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없앤다고 노조 없어지는 것 아니다"
By tathata
    2006년 10월 09일 02: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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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가 행자부의 노조 사무실 강제폐쇄에 맞서 ‘사무실 탈환투쟁’을 천명하고 있어 정부와 공무원노조 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사무실이 폐쇄된 노조 지부들은 지자체 앞에서 천막이나 컨테이너를 설치하여 농성을 전개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마저 허락되지 않자 노숙농성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22일 행자부의 행정대집행으로 폐쇄된 공무원노조 사무실은 80여곳. 사무실이 폐쇄된 지부들은 노조의 일상적인 활동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무차별적으로 강행된 폐쇄조치로 노조의 운영에 필요한 주요문서가 고스란히 사무실 안에 방치되는가 하면, 전화, 팩스, 컴퓨터의 이용마저 할 수 없게 돼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노조가 아니라 노조 사무실이 없어졌을 뿐”

   
▲ 9월 22일 강제로 전공노 사무실 폐쇄 행정대집행을 하는 모습

공무원노조 서울본부의 각 지부들은 지자체 앞에 농성장을 마련하여, 이용섭 행자부 장관 퇴진과 공무원노조 사무실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종로구청과 도봉구청은 천막농성장도 허용되지 않아 슬리핑백을 깔며 노숙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이달수 공무원노조 서울본부 사무국장은 “노조 활동에 최소한으로 필요한 전화마저 끊겨 조합원에게 문자메시지로 긴급한 사항은 서로 주고받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공무원노조는 이처럼 농성을 전개하는 곳이 전국적으로 6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그러나 행자부의 행정대집행이 노조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부인했다. 노조 사무실이 없어졌을 뿐 노조가 없어진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국장은 “사무실을 뺏긴데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로 노조 활동은 오히려 탄력받고 있다”며 “이번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고, 사무실을 사수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같은 노숙농성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곧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오면 전기마저 끊긴 차가운 농성장을 지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무원노조가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이 ‘싸움’을 얼마나 오랫동안 끈기 있게 지속시켜 나가느냐가 과제로 남아있다. 최낙삼 공무원노조 대변인은 “정부가 노조의 싹을 아예 자르려고 하는만큼 노조 또한 민주노조를 지키며 끝까지 정면승부를 벌이는 수밖에 없다”고 의지를 밝혔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행정대집행이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는 곳도 있다. 개천절인 지난 3일 새벽 5시경에 춘천시청이 노조 사무실을 기습적으로 침투하여 사무실을 폐쇄한 데 이어, 이날 오후 2시에는 삼척시청 또한 노조 사무실을 폐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의 골절상을 입고, 노조 간부의 부인이 실신하여 병원으로 응급후송되는 일도 벌어졌다.

지자체 현실 무시한 중앙집권적 행태

한편에서는 이와 대조적으로 노조 사무실이 지난 23일부터 개방되어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곳도 있다. 지자체가 행정대집행일인 지난 22일에 ‘잠깐’ 폐쇄하고, 이를 행자부에 보고한 후 원상복구한 것이다. 부산본부의 한 관계자는 “폐쇄조치는 행자부에 보이기 위한 ‘대외용 액션’이었다”며 “기관이 노조를 없애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인사상의 불이익과 교부금 삭감 등을 피하기 위한 행정관행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에 의해 선출된 자치단체장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중앙집권적 지침에 내리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어 있다”며 “시의회보다 강력한 견제와 감시기능을 갖고 있는 노조와 충돌하는 것이 단체장들로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만큼 갈등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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