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시대의 전환 정치의 전망
[에정칼럼]‘이대로는 안 된다, 바꿔야 한다’ 어떻게?
    2020년 09월 04일 09: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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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기후변화의 한복판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 바꿔야 한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바꿀 대상과 그럴 수단을 둘러싼 다툼은 어느 순간 지리멸렬해졌다. 집권 자유주의 세력의 비전설정의 한계와 전략전술 구사 능력의 부족은 유력 정치인들의 기득권 이슈와 맞물리면서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반대로 보수 야당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비단 정치권의 문제가 아니다. 일부 종교 집단과 극우 진영의 사회적 일탈 행위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어졌고, ‘코로나 좀비’ 취급까지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의료계 다수의 집단행동은 경제파업이자 정치파업임을 숨기지 않았고, 의료 공공성의 주체이길 스스로 거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떤 사회적, 자연적 위기와 재난 상황에서도 개인적, 집합적 저항권 행사는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법제도적 근거와 정치사회적 동의가 있을 경우, 집회결사의 자유는 엄격한 조건에서 일정하게 제한될 수 있다. 누구나 정부나 체제에 저항할 권리가 있지만,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그리고 타인의 생명권을 침해할 우려가 현저할 경우, 그 정당성은 잃게 된다. 특히 이 두 사건은 코로나 감염병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 감영볌 국면을 활용해서 발생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종교적 보수주의와 의료 엘리트주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흑역사로 기록될지 모른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전환 정치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지향적인 해방의 정치를 이끌 실험과 학습의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그러나 기성 체제의 불평등과 취약성과 불안정성의 상호교차성이 심화되는 것이 현실이다. 종교-정치적, 의료-정치적 돌발 변수로 가려지지 않는 코로나 부정의와 기후 부정의가 지속되고 있다. 적응할 여력이 없는 인간과 비인간 세계의 고통과 박탈은 마스크와 투명 차단막으로 제거할 수 없다.

2일 기후비상 집중행동 선포 기자회견 퍼포먼스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한국판 뉴딜은 전환의 기회로 기대할 수 있을까. 많은 나라에서 그린뉴딜이 화두지만, 대한민국의 그린뉴딜은 불확실성 대비에 필요한 시스템 전환의 전망을 밝히지 못할 것 같다. 정부의 계획과 정책은 아직까지 정치가 아닌 행정의 영역에 그쳐있고, 탈탄소 목표와 사회적 합의 없는 녹색자본 축적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린뉴딜이 국가 프로젝트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다름 아닌 전환 헤게모니의 부재에 있는 것이다. 일부 자본분파와 투자자들의 참여는 가능하겠지만, 그렇게 해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안 떨어질 것이다.

지속가능성 전환에서 불확실성의 정치는 분명 도전 과제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건에 적극 개입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바람직한 녹색전환의 방향과 경로가 단일하지도 단선적이지도 않다는 것도 난점이다. 새롭고 다양한 공간이 열릴 가능성이 희미해 보이는 현시점에서 현상유지와 지대추구 행태를 근절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그러나 백서냐 흑서냐의 논쟁 구도는 대안적 상상과 실천을 봉쇄한다. 자연의 한계, 자본의 한계라는 총체적 위기가 생존의 근본이 되면 기존의 모든 것들이 흔들리게 된다. 지금과 다른 인간, 다른 사회, 다른 국가를 구상하는 전환 정치가 필요하다.

전환 정치는 ‘코로나 전쟁’이나 ‘기후 전쟁’ 따위의 메타포와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싸울 대상은 바이러스도 아니고 온실가스도 아니다. 그것들 자체로는 죄가 없다. 열린사회를 막는 차별과 배제를 밝혀내고, 공생공락의 연대와 배출로부터의 자유를 위한 기후파업이 솔루션이다.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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