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의 비즈니스 보호하는 열린우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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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9월 30일 10: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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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대형대부업체 10개사가 채권 회수를 위해 채무자 전원에게 의무적으로 ‘소비자신용단체 생명보험’이라는 ‘자살보험’을 들게 하고 있는 것이 밝혀져 일본열도가 들끓고 있다.

    대기업 5개사가 지불받은 건수가 작년 한해 3만9천8백90건. 이 가운데 자살로 판명된 것만도 3천6백49건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총 지불 건수에서 차지하는 자살 건수의 비율은 9.1%에 달한다(일본 금융청은 보험금이 지불된 총수에서 차지하는 실제 자살 건수의 비율은 10~20%에 달한다고 추정).

    대부업이 죽음의 비즈니스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하는 소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민생정당 민주노동당은 전혀 반대되는 법안을 내놓고 있다.

       
      ▲ 곳곳에 무작위로 뿌려진 사채 광고들 (사진=민주노동당)

    지난 25일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대부업체를 포함해 금전대차 및 소비대차에 관한 최고이자율을 연25%로 제한 △최고이자 초과부분 무효화 및 초과지급분에 대한 과다지불금 보상청구 보장 △부대비용 이자 인정 등을 골자로 이자제한법을 대표 발의했다.

    한편 천정배전법무부 장관이 국민들에게 단단히 약속했던 이자제한법 부활 논의는 기약이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지난 19일 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 등이 사채 이자율을 연40%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의 ‘이자 제한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이 안은 일부 진전된듯하지만 실제로는 등록 대부업체와 제도권 금융기관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반쪽짜리’ 법률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여당의원이자 일국의 법무부장관이었던 천정배 장관이 흰소리를 하였다는 사실을 여당의원인 이종걸 의원이 증명하고 나서는 볼성사나운 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의 이자제한법안은 이자상한 규정을 더 강화하고, 적용범위를 등록 대부업체와 제도권 금융 등 모든 금전대차 및 소비대차 거래로 확대했다는 점 등에서 열린우리당 등의 법안과 차별성을 가진다.

    첫째, 법정 최고이자율 상한의 경우 열린우리당 등의 안이 법정 최고이자율을 연40% 이하로 정했다. 반면 민주노동당 안은 연25% 내로 제한하되, 다만 등록 대부업체의 100만원 이하 소액 대부에 대해서는 연30% 이내로 정했다.

    최근 시장 평균 대출 이자율(연6∼8%)이 대폭 하락했고, 독일(시장평균 대출이자율의 2배 내), 프랑스(1과 1/3배), 일본(10만엔 미만 연20%, 100만엔 이상 연15% 등) 등의 입법례를 감안하면 열린우리당 등의 이자율 상한 연40%는 지나친 고금리다. 고금리의 폐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자율 상한을 더욱 낮춰야 한다.

    더구나 일본 금융청은 대부업체가 이자제한법에 처벌조항이 없는 점을 악용해 출자법 상의 제한금리 29.2%로 영업하는 소위 그레이존(gray zone)을 없애기 위해 이자제한법과 출자법의 제한금리를 15%로 단일화하는 법안을 상정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를 이루고 있다.

    둘째, 적용대상의 경우 열린우리당 등의 안이 등록 대부업체와 여신전문업체 등을 제외한 반면, 민주노동당안은 포함시켰다.

    열린우리당 등이 고리대의 주범 중 하나인 등록 대부업체와 여신전문업체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연66%의 고금리를 보장한 것은 한참 잘못됐다. 특히 올 초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등록 대부업체 역시 연평균 104%의 불법 고리대를 하고 있었다. 등록업체의 불법 폭리마저 방관하는 것이 대부업체 양성화론의 현실인 것이다.

    정치권이 대부업체와 제도권 금융기관의 눈치만 살피다 보면 연66%의 초고금리에 허덕이는 서민경제는 파탄 날 수밖에 없다.

    고금리를 보장하는 대부업법 탓에 △외국계 대부업체의 국내 진출 러시 △상호저축은행이나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대부업체화 △등록 및 무등록 업체의 난립과 살인적 불법추심 창궐이라는 부작용만 급증했다.

    이러한 고금리 약탈의 만연은 한국의 자살률을 인구 10만명 당 26.1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국가로 만들었다. 열린우리당의 이번 법안은 천정배전장관이 국민에게 약속한 정책을 폐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노무현대통령의 대선공약을 빈 공약으로 만드는 처사이다.

    열린우리당은 대부업의 실체가 ‘서민 금융기관’이 아닌 ‘죽음의 비즈니스’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여야 한다. 6백80만 명의 저신용자들이 이 죽음의 비즈니스에 죽어나가지 않도록 대부업에 대한 철저한 규제망을 짜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법무부와 민주노동당이 추진 중인 이자제한법에 대한 저항을 멈춰야 한다.

    공금융기관들이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 곳에 독버섯처럼 피어나는 것이 사채업이다. 대부업이라는 이름이든 소비자금융이라는 이름으로든, 독버섯은 독일과 프랑스처럼 원천 봉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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