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이 한반도 평화문제 해결 적임자"
        2006년 09월 28일 07: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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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 대통령은 28일 “민주노동당이 한반도 평화문제 해결에 적임자”라며 “나보다 민주노동당이 남북문제에서 더 좋은 역할을 해달라”고 민주노동당에 당부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제적으로도 미사일 발사는 북에게도 권리가 있는 문제”이지만 “북한이 네오콘과 일본 강경파가 좋아할 일만 하고 있다. 미숙한 행동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민주노동당이 민주적 입장을 가지고 국내에서 여러 가지 투쟁과 협상을 하느라 고생을 한다”며 “이념적으로 확고한 원칙을 가진 정당이니만큼 남북문제 해결에 적격자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또 “이제 민주노동당은 과거의 탄압받는 시절의 정당이 아니라 국정책임을 갖는 정당이기에 대안을 가지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얘기를 해야 한다”며 “영국 노동당, 프랑스 사회당, 독일 사민당 등을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민노당 문성현 대표 DJ 방문 (사진=연합뉴스)

    김 전 대통령은 북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BDA(방코델타아시아) 문제도 6자회담에 나가서 따져야 한다. 범죄행위가 없으면 6자회담 자리에서 싸워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 세계적 여론을 장악할 수 있는데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하니 전 세계 여론의 비판을 받고, 중국과의 관계도 좋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북한의 태도를 비판했다.

    문성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이 문제에 관한 한 북에 태도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며 “북이 수긍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지난번에 꼭 가고 싶었는지만 가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잘한 것은 잘 한대로, 못한 것은 못 한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이점은 김 위원장도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여러분들이 말하는 역할을 위해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네오콘과 일본의 우익세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네오콘이 한반도 문제를 장악하고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들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를 바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그들은 북을 악당으로 만들려하고 있으며 그래서 MD(미사일방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일본도 재무장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북이 사태를 잘 봐야 한다”며 “BDA문제 있으면 증거 대라고 당당하게 주장하고, 핵과 미사일 포기할테니 안전을 보장하라, 9.19합의를 지키라고 하면서 6자회담을 끌고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답답한 심경을 나타냈다.

    문성현 대표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전하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아마 외국에서도 그럴 것 같은데 국민들에게 설득과 호소를 하고 여당에게 협상을 제안해 민주노동당이 따지고 관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는 김 전 대통령은 “공청회를 통해 국민들이 듣고 싶은 얘기가 있었을 텐데 당시 무산되어 어리둥절하고 화가 난 국민들도 있을 것”이라며 “이론에서 이길 수 없으면 혁신정당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칠레 FTA는 결과가 좋았다”며 “한미 FTA 완전 반대를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성현 대표는 “한칠레 FTA와 한미 FTA 협상은 질적으로 다르다”며 “한칠레 FTA협상은 상품교역에 집중된 반면 한미 FTA 협상은 국가 체질과 법을 바꾸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앞으로 건강하시길 바란다”며 “그래서 민주노동당이 성공하고 집권하는 날 꼭 보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진행된 이날 만남에는 문 대표와 이영순 의원, 김은진 국제통일담당 최고위원, 박용진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대화록.

    김대중 : TV 카메라들이 많이 온 걸 보니 민주노동당에 대한 관심이 큰 모양이다.

    문성현 : 이거 아니더라도 당 대표 되면 뵜으면 한다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민주노동당이 김 전 대통령을 만난다니까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김대중 : 나도 여러분들의 좋은 얘기 좀 듣고 싶다는 생각 있었는데 잘 됐다. 오늘 좋은 얘기 많이 해달라.

    문성현 : 오늘 김홍일 의원 때문에 마음이 좀 그러실 텐데…. 지금 남북, 북미관계에 대해서는 초당적 대처가 필요하고, 누군가 어쨌든 극단으로 가는 흐름을 막고 돌려야할 역할이 필요하다. 저희가 보기에는 김 전 대통령께서 역할을 하시는 것이 적절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잘 안 돼서 안타깝다.

    김대중 : 나보다도 민주노동당이 더 좋은 역할을 해달라.

    문성현 : 남북문제와 북미관계에 초당적 대처가 필요한 때이다. 양극단으로 가는 것을 막을 필요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하셔야 할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적절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대중 : 나보다는 민주노동당이 한반도 평화 문제 해결에 적임자이다. 민주적 입장을 가지고 국내에서 여러 가지 투쟁과 협상을 하느냐 고생을 한다. 이념적으로 확고한 원칙을 가진 정당이니 만큼 남북문제 해결에 적격자가 아닌가 한다.

    이영순 : 노력은 있었지만 잘 안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여러 강연과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이 민주노동당과 공감대가 있어 오늘 찾아뵙게 된 것이다. 좋은 말씀과 역할을 주셨으면 좋겠다.

    김대중 : 민주노동당이 여러 가지 노력 중에 비정규직 문제가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기업에게 밀어붙인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기업이 해외로 나갈 수 있다. 비정규직 해결을 위해 기업주가 의욕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도록 노사관계가 안정되어야 한다. 또한 민주노동당이 적극적인 정책개발과 고용창출을 위해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동안 생산적 복지라는 말을 해왔는데 이제는 민주노동당은 과거의 탄압받는 시절의 정당이 아니라 국정책임을 갖는 정당이기에 대안을 가지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얘기를 해야 한다. 영국노동당, 프랑스 사회당, 독일 사민당 등을 참고했으면 좋겠다.

    북이 네오콘과 일본 강경파가 좋아할 일만 하고 있다. 미숙한 행동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BDA(방코델타아시아) 문제도 6자 회담에 나가서 따져야 한다. 왜 나가지 않는지 모르겠다. 범죄행위가 없으면 6자회담 자리에서 싸워야 한다. 6자회담 하려면 이것부터 풀어라 하고 6자회담 장소에서 얘기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세계적 여론을 장악할 수 있는데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하니 전 세계 여론의 비판, 중국과의 관계도 좋지 않은 것 아닌가 한다.

    문성현 : 그래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이 문제에 관한 한 북에 태도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북이 수긍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셔야 할 것 같다. 누가 할 수 있겠는가

    김대중 : 저라고 무슨 수가 있겠는가 만은 사정이 남북 모두에 생겨서 지난번 꼭 가고 싶었는지만 못 갔다. 제 일에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나처럼 일관되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잘한 것은 잘 한대로 못한 것은 못 한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이점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말하는 역할을 위해 기회를 보고 있다.

    문성현 : 민주노동당 의원 수는 적고 여러 가지 한계가 있지만 도울 수 있는 역할을 찾고 노력하겠다. 기회가 있으면 노무현 대통령께 꼭 한 말씀 전해 주셨으면 한다.

    미숙한 현 정부의 대응이 답답하다. 서해교전 당시에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분리대응을 통해 인도적 지원을 끊지 않았는데 지난번 미사일 발사 이후에 인도적 대응을 중단한 것은 안타깝다. 당장 추석을 앞둔 이산가족에게 큰 아픔이 되고 있어 유감이다.

    김대중 : 국제적으로도 미사일 발사는 북에게도 권리가 있는 문제이다. 그런데 정부 입장은 이해해야 할 것 같다. 민주노동당이 지적 사항은 잘 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로서도 국제적 환경으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문성현 : 정부가 적극적으로 못하는 사이에 정형근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모양이 우스워 진 것 아니냐 (참석자 전원 웃음)

    이영순 : 정부가 미사일 발사 때는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력을 보태야 한다.

    김대중 : 현 정부가 뭐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판단 잘 해야 할 때 이다. 네오콘이 한반도 문제를 장악하고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북을 악당으로 만들려하고 있고 악당으로 만들어 MD 문제 해결하고 일본은 재무장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북이 잘되어야 할 상황이고 북은 역수를 봐야 한다. 네오콘은 북이 핵무기 한두 개 만든 것을 잘됐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미국은 핵무기 만개가 있고 북은 어린애 장난감 수준이다. 일본도 한달이면 핵무기 생산할 수 있다. 북은 사태 잘 봐야 하고 우리는 북을 잘 설득해야 한다.

    BDA 증거가 있냐고 당당해야 하고 핵이고 뭐고 다 포기 할 테니 우리 체제안정을 보장하라고 해야 한다.

    즉, 9.19 합의를 지키라는 것이다. 증거가 없으면 제재를 풀라고 해야 하며, 6자회담을 북이 끌고 가야 한다. 일본도 네오콘도 현 상태를 만족하고 있고 중국은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북이 잘해야 하는데 무슨 생각하는지 얘기하고 토론해보려 방북 희망했는데 안타깝다.

    민주노동당이 남북문제에 앞장서야 한다. 민족, 통일, 평화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하는데 너무 국내 문제에 집중해 아쉬움이 있다.

    문성현 : 민주노동당이 미국에게도 북에게도 할 말은 하도록 노력하겠다.

    김대중 :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민 무서워 할 줄 알아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불법 투쟁 당시 독재정권 하에서는 얼마나 국민적 지지가 높았냐 이런 국민적 지지로 나도 합법화 할 수 있었다.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민주노총을 지칭한 것으로 정정)

    정치하는 사람들에는 세 가지 국민이 있다.

    첫째 전체 국민, 둘째 조직적 관계의 국민, 셋째 정치하는 사람에게 선거구 국민이 있는데 정당은 전 국민을 우선해야 하고 내가 관계하는 또는 지지하는 국민이 반대해도 설득하고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좀 더 성숙한 태도로 국민적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해 달라. 이 사람들에게 지지를 얻지 못하면 노동자에게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 아니겠는가

    문성현 : 민주노동당사에 현재 KTX 여승무원들이 단식. 삭발 농성 중이다. 비정규 노동자들의 저임금 과 고용불안도 문제이지만 노조 결성도 막혀있다. 계약기간 정해져 생기는 문제로 노동자는 노조가 있어야 인간답게 말하고 대접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

    김대중 : 왜 노조를 만들지 못하냐

    문성현 : 노조를 만들면 하청기업은 계약 기간 끝나고 원청기업은 법적 책임 없다고 방기하고 있다.

    김대중 : 참 어려움이 많겠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아마 외국에서도 그럴 것 같은데 국민들에게 설득과 호소하고 여당에게 협상을 제안해 민주노동당이 따지고 관철해야 할 것 같다.

    한미 FTA 공청회를 통해 국민들이 듣고 싶은 얘기가 있었을 텐데 당시 무산되어 어리둥절하고 화가 난 국민들도 있을 것이다. 이론에서 이길 수 없으면 당은 존재할 수 없다. 한칠레 FTA 결과는 좋았다. 문제와 희생자를 치유하면서 병행해야 하는데 한미 FTA 완전 반대를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문성현 : 한칠레 FTA와 한미 FTA 협상은 질적으로 다르다. 한칠레 FTA협상은 상품인 반면 한미 FTA 협상은 국가 체질과 법을 바꾸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나프타식 협상이다.

    김대중 : 이런 말 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어렵게 만난 자리인 만큼 해야겠다.

    하나는 전당대회가 계속 무산되고 있는데 그런 당이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무산이라고 참석자 설명)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을 혼동했다. 미안하다.

    서운한 얘기를 해야 겠다.

    노벨 평화상 받으러 오슬로 갔는데 민주노총이 수상 반대 발언을 했다. 현 단병호 의원이 당시 기자회견 열어 반대를 천명했다. 민주노총 합법화 했는데 그런 식의 대접에 매우 서운했다.

    불법시위. 폭력시위 안된다고 했는데 할 수 없이 시위가 계속되어 구속자가 발생했고 현 단병호 의원도 당시 구속되었다. 우려들을 하고 당부를 하기에 다시는 안 된다고 다짐 받으려 했는데 거절해서 어쩔 수 없었다. 너무 서운했다. 이 말은 꼭해야겠다.

    문성현 : 당시 저도 두 번 구속됐다. 당시 정리해고가 심했고 정부의 도가 지나친 탄압이 있었다. 서운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김대중 : 난 노벨상 받았고 지난 일이니까 하는 소리다. 언제 또 만날 것을 기약하겠는가. 그래서 한 얘기다.

    문성현 : 좀더 말씀드리면 당시 구속 노동자도 많았고 아픔 있는 사람도 많았다. 적절한 때에 위로의 말씀을 전해주셨으면 좋겠고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언급해 주셨으면 좋겠다.

    김대중 : 비정규직 문제는 참 안타까운 문제이다. 어떻게 하면 고통을 최소화 할 수 있을지 노력해 달라. 크게 보면 나라운명에 일익을 담당하는 게 노동자이다. 이제 노동자도 기술지식 노동자로 거듭나는 과정이고 교육 등 사회적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

    너무 솔직하게 얘기했는데 맞는 말도 있고 틀린 말도 있는데 잘 담아 이해해 주길 바란다.

    문성현 : 앞으로 건강하시길 바란다. 그래서 민주노동당 성공하고 집권하는 날 꼭 보시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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