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인권을,
여성노동자에게 평등을”
박원순 피해자 측, 인권위 직권조사 요청서 제출..."모든 피해사실 포함"
    2020년 07월 28일 06: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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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씨의 법률대리인과 여성단체들이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직권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조 의혹을 비롯해 고소 사실 유출 경위 등에 대한 진상조사와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등 8개 여성단체와 A씨의 법률대리인들은 이날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에 대한 인권위의 직권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직권조사 요청안엔 피해자가 진정을 통해 판단 받으려고 했던 사실 관계가 모두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장에 모인 이들은 직권조사 요청서 접수 직전 “서울시에 인권을, 여성노동자에게 평등을” 구호를 외쳤다.

사진=한국성폭력상담소 페이스북

김 변호사는 “직권조사의 경우 피해자가 조사를 요구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포괄적인 조사가 가능하고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을 권고할 수 있기 때문에 진정의 형식이 아니라 직권조사의 요청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여러 의미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인권위의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제도개선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엔 피해자가 직접 진정을 접수하는 방법 외에 피해자의 진정 여부와 무관하게 성차별 등 인권침해의 문제가 발생하면 직권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있다. 직권조사의 경우 하나의 사건만 다루는 진정보다 조사 범위가 더 넓기 때문에 박 전 시장 사건 외에 공공기관 내에서 벌어지는 성차별, 성폭력 문제를 전반적으로 조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직권조사 요청서엔 박 전 시장의 성희롱·성추행 의혹과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조 의혹, 서울시의 피해자 구제 절차 미이행, 고소 사실 누설 경위 등을 포함해 2차 가해에 대한 국가·지자체의 적극적인 조치와 공공기관 기관장 비서 채용 과정에 성차별적 요소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태조사, 성범죄를 비롯한 선출직 공무원의 비위에 대한 견제조치 마련 등 8가지 요청이 함께 포함돼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는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한국사회의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성폭력의 실상을 확인했다”며 “피해자의 용기 있는 말하기 이후 2차 가해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성폭력을 대하는 편견에 가득 찬 행위들을 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지난 20여일은 희망을 본 시간이기도 하다. 성폭력의 문제가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일상화된 성차별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본질을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다”며 “많은 분들이 연대하고 있고, 피해자를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공동대표는 “이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은 피해자의 인권 회복의 첫걸음이자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만드는 중요한 일”이라며 “인권위는 피해자의 말대로, 그 어떤 편견도 없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제대로 조사해 진상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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