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정리하는 건 우리 영혼을 팔아먹는 짓”
    2006년 10월 12일 11: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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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투쟁의 상징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를 이끌어오다 지난 해 10월 22일 구속돼 1심에서 실형 1년 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신재교 지회장(35)이 만 1년 만인 12일 보석으로 출소했다.

하이닉스 조합원 70여명은 이날 오후 일정을 중단하고 모두 대전교도소로 가 신재교 지회장의 출소를 환영했다. 신 지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회사가 돈으로 해결한다는 생각을 하는 모양인데 그러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우리가 참을 있는 한계는 다 왔으니 사측이 알아서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돈으로 정리하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팔아먹는 것”이라며 “내가 다시 감옥에 들어가더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정리해 승리의 투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지난 1년 동안 감옥생활 하시느라 고생하셨다. 언제 나오는 걸 알게 됐나?

= 오늘 저녁 6시에 얘기 듣고 나오게 됐다. 갑자기 얘기 들으니까 얼떨떨했다.

– 만 1년을 옥살이를 하고 나왔는데 느낌이 어떤가?

= 마치 군생활을 하고 나온 기분이다. 조합원들이 단결투쟁가를 불러줬는데, 예전에 처음 노조 만들고 시작할 때의 기분이 들었다.

– 감옥 안에서 어떤 걸 느꼈나?

= 우리가 왜 이렇게 싸워야 하는지, 여러 가지 사회 정서나 정치적인 상황을 돌아보게 됐다. 이와 관련된 책도 읽었다. 감옥에서 경험한 것을 실천으로 옮길 것이다.

– 책 몇 권이나 읽었나?

= 70여권 읽었다.

– 감옥에서 읽은 책 중에 기억남는 것은?

= 러시아혁명을 다룬 <세계를 뒤흔든 열흘>과 하종강 선생의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이다>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 아직도 하이닉스 투쟁과 관련해 6명이 감옥에 있는데…

= 감옥에서 나오면서 1년 만에 노동가요를 들으면서 정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새롭게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더 이상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감옥에 가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건강은 좀 어떤가?

= 안에서 운동시간에 주로 뛰고 텔레비전을 가급적 보지 않고 운동을 했다. 옛날보다 더 단단해졌다. 몸과 마음 안팎으로 단단해졌다.

– 조합원들 보니까 느낌이 어떤가?

= 진짜 좋다. 군대 제대하고 가족을 처음 보는 느낌이다.

– 회사가 지금 교섭에 나오고 있지만 돈으로 정리하려고 하는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 돈으로 정리하면 안 된다.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싸운 건데 우리의 영혼을 팔아먹는 것이다. 노동자의 영혼을 팔아먹는 것이다. 돈 몇 푼에 자신을 팔아먹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칠 문제다.

– 갇혀 있으면서 제일 아쉬웠던 것은 뭐냐?

= 밖에서 확실히 정리를 하지 못하고 들어왔더니 계속 노심초사하게 되고 조합원들 싸우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내 자신에게도 실망했다. 더 많이 책을 보고 역사나 세계사 책을 많이 보면서 우리 노동자들이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느꼈다.

– 지회장 출소에 대해 조합원들의 기대가 크다.

= 내가 다시 감옥에 들어가더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정리하고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승리의 투쟁을 만들고 들어가야 한다. 이제 들어가는 것도 두렵지 않다. 감옥생활 할 만하다.

– 감옥에서 단식을 두 번이나 했다고 들었는데…

– 지난 겨울 14일 단식투쟁을 했고, 이번에 충북도청 점거농성 때는 7일동안 했다. 특히 이번에는 점거농성 소식을 늦게 들어서 단식을 늦게 시작해 마음이 안타까웠다.

– 하이닉스 투쟁은 한국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 됐다.

= 어차피 자본과 노동은 항상 대립관계에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우리보다 더 강고하게 싸워서 현장에 들어갔다. 이제 부분적으로 일어나는 노동운동이 아니라 전체가 아우르는 노동운동이 되야 한다. 비정규직 투쟁이 민중운동으로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 하이닉스 사용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지금 2년 간 우리들이 사측에 요구해 온 교섭이 이뤄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돈으로 해결한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리가 참을 수 있는 한계는 다 왔다. 사측이 알아서 판단했으면 좋겠다. 회사는 맨날 선진적인 노사관계, 노사상생, 소통을 얘기하면서 비정규직한테는 소통도 되지 않고 상생도 없고 선진노사관계도 없다. 이제는 그것을 실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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