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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코로나 피해자에
    사과는 없고 오히려 해고
    집단감염 유발 기존 작업 환경 큰 변화 없어...특별근로감독 실시 촉구
        2020년 08월 18일 06: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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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과문을 내놓은 쿠팡이 확진 판정을 받은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겐 공식적인 사과 표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쿠팡의 부실한 방역조치를 고발한 노동자를 부당해고 하는가 하면, 물류센터에선 여전히 제대로 된 방역조치 없이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추가 감염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지원대책위원회(대책위),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모임(피해자모임)은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김범석 쿠팡 대표의 공식 사과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했다.

    권영국 대책위 대표는 “회사의 방역 잘못으로 감염자가 집단으로 발생하고 코로나 확진자로 판정된 근무자에게 산재가 승인됐음에도 쿠팡은 피해자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다. 피해자들은 피해와 고통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며 면담을 요구했으나 자신들과 무관한 일인 것처럼 침묵으로 모르쇠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집단감염 사태를 유발한 기존의 작업 환경에도 큰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사업장은 영업을 재개했으나 기존의 작업환경은 형식적인 방역에 그치고 있고 밀집된 작업환경과 혼재된 작업방식에는 변함이 없다. 언제 또다시 코로나 감염 사태가 터질지 근무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럼에도 쿠팡은 광고를 통해 방역에 철저한 업체인 것처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기자회견 모습(사진=대책위)

    이날 회견엔 쿠팡 내 집단감염으로 첫 산업재해 인정을 받은 전 모 씨도 참석 예정이었으나 남편의 상태가 악화돼 피해자모임이 발언문을 대독했다. 지난 5월 12일부터 계약직으로 부천 신선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전 씨는 23일 첫 확진자 발생 사실을 듣지 못한 채 24일 정상 근무를 하다가 사흘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남편과 딸도 전 씨에 의해 그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전 씨와 딸은 치료 후 퇴원했지만 남편은 상태가 악화돼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

    전 씨는 이날 회견에서 “지금까지의 쿠팡 입장은 국가적 재난상황이고 쿠팡도 피해자이며 부천보건소와 질본의 메뉴얼대로 소독과 방역을 했으니 쿠팡 잘못은 없기 때문에 근로자들에게는 사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고객들에게는 즉각적 사과와 안전을 약속했다”고 지적했다.

    쿠팡 부천물류센터는 첫 확진자 발생 후 노동자들에게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밀접접촉자를 제외한 다른 노동자들은 정상출근하도록 하면서 감염을 확산시켰다. 특히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작업대PC, PDA, 작업복, 안전화 등 소독 없이 공용으로 사용하게 한 사실이 드러났고, 출퇴근 때도 수십 명이 밀집한 상태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체온을 측정하고 식당 이용도 충분한 거리 두기 없이 이용하는 것을 방치했다.

    전 씨는 “23일 확진자가 나온 걸 알지 못한 채 24일 정상출근을 했고 이때 출근하지 말라는 문자나 셧다운을 했다면 결과는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며 “쿠팡 측은 방역을 철저히 했다고 했지만 다른 물류센터에서는 한두 명에 그친 확진자가 쿠팡에서는 152명이나 나왔다는 게 방역이 제대로 안되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락커룸, 식당, 통근버스, 흡연실, 엘리베이터 등 다수가 이용하는 편의시설은 이용하지 않았고 자차로 출, 퇴근하며 근무 중에도 마스크, 장갑 철저히 착용했지만 코로나에 걸렸고, 회사가 철저히 해야 하는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아무리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도 저처럼 가족까지 감염될 수 있다는 걸 확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의 안일한 대처가 한 가정을 해체시키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파괴했다”며 “쿠팡 코로나19 피해자들은 확진자의 동선을 근로자들에게 함구하면서 근로자들이 대처할 수 없게 만들고 회사의 이익만을 쫓아 택배 물량시간을 맞추기 위해 근로자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부천신선센터 책임자의 처벌과 김범석 대표의 진심어린 사과, 그에 따른 책임과 보상만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방역수칙 어겼다는 사실 공론화한 노동자에겐 부당해고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이후 계약직 노동자 2명을 해고한 사건도 있다. 쿠팡이 방역수칙을 어겼다는 사실을 공론화한 노동자들이다. 쿠팡 측은 계약기간 만료라고 해명했지만 피해자 모임 측 법률대리인은 명백한 부당해고라고 반박했다. 해고된 노동자 중 한 명은 업무 중 왼쪽 다리를 다쳐 산재 요양 중인 고건 피해자모임 대표다.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정병민 변호사는 “쿠팡은 산재 요양 기간에 있어 절대적으로 해고로부터 보호받는 자라고 하더라도 계약만료이기에 상관없다고 하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3년 전 한 쿠팡맨이 비가 오면 차가 더러워질 수 있으니 신발을 벗고 차에 타야 한다는 회사 규정을 따르다가 미끄러져 인대 파열을 겪었는데 쿠팡은 요양 중이던 그에게도 계약만료 통보를 했었다”며 “서울행정법원은 쿠팡맨이 계약직 노동자여서 기간의 정함이 있지만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쿠팡의 계약 갱신 거절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기에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럼에도 쿠팡은 여전히 이들이 계약직 노동자이기 때문에 단순 계약 통보일 뿐 해고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선 여전히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대책위는 “물류센터 작업장에서는 현재도 방역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매우 불안하다는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 명숙 활동가는 “(부천 물류센터는) 7월 영업을 재개한 후에도 잠깐 달라진 듯했으나 그조차도 엉터리거나 다시 뒤로 가고 있다. 지급하는 방한복의 세탁은 노동자가 알아서 해야 하고 초기에 물량이 없어 앉아 쉬었다고 두시간 씩 벌을 세우는 일까지 했다”며 “손소독제도 비치하지 않은 곳이 많고, 물량을 해결하려고 2인1조로 밀착해서 일하게 한다. 노동강도를 완화시킬 인력수급은 없고 환기를 위한 대책도 없다”고 지적했다.

    쿠팡이 제대로 된 방역조치를 하지 않은 탓에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부터 이후 제대로 된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지 않은 점, 피해 노동자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는 점, 계약만료를 명분으로 한 해고까지 감행한 점 등은 모두 쿠팡 물류센터의 불안정한 고용 구조에서 기인한다. 일용직 노동자가 70%, 계약직 노동자 26.8%이고 정규직 노동자는 고작 2.7%에 불과하다.

    한노보연 이나래 활동가는 “쿠팡 부천물류센터의 근무자 97%가 비정규직이다. 고용형태가 불안정할수록 건강하기 어렵다”며 “필요로 하는 정보를 요구하기 어렵고, 사업장의 위험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회사의 이윤을 높이기 위해 노동자의 목숨을 헐값에 매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명숙 활동가도 “쿠팡 노동자들은 질병관리본부에서 말한 ‘아프면 쉬라’는 방역지침을 따를 수가 없다. 쿠팡물류센터 노동자 대부분 단기 계약직, 일용직, 비정규직이라 조금 아프다고 쉬면 일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며 “국회의원실을 통해 쿠팡 측에 비정규직 규모 등 고용구조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더니 영업비밀이라고 한다. 고용구조가 무슨 영업비밀인가”라고 반문했다. 명숙 활동가는 “코로나19가 2차 확산을 조짐을 보이는 이 순간에도 쿠팡 노동자들은 ‘우리는 안전할 수 없다’고 말한다. 쿠팡 안에선 안전도, 고용도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와 피해자 모임은 쿠팡 물류센터에 대한 특별근로감독도 촉구했다. 이들은 “취약한 노동조건에 처해있는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의 안전과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는지 상시적으로 살피고 쿠팡처럼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노동자들이 직접 고발하는 업체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피해를 당한 노동자들이 현장에 복귀할 때 혹은 복귀 이후에 불이익을 받지는 않았는지, 현장에 재발방지대책은 제대로 마련됐는지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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