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진 ‘잠적 의혹’에 거짓 해명
    “퇴사 문제로 후보 등록 고민했다” 답변
    정의당 대표 후보 토론···박, 비례 경선 1월 이미 퇴사
        2020년 09월 19일 12: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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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전 MBN에서 진행된 3차 정의당 당대표 토론회에서 박창진 당대표 후보가 21대 총선 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후순위 순번을 받고 ‘잠적’했다는 논란이 다시 제기됐다. 비례대표 의원 낙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당과 연락두절이 됐다는 것인데, 박창진 후보는 회사를 퇴사해야 했기 때문에 후보 등록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박창진 후보는 비례 경선이 시작된 시기인 1월 말에 이미 대한항공에 사직서를 내고 나왔다.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거짓 해명’을 내놓은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김종민·김종철·박창진·배진교 4인의 정의당 당대표 후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MBN에서 열린 정의당 당대표 후보자 TV토론회에서도 앞선 두 차례의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격론을 벌였다.

    방송화면 캡처

    이날 토론회에선 지난 17일 SBS에서 방송된 2차 토론회에서 김종민 후보가 지적했던 박창진 후보 ‘잠적’ 문제가 다시 제기됐다. 박창진 후보는 비례대표 경선에서 8번을 받고 사실상 당선이 어렵게 되자, 후보 등록도 하지 않고 당과 연락을 끊었다는 것이 김종민 후보의 지적이었다. 박창진 후보는 비례대표 순번이 정해진 후 “고민의 시간을 가졌”으나 심상정 대표의 설득으로 후보 등록을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MBN 토론회에서 김종철 후보는 이 문제를 다시 언급했다. 김종철 후보는 당시 비례경선에서 박창진 후보보다 낮은 16번을 받아 낙선이 확실시됐지만 총선 시기 대변인을 맡으며 TV토론회에 출연하는 등 선거운동을 벌였다. 이 밖에 정책검증대회 등에서 1등을 독차지했던 강상구 전 대변인도 낙선이 확실한 비례 순번 20번을 받고도 홍보본부장을 맡아 일선에서 뛰었다.

    김종철 후보는 “지난번 토론회에서 ‘비례대표 선출결과가 본인 생각보다 후순위가 되어서 후보 등록을 앞두고 고민하다가 심상정 대표의 설득으로 후보 등록을 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를 마친 이후에 (후순위를 받았다는 이유로 후보 등록을) 고민한 것 자체가 선당후사 정신에서 벗어난 것 아닌가. 소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낙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후보 등록을 고민하며 잠적했던 후보가 당 대표까지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박창진 후보는 “정말 하고 싶었던 설명을 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제가 선거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식의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때 (당시) 저는 대한항공 재직 중이었고 (후보 등록을 하려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입장이었다. 저는 생존을 포기하고 후보 등록을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 점을 심상정 대표와 논의했고 (고민 끝에) 당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비례대표 순번을 받았을 당시 대한항공 재직 중이었다’, ‘공식 후보 등록을 하려면 퇴사를 해야 했다’, ‘낙선 가능성이 높은 순번을 받아서 후보 등록을 고민했다’ ‘생존을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정도가 박창진 후보의 해명이다.

    이러한 박창진 후보의 해명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그가 비례대표 경선이 시작된 시기인 1월 말에 대한항공을 퇴사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후보 스스로도 여러 차례 언론에 나와 1월 31일에 대한항공에 사직서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창진 후보는 당 비례대표 예비후보 시절인 지난 2월 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대한항공 내에서 버티면서 노동조합도 만들고 활동을 왔는데 지금 (대한항공에) 사표 내고 나온건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네. 25년간의 긴 직장생활, 제 청춘의 반 이상을 바쳤던 직장생활을 1월 31일부로 마침표를 찍고 다음 인생의 장을 지금 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진 후보는 자신이 당에서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밝히며 “다수의 보통 사람들 또한 정치적인 자각이 필요한 것 같고, 그 일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 같아서 이번엔 그 장을 (대한항공 내부가 아닌) 정치라는 곳으로 옮겼다”고도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박창진 후보는 1월 22일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도 “아마 출마하게 되면 지부장을 비롯한 회사를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대한항공을 퇴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다.

    박창진 후보의 대한항공 퇴사는 당 내는 물론, 그가 몸담았던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안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지부장을 맡았던 박창진 후보는 대한항공에 사직서를 낸 당일에야 자신의 퇴사 사실을 노조 쪽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사 전 후임자 선출 등 노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내부 논의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한다. 박창진 후보의 퇴사로 신생·소수노조였던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의 ‘리더’ 자리에도 공백이 생겼다. 노조 규약규정 상 해고자나 퇴직자를 조합원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아 퇴사를 하게 되면 조합원 자격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당시 노조 내부에선 박창진 후보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적지 않게 나왔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박창진 후보의 선본은 잠적 논란에 대해 지난 17일 “악의적 왜곡에 강력 항의한다”며 김종민 후보에게 사과를 요청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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