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광훈 비판엔 한목소리
    책임론 두고는 여야 공방
    "미통당, 8.15집회 사실상 방조" vs "정부, 특별여행기간 독려 등 안이"
        2020년 08월 18일 01: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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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제일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신도 합숙을 추진하고 자가격리 조치 의무를 위반한 채 대규모 집회에 나간 이 교회 전광훈 담임목사에 대한 책임론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전광훈 목사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미래통합당 역시 대규모 집회 개최는 잘못된 일이라며 전 목사와 선을 긋는 모습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특정 교회의 반사회적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종교와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누구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권리는 없다”며 “전광훈 목사는 방역을 방해하고 코로나를 확산시킨 법적·도덕적 책임을 분명하게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 목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자신의 소재를 숨기고 교인 명단을 허위 제출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것은 국가방역에 대한 도전이고 국기를 문란시킨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우리 사회의 큰 비극은 법과 윤리가 극단적 교회에 의해 테러당하고 있는 것이며, 전광훈 목사의 반사회적 위법행위는 결코 종교적 자유의 이름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조정식 같은 당 정책위의장 또한 “현 시점에서 정부의 방역 조치에 불응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정부의 거듭된 만류에도 대규모 집회에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진단검사 고의지연 의혹, 불성실한 명단제출 등 현재 사랑제일교회 측의 행태는 이미 국민이 용인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법과 원칙에 따른 책임과 처벌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전 목사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번 확산의 가장 큰 책임이 전광훈 목사에게 있다”며 “가뜩이나 지역 교회 감염 확산으로 불안감이 가중되던 시기에 전광훈 목사는 광화문 정치로 국민의 안녕을 위협하고 집회 준비로 신도들을 5박 6일 동안 합숙시키고, 자가격리 의무까지 위반한 채 광화문 집회를 주도했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런 고의성을 고려한다면 신천지보다 더 무모하고 더 위험하다”며 “전광훈 목사의 반사회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통당, 8.15집회 사실상 방조” vs “정부, 특별여행기간 독려 등 안이”

    다만 민주당의 경우 사랑제일교회 발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미래통합당에도 책임이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15일 대규모 집회엔 미래통합당 전‧현직 의원 등이 참석했다는 이유에서인데,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는 상황에서 또 다시 정치권이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의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미래통합당은 8.15집회를 사실상 방조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이미 서울시는 방역 강화를 위해 8.15집회 금지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미래통합당의 홍문표 의원 등 전·현직의원들은 8.15집회에 참석했고 미래통합당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금지된 8.15집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며 “과거 광화문 집회에 미래통합당이 참석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참석 금지 조치를 취해야 옳았다. 미래통합당은 방역을 위해 금지된 8.15집회의 강행을 사실상 방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의 전·현직의원들은 전광훈 목사를 두둔하며 정부 비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전광훈 목사의 비상식적 선동과 하등 다름없는 국민 편 가르기가 미래통합당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며 “미래통합당이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전광훈 목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전광훈 목사를 대변하는 정치인들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홍문표 의원,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에 대한 미래통합당의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광훈 목사의 자가격리 조치 위반과 사랑제일교회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해 당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던 미래통합당은 이날 들어 전광훈 목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전광훈 목사는 정부의 방역시책에 협조하지 않은 채, 공동체의 안위마저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특히 확진 이후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받아 마땅하며 책임 있는 자리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못한 데에 응분의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전 목사와 미래통합당을 동일시에 책임을 묻는 행위는 코로나19 수도권 확산 사태를 정치쟁점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집권 여당은 연휴 직전 정부의 대대적인 특별여행기간 독려, 할인쿠폰 대대적 발급 등 안이한 대응은 인정하지 않은 채 오히려 국민 탓을 하고 있다. 주말에 모인 많은 국민들은 정부여당에 호소하러 것이지 전광훈 목사를 보러 간 게 아니다”라며 “국민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겸허히 들어야 할 집권당이 본인들은 빠지고, 오히려 국민들에 덮어씌우는 정략적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대한민국 국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에 정치를 끌어들이지 말라. 미래통합당은 전광훈 목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며 “민주당은 국민을 위해 정쟁의 욕구를 내려놓고 방약 조치에 더 신경쓰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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