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정보 통합사업' 위험성 대통령에 허위보고
        2006년 10월 13일 12: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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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형사사법통합정보체계 구축사업’과 관련, 개인의 모든 정보를 특정기관이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중대한 인권 침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이 사업의 추진 목적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던 예산 절감 효과는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사업의 추진단과 사업자인 LG CNS는 미국과 영국 등 선진사례 벤치마킹을 통해 전산통합에 따른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대통령 보고시에는 사업추진을 위해 이 같은 사실을 고의적으로 누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최규식 의원은 13일 행정자치부 국정감사에서 "현행 형사소송법상 전자문서화된 서류는 법정에서 증거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전자문서는 전자문서대로 만들고 수사기록은 수사기록대로 종이로 만들어서 보내야 하는 이중부담이 발생한다"며 "문서기록을 전자화함으로써 종이와 송달비용을 절감해 연 170억원의 예산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밝힌 것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 "선진사례를 벤치마킹 하겠다며 추진단과 사업자인 LG CNS 관계자들이 미국과 영국 등을 방문한 결과 통합의 위험성이 확인되었다"며, 그러나 "대통령 보고시에는 이러한 위험성은 쏙 빼버리고 현재 우리가 구축하려는 방식이 미국과 영국에서도 사용되는 시스템인양 사실을 호도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들이 작성한 현지 방문 보고서에는 "보안의 경우 하나의 통합 데이터베이스의 해킹 및 기타 발생시 엄청난 위험 가능성이 있으며, 개별 기관별로 이런한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이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고, 이를 JNET(펜실베니아주 형사사법시스템)에 반영"했다거나, "모든 것을 하나의 통합으로 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즉 미국과 영국 등 선진사례를 통해 ‘통합’보다는 ‘분산’이 안전하고 효율적임을 확인했음에도 사업추진을 위해 이런 사실을 고의적으로 누락한 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전산원은 지난 2004년 4월 이 사업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형사사법정보는 아주 민감한 개인 신상에 관한 정보가 다수로서 이를 통합DB형태로 구축, 관리하려는 방안은 보안상 여러 문제의 소지가 있는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사업의 또 다른 추진 목적인 ‘대국민 민원서비스’도 "허울좋은 립서비스일 뿐"이라고 최 의원은 주장했다. 최 의원은 "현재도 경찰, 검찰, 법원이 시스템을 각 기관별로 구축하여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이를 단지 한번에 검색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원스톱 서비스는 기관간의 연계방식만 합의하면 당장이라도 서비스가 가능함에도 마치 새롭고 대단한 서비스인양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형사통합망 구축사업은 국가가 국민의 인권과 개인의 사생활이나 정보가 보호되는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해킹 위험이 있어도 전자정부 구축사업이라는 미명하에 검찰 등 사법기관만이 편하게 일하기 위해 법적 근거도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당장 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총체적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사법통합정보체계 구축사업

    이 사업의 개요는 형사사법기관이 범죄 수사과정에서 취득한 개인의 모든 정보를 제3의 국가기관을 통해 저장,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즉 범죄경력, 각종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 수사보고와 같은 증거서류가 DB와 전자문서로 관리되면서, 주민등록번호, 본적, 주소, 운전면허, 차적, 건강상태(진료기록), 가족관계, 이성관계, 재산, 병역, 종교, 가입단체는 물론 심지어 통장 및 신용카드 거래 내역 등 온갖 정보가 국가에 의해 저장, 관리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인권 침해의 소지가 높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인권위,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는 ▲명확한 법적근거 부재 ▲국민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 및 인권 침해 ▲국가인권의 위상과 배치된 사업 등의 이유로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계속 추진 중에 있다.

    최 의원은 "향후에는 해양경찰청, 국방부, 정통부, 외교통상부, 건설교통부, 국정원 등 정부 기관관의 외부연계를 강화해 개인의 모든 정보를 특정기관이 관리하게 된다"며 "국민 개개인도 기억하지 못하는 시시콜콜한 모든 정부를 국가가 그물망으로 관리하는 현대판 ‘빅브라더’요 ‘공룡’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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