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원청회사 협박 노조 불리한 진술하게 해"
    By tathata
        2006년 09월 28일 08: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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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노조 조합원의 75미터 고공 올림픽대교 점거농성이 한 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달 31일에 ‘건설노조 탄압 중단’을 외치며 올림픽대교 주탑에 올라간 조합원 3명은 현재까지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화물연대, 덤프연대, 타워크레인노조, 코오롱 해고노동자,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지회 등 많은 노동자들이 공장굴뚝과 송전탑, 타워크레인으로 올라갔다. 건설노조의 이번 고공농성은 이전의 기록을 깬 ‘최장기 고공농성’이라는 안타까운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검찰은 경기건설노조가 원청업체와의 단체협상에서 노조 전임비를 지급받도록 한 것이 ‘금품수수, 공갈협박’에 해당한다며 이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비롯 조합원 4명을 최근 구속했다. 경기건설노조는 원청업체와 정당하게 맺은 단체협약에 무리하게 형법을 적용하는 것은 공안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달이 가깝도록 그들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외침은 무엇일까. 고공농성 중인 김호중 건설연맹 토목건축협의회 의장을 전화 인터뷰했다. 전화기 너머로 고공의 강한 바람소리가 들려왔다.

    -고공농성 한 달째입니다.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씻지 못하니까 많이 불편합니다. 식사나 필수품이 밑에서 제대로 올라오지 못한 것도 힘이 듭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농성을 해도 이태영 부위원장이 최근 구속되는 등 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탄압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에 더 마음이 아파 힘이 듭니다.

       
     
     

    -음식과 잠자리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음식은 매 끼니마다 가족과 동지들이 도시락을 줄에 매어 올려보내고 있습니다. 경찰이 도시락을 일일이 검열하는데, 몇 일 전부터는 물은 세 명이 한 끼에 한 통만 허락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점심 도시락을 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경찰 30여명이 상주하여 24시간 우리를 감시하고 있고요. 잠자리는 가지고 온 여름 침낭으로 해결하고 있는데, 요즘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부쩍 쌀쌀해져 많이 춥습니다. 가족들이 긴팔옷을 올려보내려 했지만 경찰이 막았습니다.

    -건강은 어떠하신가요. 폐쇄공포증이나 고소공포증은 없으신가요.

    =다행히 올림픽대교에 움직일만한 여유공간이 있어 낮에는 간단한 운동 삼아 스트레칭도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건강에 특별한 이상은 없습니다.

    오랫동안 건설현장에 단련되어 폐쇄공포증이나 고소공포증은 없고요. 고층 아파트 건물을 짓다보면 이것보다 더 높은 곳에서, 더 위험하게 일한 적도 있는데요.

    “75미터에서 본 서울은 분노의 도시”

    -75미터 상공에서는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보일 것 같습니다. 그 풍광을 바라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서울을 보면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저 수많은 건물들을 다 건설노동자들이 지었는데, 왜 건설노동자들의 권리는 이렇게 짓밟히고, 수모를 당해야만 할까. 분노가 솟아오릅니다.

    -곧 있으면 추석인데, 가족들이 많이 염려할 것 같습니다.

    =부인과 초등학교 5학년생인 딸이 있습니다. 가끔 딸이 전화를 걸어 ‘아빠, 빨리 내려와’라고 말하고요. 부인도 제가 몸이 상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올 추석은 여기서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가장 하고 싶거나,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건설노동자에 대한 공안탄압이 중단되는 것입니다.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재판은 진행되고 있습니다. 검찰은 침묵하고 있고요.

    =원래 검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검찰과 사법부는 지난 6월 대구경북건설노조에 이어 최근에 포항건설노조에 대한 노조 간부에게도 대규모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형량을 엄청나게 때려서 투쟁을 잠재우려고 하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만, 결코 그렇게 해서 해결되지 않아요.

    대법원은 지난 5월 “건설노조가 단체협상 과정에서 ‘산업안전법 위반으로 고소하겠다’고 말한 것도 협박죄에 해당한다”며 유죄판결을 내렸습니다. 검찰은 대법원의 판결이 나자마자 이를 근거로 노조에 대한 탄압의 강조를 높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장간부들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검찰은 이번 수사과정에서 노조와 단체협약을 맺은 원청업체에게 “공사현장 비리를 캐보면 다 나온다”고 압박해 진술서를 쓰게 했다고 합니다. 원청업체 사용자들이 “검찰이 뒤집어서 캐겠다고 하는데 안 당할 수 있느냐. 어쩔 수 없어서 ‘협박당했다’고 진술했다”고 하더군요. 검찰은 그렇게 해서라도 노조를 탄압하려는 것입니다.

    판사들이 브로커에게 뇌물을 받아먹어서 법조비리가 터졌는데도 자기들의 죄에 대한 대가는 제대로 치르지 않으면서, 힘없는 건설노동자에게 중형을 선도하는 것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건설노동자의 분노를 막으려는 ‘기획수사’

       
     
     

    -건설노조는 검찰과 사법당국이 건설노동자에 대한 표적수사, 공안탄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요. 

    =명백한 기획 표적수사이자, 건설노조에 대한 조직탄압입니다. 지금까지 건설현장의 노조들은 주로 플랜트, 운송이 주로 열심히 싸웠습니다만, 최근에는 토목건축 노동자들이 강렬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2003년까지 건설노동자들의 임금은 전체 노동자의 평균임금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4년부터 평균임금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명목임금조차 평균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집값은 천전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건설노동자들은 다단계 하도급을 합법화하는 시공참여자 제도와 불법 다단계 하도급으로 인해 임금이 계속해서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또 정부가 무분별하게 조선족 이주 노동자들을 유입해 노동자들간의 경쟁도 심해지고, 나중에는 명목임금마저 떨어지니깐 현장의 불만이 팽배해져 갔습니다. 이것이 건설노조의 불만으로 표출되어 수도권을 시작으로 확산되니깐, 정권과 자본이 기획표적 수사를 강행하는 것입니다.

    지난 5월 대법원 판결에서 노동자들은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장시간 걸리는 재판을 이용해서 노조의 조직력을 또다시 붕괴시켜려 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건설현장이 너무나 열악한 처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에 만연한 불법들을 바로잡아야 할 정부는 오히려 노조를 탄압하고 있습니다. 정권과 사법부는 가장 낮은 곳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을 얼마나 혹독하게 대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배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사법제도를 엄중하게 심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투쟁을 조직하여 반드시 뒤엎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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