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이 노벨상 수상 반대해 서운했다"
        2006년 09월 28일 08: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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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 대통령은 “TV 카메라들이 많이 온 걸 보니 민주노동당에 대한 관심이 큰 모양”이라며 문성현 당대표 등 민주노동당 일행을 반갑게 맞이했다.

    문 대표는 28일 김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민주당 의원이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데 대해 위로의 말을 전했고 김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특사’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북한을 방문해 현재의 한반도 위기상황을 타개할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내며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만남에서 여러 차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을 혼동해 지칭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이 불법 투쟁 당시 독재정권 하에서는 얼마나 국민적 지지가 높았냐”며 “이런 국민적 지지로 나도 합법화 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 것은 민주노총을 지칭한 얘기였다.

    또 “이런 말 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어렵게 만난 자리인 만큼 해야겠다”며 “전당대회가 계속 무산되고 있는데 그런 당이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무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김 전 대통령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을 혼동했다. 미안하다”며 “국민들은 똑 같이 본다. 잘 좀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화 말미에 김 전 대통령은 “서운한 얘기를 해야겠다”며 노벨평화상 수상 당시 민주노총이 수상에 반대한 것에 대해 서운했던 감정을 나타냈다. 김 전 대통령은 “현재의 단병호 의원이 위원장이던 당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를 천명했다”며 “민주노총을 합법화 했는데 그런 식의 대접에 매우 서운했다”고 말했다.

    또 임기말에 구속 노동자가 급증한 데 대해 “불법시위, 폭력시위가 안된다고 했는데 시위가 계속되어 구속자가 발생했고 단병호 의원도 당시 구속되었다”며 “다시는 불법, 폭력시위가 안 된다고 다짐을 받으려 했는데 거절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성현 대표가 “당시 저도 두 번 구속됐다”며 “정리해고가 심했고 정부의 도가 지나친 탄압이 있었다. 서운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은 분위기를 바꿔서 “(어쨌든) 난 노벨상을 받았고, 지난 일이니까 하는 소리”라며 “언제 또 만날 것을 기약하겠는가. 그래서 한 얘기다”라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예정된 30분을 초과해 1시간 넘게 진행됐다. 민주노동당은 추석선물로 김 전 대통령에게 칠보산 송이버섯을 전달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칠보산 송이버섯은 지난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북에서 추석선물로 남측 사회인사 100명에게 했던 것”이라며 “당시 훈훈했던 남북관계를 떠올리며 선물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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