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티즌에게 북핵은 없다?
    By tathata
        2006년 10월 11일 10:1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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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꾼들은 북한 핵실험에 관심이 없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들은 북핵실험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향후 북한의 추가 핵실험 전망과 국제사회의 반응을 숨가쁘게 보도하고 있으며 엄청난 물량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주요 포털 사이트의 ‘가장 많이 본 기사’는 여전히 연예, 오락, 스포츠 뉴스가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연예인의 시시콜콜한 신변잡기와 사생활, 스포츠 스타들의 동향을 실은 기사들은 흔들림 없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네이버뉴스’는 클릭수가 높은 기사를 ‘가장 많이 본 기사’로 배치한다. 지난 10일 네이버뉴스의 ‘가장 많이 본 기사’는 여전히 연예, 오락, 스포츠분야가 부동의 베스트 클릭을 기록했다.

    지난 10일에는 ‘된장녀 이은 ‘신종 귀족녀’…한달 쇼핑비 7,8백만원’, ‘얼굴좌우대칭놀이 ‘화제’, ‘한가인은 다 예쁘네~’’, ‘K-1 추성훈, 태극기-일장기 동시에 달고 싸운 사연’이 상위 3위를 기록했다. ‘신종 귀족녀’ 기사는 부유한 부모에 의존해 호화 사치생활을 영위하는 이들의 소비행태를 소개했으며, ‘얼굴좌우대칭놀이’ 기사는 좌우대칭인 얼굴이 미남미녀형이라며, 연예인들의 얼굴을 꼼꼼히 뜯어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핵 관련 기사는 톱10 가운데 4위에 머물렀으며, 기사 수도 한 개에 불과했다. ‘미국이 정말 겁내는 것은 북 핵실험이 아니다’는 기사뿐이었으며, 나머지는 ‘엄정화 속옷 패션에 여성 네티즌 ‘환호’’, ‘카리스카 워킹~’, 장 폴 고티에 패션쇼에, 132kg 모델 등장’, ‘MBC, “9일 ‘주몽’ 방송은 시청자 배려한 결정’, ‘방송위, 성기노출 재방송한 ‘재용이의 순결한 19’ 중징계’, ‘‘주몽’ 시청자 “영포왕자, 떠나지마”’가 차지했다.

    국내 최대의 방문자 수를 기록하는 네이버뉴스만 놓고 본다면, 북핵실험에 누리꾼들은 그다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연예인의 얼굴과 패션이나 인기드라마의 동향 등을 담은 내용이 90%이상을 차지함으로써 평소와 여전히 다를 바 없는 ‘신변잡기’적인 뉴스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실시간 인기검색어’ 역시 11일 오전 10시 현재 ‘김상호, 쌈모(국내 파이트 클럽), 고민정, 스타프레야(커피전문점 상표이름), 2차 핵실험, 엄정화, 날씨, 짐볼, 금호아시아나, 변리사’ 순으로 나타나 북핵실험 관련 검색 또한 4위에 한 개 기사에 머물렀다.

    한반도를 ‘핵폭풍’ 속으로 몰아넣을 위력을 가진 메가톤급 뉴스가 등장한 가운데서도 이처럼 네티즌의 반응은 주목할만하다. 있다. 일부에서는 ‘안보 불감증’이 원인이라고 진단하는 시각도 있으며, 한편으로는 이전의 많은 북핵 위기 상황과 마찬가지로 이번 또한 무사하게 넘어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분단반공의 이데올로기가 약화되고, 6.15남북선언,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개발 등으로 시민들의 의식 속에서 핵위기의 체감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 같다”며 “이전의 핵위기 사례를 통해 익숙해지거나, 전쟁 발발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전쟁은 0.1% 발발 가능성만으로도 참혹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의 계속적인 무관심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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