항공KO 노동자들의 투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현재 매일 국회 앞에서 농성투쟁을 하면서 선전전을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KO 노동자들도 서울고용청 앞 등에서 “부당해고 판정 이행! 순환휴직을 통한 고용유지!”를 요구하면서 계속 투쟁 중이다. 공공운수노조는 10월 7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타항공, 아시아나KO 정리해고 문제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시에 지역본부가 참여한 가운데 전국의 더불어민주당 시·도당사 앞에서 일일 공동 행동을 진행했다. 한편 이스타항공노조 박이삼 위원장은 10월 12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 거리로 내몰린 항공산업 노동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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