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별교섭 최우선 요구는 사회복지돼야"
        2006년 10월 16일 11: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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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년간 산별노조운동을 이끌어온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향후 14만명으로 늘어난 산업별교섭에서 의료·교육 등 사회복지를 가장 중요한 요구로 내걸고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향후 금속노조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비정규직 문제해결과 비리척결 등 조직혁신을 꼽았다. 이는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김창한)이 조합원 2,584명의 설문조사 내용을 종합한 것을 분석한 결과다.

    4년 중앙교섭 성과는 계급적 요구 실현

    설문결과에 따르면 지난 4년 간 금속노조 중앙교섭의 성과로는 ‘최저임금, 비정규직, 주5일근무제 등 계급적요구 실현’이 50.2%로 압도적이었고, ‘사용자단체 구성과 교섭틀 마련’이 24.3%로 2위를 차지했다. 또 중앙교섭의 가장 큰 한계로는 기업간 지불능력 편차(25.0%), 조합원들의 무관심(22.5%), 적용대상의 한계(17.7%)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향후 산별교섭 요구로 무엇을 걸고 싸워야 하는지 중요한 순서대로 3가지를 꼽으라는 질문에 조합원들은 첫 번째 중요한 요구로 41.4%가 의료·교육 등 사회복지를 꼽았다. 산업공동화저지를 꼽은 조합원은 13.1%였고, 나머지 요구들은 8% 안팎으로 비슷했다.

    두 번째로 중요한 요구로는 비정규직 차별철폐(19.8%)를 꼽았다. 노동법개정 등 제도개선은 15.6%였고, 노동강도완화나 최저임금 등도 9% 안팎이었다. 세 번째로 중요한 요구는 구조조정대응 및 고용안정(42.8%)이었다. 이어 비정규직 차별철폐가 17.6%를 차지했다.

    기업임금을 넘어 사회임금 필요성 공감

    많은 수의 조합원들이 향후 산별교섭에서 가장 중요한 요구로 의료·교육 등 사회복지와 비정규직차별철폐, 구조조정 저지와 고용안정을 꼽은 것은 지난 5년간의 산별노조 운동을 겪은 조합원들이 기업임금을 넘어 사회복지를 통한 사회임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게 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를 두 번째로 중요한 요구로 꼽았다는 것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오랫동안 비정규직 투쟁을 진행해오면서 조합원들에게 많은 교육과 선전을 진행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는 ‘2006년 활동 중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 3가지를 순서대로 꼽으라’는 문항에 대해 39.2%가 ‘비정규날치기악법저지 총파업’을 선택했다는 사실에서도 나타난다. 조합원들은 한미FTA저지, 중앙교섭, 산별노조전환 등의 사업보다도 비정규직철폐 총파업을 훨씬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향후 산별교섭 요구로 세 번째 순위로 고용안정을 꼽았다는 사실은 응답자의 97.5%가 정규직 노동자여서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순위를 고려하지 않고 1순위와 2순위, 3순위를 모두 더하면 조합원의 절반 이상(56.1%)이 고용안정을 여전히 중요한 요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연대투쟁 ○,  이념공세 대응 × "

    지난 4년간의 금속노조 활동에 대한 평가는 항목별로 엇갈렸다. 지역차원의 공동투쟁(60.2%), 비정규직투쟁(57.4%), 민주주의 강화(56.5%), 조합원 교육선전(54.7%), 산업안전 사업(51.2%) 등의 항목은 긍정적인 답변(매우 잘했다+잘했다)이 더 많았다.

    금속노조는 지난 2005∼2006년 충남, 대전충북, 경남, 울산, 대구 등 많은 지역에서 비정규직문제나 지역의 악질사업장 문제를 가지고 지역총파업을 벌여 문제를 해결해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지역차원의 공동투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향후 통합 금속노조의 역할에 대해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이념공세 대응(38.1%), 집회프로그램과 총파업 전술(45.5%), 현장조직력 강화(47.7%), 정책개발(49.1%) 등의 항목에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더 많았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대공장과 정규직노조, 민주노총에 대한 비난여론에 대해 노동운동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조합원들 스스로가 정확히 느끼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또 매번 똑같이 되풀이되는 식상한 집회 프로그램과 형식적인 총파업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했다. 조합원들은 투쟁 전술 중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을 꼽으라는 또 다른 질문에 대해 총파업 참가 저조(36.0%)와 식상한 집회프로그램(24.3%), 여론사업의 부족(22.4%)를 지적했다.

    5.31 지방선거 패배이유는 ‘대안세력으로 부각되지 못해서’

    한편,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패배한 이유에 대해 ‘사회변혁전망을 가진 대안세력으로 부각되지 못해서’라는 이유가 34.2%로 가장 높았고, ‘도덕성 훼손 등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신뢰부족’이 29.6%로 다음을 차지했다. 조합원과 당원참여부족은 12.6%였다.

    한편, 금속노조의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52.3%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금속노조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순서대로 3가지를 꼽는 질문에서는 제1의 과제로 비정규직문제해결(36.7%)과 비리척결 등 조직혁신(30.2%)을 꼽았다. 두 번째로는 지회조건을 고려한 결정(25.5%)을, 세 번째로는 현장조직력 강화(32.9%)를 중요한 과제로 선택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비정규직 문제해결과 비리척결

    지난 6월 30일 현대자동차노조 등 대기업노조의 산별노조 전환 이후 전망에 대해서는 ‘노동운동이 발전하나 산별노조투쟁·민주주의강화 등 과제가 많다’는 응답이 50.5%로, ‘노동운동발전에 크게 기여하며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26.8%)보다 두 배나 많았다.

    조합원들은 14만 산별노조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스스로 헤쳐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장공동화와 상층 중심의 관료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15.0%였다.

    금속노조는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28일까지 조합원의 10%인 4천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해 유효설문지 2,584부를 수거했고, 설문결과에 대한 분석이 완료되면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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