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번주 확진 증감세 관건
    9월 6일 밤 12시까지 8일 동안 적용
        2020년 08월 31일 01: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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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2차 대유행 진입을 결정짓는 고비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규 확진자 238명, 이번 주 확진자 증감세가 관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8명 늘어 누적 1만9천947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해외유입 10명을 제외한 238명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역별로 서울 91명, 경기 79명, 인천 13명 수도권이 183명이다. 광주·충남이 각 9명씩 나왔고 대전 6명, 울산·전남·제주 각 5명, 부산·대구 각 4명, 강원 3명, 경북 2명, 세종·전북·경남 각 1명 등이었다.

    집단감염 사태의 진원진가 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서는 누적 확진자 수가 1천35명으로 늘어났고, 15일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집회의 경우 하루 사이 62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가 369명이 됐다.

    이 밖에도 영등포구 큰권능교회 관련(17명), 동작구 서울신학교 관련(22명), 경기 평택시 서해로교회 관련(10명) 등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정부는 이번주가 확진자 증감 추세가 대유행 진입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확진자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증가하면 3단계 격상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결론적으로 지금 수도권 쪽은 대규모 유행의 초기 진입하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8월 16일 200명 이상 환자의 발생한 이후 2주 가까이 환자 추이가 2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경로 미상 환자가 20% 대에 진입했다. 방역망 내 환자 관리 비율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환자 발생 비율이 확연하게 감소세를 보이는지 주요하다. 폭발 직전의 이 상황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환자가 안정적으로 줄어드는 국면이 나타나야 하고, 최종적으로 환자의 발생 수준이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통해 추적해서 관리를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떨어지는지도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299명)에 그 규모에 비하며 줄었지만, 휴일 검사 건수가 평일에 비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같은 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주말이라 검사 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내일부터 모레, 글피까지 나오는 확진자 수를 봐야 조금 안정이 될지 아니면 계속이 상태를 유지할지 아니면 더 나빠질지가 결정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검사 건수는 1만3천519건으로, 전날 1만4천841건보다 1천322건 적었다. 29일(2만1천612건)과 28일(1만8천138건)에 비해서는 8천93건, 4천619건 각각 감소했다.

    고령자 중심 확진자 늘면서 방역체계 한계

    일일 확진자 수가 연일 세 자리 수로 유지되면서 방역체계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교수는 “지금 병원의 병상들이 대부분 차있는 상황이다. 생활치료센터 쪽으로 입원하는 분 중에서 악화되는 분들이 바로바로 (병원 내 병상으로) 전환이 되어야 되는데 병상이 부족하다 보니까 (병원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 상당히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중환자들도 상당히 늘고 있다. 중환자 병상도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어서 일단 환자들이 좋아지면 퇴원시키고 이런 것들이 빨리 반복이 되는 선순환이 돼야 일단 간신히 버틸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이번 수도권 감염 확산 사태는 대구 때와 달리 고령자가 많다는 점도 어려운 지점이다. 이 교수는 “각 병원들이 환자 경험이 많아지면서 전반적으로 치료 성적이 우수해지고 있는 건 맞다. 사망자 숫자가 대구 경북 때처럼 급속히 늘어나지는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서도 “지금 어려운 거는 너무 고령 환자가 많다. 70대, 80대 확진자가 많아서 진단을 받았을 당시에 이미 손도 못 쓰는 상황이 돼서 오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자발적 동참해야 현 위기 빨리 끝낼 수 있어”

    정부는 전날인 30일부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를 시행키로 했다. 이번 조치는 다음 달 6일 밤 12시까지 8일 동안 적용된다. 집합금지 조치를 위반하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고 해당 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입원·치료비 및 방역비를 물어내야 할 수도 있다.

    2.5단계에 따라 스타벅스, 커피빈 등 프랜차이즈 대형 커피전문점은 매장 내 음식물 섭취를 제한해 포장과 배달 주문만 가능하고, 식당과 빵집, 호프집, 치킨집, 주점 등은 밤 9시 이후 야간 영업이 제한된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는 이번 조치에 해당하지 않는다.

    헬스장, 골프연습장, 당구장, 배드민턴장, 볼링장, 수영장, 무도장, 스쿼시장, 에어로빅장, 탁구장, 필라테스 등 실내 체육시설도 운영이 아예 중단된다.

    31일 이날부터는 인원과 관계없이 수도권 학원에서는 비대면 수업만 가능하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에도 사실상 운영을 금지하는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다만 9인 이하 교습소는 이번 방역 조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방역을 위해 일부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아예 가게 문을 닫는 상점이 속출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피해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손영래 전략기획반장은 “상황이 워낙 다급하기 때문에 방역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곳을 한정적으로 제한을 걸다 보니 관계된 업종의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분들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 부분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지자체 등과 중앙부처 간에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인데 빠르게 진행되거나 쉽게 해결될 부분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급해서 우선 양해를 부탁드리는 게 먼저 일 것 같고 가능한 최단 시간 내 이러한 조치를 완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선 3단계 격상 전 방역 수칙을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갑 교수는 “다중이용시설에서의 (거리두기 제한) 순응도가 중요하다. 특히 학생들의 개학을 미뤄놓은 상황인데 10명 미만의 학원들은 문을 열기 때문에 분반을 해서 10명 이하로 모이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 지금 상황에서는 극소수라 그래도 1명만 감염되면 연쇄적으로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소규모 학원이어도 비대면 수업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소규모 모임이어도 감염 가능성이 전혀 없진 않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마스크가 예방에 정말 중요하지만 마스크를 맹신하면 안 된다. 오랜 시간 접촉을 하면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기도 힘들고 환경 내에 확진자가 섞여 있으면 환경이 오염되다 보니까 여러 경로를 통해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며 “일단은 거리를 두고 최대한 안 만나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 경북 때 버틸 수 있었던 이유가 70% 이상의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자발적으로 동참했고 90% 이상이 대구 경북을 안 떠나면서 그 안에서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구 경북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율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구 경북 수준처럼 수도권뿐만 아니라 환자가 발생하는 어떤 지자체든 간에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해야 지금의 위기가 빨리 끝날 수 있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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