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인프라코어 분리매각 사태
    “부실경영이 원인···매각과정 노조 참여해야”
    4개 노조 연합 “책임은 사익만을 추구하며 수백억 원 배당금을 챙겨간 그룹 오너들”
        2020년 08월 20일 07: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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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인프라코어 노동자들이 경영진의 부실경영으로 회사가 졸속 매각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매각 과정에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두산인프라코어 4개 노조 연합(두산인프라코어지회, 두산인프라코어전사노조, 두산인프라코어안산노조, 두산인프라코어군산노조)는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두산그룹 앞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생존권 사수와 두산그룹 박씨일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두산그룹 박씨 일가들의 오만한 기업운영으로 인해 두산그룹 전체가 위기에 처해 있다. 올해 국책은행으로부터 3조 6,000억 원을 지원받았으며 이를 갚기 위해 그룹 대부분의 계열사들을 매각대상으로 선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또한 매각 주관사까지 선정됐다”며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들을 노동조합에 공유하길 바라며 매각과 관련 특별교섭을 진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부실경영 책임은 노동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익만을 추구하며 수백억 원의 배당금을 챙겨간 그룹 오너들에게 있다”며 “매각에 따른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공식적인 매각철회가 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바라만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졸속매각 일방매각 분리매각 반대 ▲두산그룹의 박씨 일가는 부실경영 책임지고 경영에서 손 뗄 것 ▲매각과정에 노동조합 참여 보장 ▲족벌‧부실경영 두산그룹 해체 ▲ 생존권 사수‧총고용보장‧단체협약‧노동조건‧노동조합 승계 보장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두산그룹의 총수일가의 부실경영이 두산인프라코어 분리매각 사태까지 불러왔다고 보고 있다. 두산그룹은 2005년 지금의 두산인프라코어인 대우종합기계를 1조90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건설기계, 엔진, 산업차량, 공작기계, 방산 등 5개의 사업부가 있었던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건설기계와 엔진 두 곳만 남아있다. 2007년 5조 원에 달하는 미국의 밥캣을 인수하기 위해 빚을 내면서 분리매각을 단행했기 때문인데, 두산인프라코어는 2009년 방산사업부, 2011년 산업차량사업부, 2016년 공작기계사업부 등의 사업부 분리와 매각을 통해 2조 원이 넘는 이익을 챙겼다.

    노조는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할 당시의 돈을 두산 자본은 회수했음에도 그 많은 돈은 다 어디로 갔는지 의문”이라며 “노동자들에게는 어렵다는 이유로 임금동결과 강제퇴직을 단행하면서도 정작 박씨 일가들은 매년 수백억의 돈을 챙겨 갔다. 사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팔아서 남긴다는 장사치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5000명이 넘었던 직원 수는 반토막이 났다. 사업부 분리와 매각의 탓도 있지만 반복되는 강제퇴직 이유도 있다. 2015년 두산인프라코어는 2000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신청을 받아 회사를 나가게 했다. 노조는 “당시 신입사원들까지 포함한 무분별한 강제퇴직으로 인해 언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일단락됐으나 그 여파는 현재까지도 현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일방적인 사업부 분리와 매각, 퇴직 강요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 내엔 복수노조도 생겼다. 노조는 “회사 측의 주도하의 복수노조”라며 “이후 노노간 갈등을 유발하고 억압과 차별로 인한 노동 탄압은 더욱 가중됐고 이는 전체 노동자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다가왔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회사의 한 구성원으로서 동등한 지위에서 매각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의 경영 안정과 발전을 위한다면 두산그룹은 이제라도 노조를 존중하고 상호 대등한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노조의 참여가 없는 일방적인 졸속 매각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부실경영 책임은 노동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익만을 추구하며 수백억 원의 배당금을 챙겨간 그룹 오너들에게 있다”며 “두산그룹의 일방적 매각을 반대하며 노동조합 참여를 보장하고,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할 시 전체 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합, 단체협약 승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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