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사용자성 피하려 공소내용 뒤집어
        2008년 01월 31일 04: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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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청업체의 불성실 교섭에 항의하기 위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벌인 특근거부에 대한 소송에서 검찰이 원청회사의 사용자성을 피해가기 위해 공소사실을 갑자기 뒤집고, 법원이 이를 그대로 인정하는 사건이 벌어져 ‘자본의 시녀’가 된 사법부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비정규직 노동자들들은 "차라리 원래 기소대로 유죄를 선고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건은 1년 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2007년 3월 금속노조 현대차아산사내하청지회(사내하청지회)는 하청업체들과 노사협의회를 진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불성실한 태도와 기본적 요구에 대한 사측의 거부로 인해, 3월 24∼25일(일요일) 이틀 동안간 휴일근무를 거부하였다.

       
      ▲2007년 3월 25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이 대체인력으로 일을 하고 있는 모습.
     

    법에 따른 휴일근무 거부에 손해배상 청구

    사내하청지회는 당시 휴일근무 거부 이외에 별도의 행위를 통해서 라인을 정지하거나 대체 인력을 막지는 않았다. 또 사내하청지회는 ‘근로기준법상 주 12시간 이상 초과근로시 노동부 장관의 승인 혹은 노동조합 및 당사자의 합의’라는 엄격한 강제근로 금지 조항에 입각해, 휴일근무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하지 않은 상황이었으며, 통상 월 4회의 휴일근무가 월 6∼8회까지 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의 강제 휴일근무의 마지막 주말에 휴일근무 거부를 한 것이었다.

    또한 사내하청지회는 사측에게 3월 21일 휴일근무 거부 지침을 공개적으로 알림으로써 사측이 대체근로 등 방법을 강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었고, 도장부(광진기업) 공정의 경우는 정규직 132명이 대체 투입되었으며, 의장부에서는 반대조 비조합원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는 완성차 대비가 아닌 도장부에서 의장부로 넘어가는 생산대수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책정해 고소하고, 해당업체인 광진기업은 형사고소는 물론 약 1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했다.

    노사합의로 고소 취하했는데도 검찰이 기소하다

    이후 노사는 합의로 타결을 하게 됐고, 고소고발 취하 및 손해배상 취하도 이뤄졌다. 그럼에도 아산경찰과 천안검찰은 무리하게 홍영교(당시 지회장), 김주현(당시 대의원) 조합원에 대해 기소를 했다.

    사내하청지회는 공소장의 내용을 검토한 후 법적인 대응을 강구하였고, 공소장의 내용 중 법적인 근거가 없는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검찰은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2007년 12월 6일 홍영교 조합원에 대해서는 징역 1년6월, 김주현 조합원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당시 지회는 기소내용 중 ‘단지 근로제공 거부가 사용자에게 업무방해’가 되기 위해서는 현대차(주)에 대해 해당 노동자가 근로제공의 의무가 있어야 하며, 현재 검찰의 주장에는 현대차(주)에 대하여 근로제공의 의무가 없는 노동자에게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했다. 

    선고는 2008년 1월 9일이었다. 하지만 검찰(검사 박철우)은 불과 선고 하루 전인 1월 8일 변론재개 신청을 해 재판을 연기하더니, 1월 16일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기존 기소내용의 핵심적인 문제를 수정하였다.

    피해액이 20억에서 9천만으로 줄어들다

       
      ▲ 검찰의 바뀐 공소장.
     

    즉, ‘현대차(주)에 대한 업무방해’ 부분을 ‘광진기업에 대한 업무방해’로, 피해액을 ‘약 20억원’에서 ‘약 9천만원’으로 변경하여 제출한 것이었다. 피해액이 1/20로 축소되었다면 구형량도 이에 비례하여 조정하는 것이 기본적 상식임에도 검찰은 구형량은 따로 밝히지 않고 ‘실형을 선고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1월 30일 선고공판에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검찰의 의도에 맞게 홍영교(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김주현(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에게 징역형을 선고함으로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도 사법처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회는 최초 구형 당시 “유죄를 받으면 더 좋다”며 이번 재판의 자신감을 가졌다. 왜냐하면 본질적인 문제는 현대차(주)가 사내하청 노동자의 실질적 사용주라는 사실이 이미 작년 서울중앙지법 ‘근로자지위확인소’의 판결을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었고, 작년에 전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된 현대차전주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업무방해 선고공판에서도 재판부가 ‘근로자지위확인소의 고등법원 선고 이후에 하겠다’며 선고를 무기한 추정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천안법원은 오래된 대법원의 판례를 근거로 변화된 사회에 합당한 사법적 판단을 회피하고, 공안탄압에 열을 올리는 검경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사법부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판결이었다.

    법원을 나오면 사내하청지회조합원들은 외쳤다. "차라리 원래 기소한대로 유죄를 내려라 이  놈의 더러운 세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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