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 등 기후위기는
    건설노동자에게 더 잔인"
    지침 지켜지지 않아···노조, 건설현장 폭염 실태 폭로 및 대책 촉구
        2020년 08월 20일 07: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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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례없는 긴 장마로 일거리가 없었던 건설노동자들이 다가온 폭염 속에서 현장의 안전 대책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20일 오후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건설현장 폭염 실태 폭로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는 건설노동자들에게 더 잔인하다. 기후위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의 폭염 지침 현실화를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고용노동부는 폭염에 노출되는 옥외 작업 노동자를 위해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추진한다며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 이행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매시간 10~15분씩 규칙적으로 쉬기’,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무더위 시간대에 옥외작업 단축’, ‘작업자가 일하는 장소와 가까운 곳에 그늘진 장소 마련’, ‘시원하고 깨끗한 물 제공’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사진=건설노조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전국적으로 폭염경보가 발령됐으나 노동부의 지침이 제대로 지켜진 건설현장은 드물었다. 노조는 “건설현장에서는 빨리빨리 속도전, 갑질 문화가 맞물려 건설노동자들의 쉴 권리는 폭염에도 내세우기 힘들다.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가 토목건축 현장 조합원 463명을 대상으로 19일 하루동안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폭염 특보 발령 시 규칙적으로 쉬고 있냐’는 질문에 20%에 가까운 응답자가 ‘쉬지 않고 봄, 가을처럼 일한다’고 답했고, 폭염으로 인해 업무가 중단되거나 단축된 경우에 관한 질문엔 ‘폭염이어도 별도 지시 없이 중단 없이 일하고 있다’는 답변이 80%가 넘었다. ‘충분히 쉴 만한 공간이 없다’거나 ‘부족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80%가 넘었다. ‘햇볕이 완전 차단된 곳에서 쉬지 못하고 아무데서나 쉰다’는 답변은 60%에 가까웠다.

    건설노동자들은 폭염시기 대책으로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물, 그늘, 휴식) 등 폭염 관련 제도 제대로 이행 ▲출근 시간을 1~2시간 당기고 무더위 시간을 피해 일찍 퇴근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폭염 지침이 실현되기 위해선 민간 영역에서 적정 공사기간 및 공사비용 산정, 추가 공사시 발주처가 공사비 부담 등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공공 공사는 2018년부터 기획재정부가 악천후에 따른 공사기간 연장 및 예산 확대를 실현하고 있지만 민간현장은 규정이 없다”며 “적정 공사기간과 적정 공사비가 보장돼야 건설노동자 역시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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