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간신문 디벼보기]분양원가 공개에 '속 쓰린' 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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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9월 29일 10: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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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추석’의 황금 연휴가 다가온다. 풍성한 마음을 이웃과 나누고 피로에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모습은 꽉 막힌 명절 고속도로의 체증만큼 답답함을 주고 있다.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속으로는 당리당략에 따른 정치적 계산에 열중인 모습이다. 이런 때일수록 시시비비를 가리는 국민의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 언론보도도 마찬가지다. 국민을 위한, 서민을 위한 보도를 하고 있는지 일부 부유층과 대기업을 위해 언론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9일자 조간신문의 최대 화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MBC 100분 토론에 출연에서 얘기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발언이었다. 대부분의 조간신문이 관련 기사를 1면 머리기사와 종합면, 사설 등으로 다뤘다.

    한편 국민일보는 변호사의 시간제 보수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는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전했고 조선일보는 크리스토버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말을 인용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레바논 평화유지군 참여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다음은 주요 조간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

    경향신문 <"분양원가 공개 반대 않는다">
    국민일보 <변호사 ‘시간제 보수’ 추진>
    동아일보 <경제 빨간 불 이제야 보이나>
    서울신문 <민간 아파트도 원가 공개>
    세계일보 <"분양원가 공개 거역 못할 흐름">
    조선일보 <힐 "노 대통령, 레바논 파병 밝혀">
    중앙일보 <"제 생각과 달리 국민들이 바라니 분양원가 공개 거역할 수 없는 흐름">
    한겨레 <‘분양원가 공개’ 전면시행 추진>
    한국일보 <"분양원가 공개 반대 안한다">

    노 대통령의 분양원가 공개 발언

    노무현 대통령이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26일 녹화돼 28일 오후 11시5분에 방영됐던 ‘100분 토론’ 내용은 기자들의 관심을 모으기 충분했다.

    한국일보는 1면 <"분양원가 공개 반대 안한다">는 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나는 반대 의견을 표명했는데 지금은 반대할 수가 없다"며 "많은 국민이 그렇게 믿고 있고, 많은 시민사회에서 그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한국일보 9월29일자 1면.

    한국일보는 "노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MBC ‘100분 토론’에 출연, ‘지금은 국민이 내 생각과 달리 다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또 바라니까 그 방향으로 가야되지 않겠느냐"며 "그건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본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조간신문 반응 ‘극과 극’

    인터뷰 내용은 사전에 청와대 출입 기자들에게 전달됐고 기자들은 오후 7시 엠바고에 맞춰서 기사를 준비했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시민사회단체에서 끊임없이 요구했던 부분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미온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100분 토론에 출연해 긍정적 입장을 밝힘으로써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조간신문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의 문제점과 실효성을 지적하는 언론이 있는가 하면 늦었지만 다행스런 결정이고 후속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주문하는 언론도 있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3개 조간신문은 한 목소리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의 문제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3면 <"분양가 내릴 것" 대 "품질만 떨어져">라는 기사에서 "원가공개는 반시장주의적 정책으로 분양가 인하보다는 주택공급 감소와 품질 저하 등 부작용만 양산하며, 자칫 소모적인 논란만 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실제로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 중에서 분양가를 공개하는 나라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원가 공개하면 집값 불안…주택공급 획기적으로 늘려야"

    중앙일보는 1면 <여론 앞세운 노 대통령식 실험>이라는 기사에서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입장변경이 포퓰리즘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을 고분양가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 중앙일보 9월29일자 1면

    중앙일보는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5면 <"아파트 공급 줄어들 수도"…실효성 의문>이라는 기사를 통해 "원가공개가 분양가를 낮출 수 있을지,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등의 효과에 대해선 의문이 여전하다"며 "원가 공개가 시장경제 논리에 배치될뿐더러 민간아파트 공급이 줄어 주택시장을 왜곡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분양원가 공개 집값 안정에 효과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오히려 원가를 공개하면 공급이 줄어들면서 집값 불안이 가중되기 쉽다"며 "핵심은 시장원리에 따라 어떻게 하면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느냐에 달려 있다. 규제에 규제를 덧칠하지 말고 주택시장을 더 자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 대변하는 조중동

    건설업계의 이해요구를 대변하는 보도태도를 보인 셈이다. 동아일보 논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3면 <‘민간’ 공개 땐 공급위축-품질 저하 우려>라는 사설에서 "상당수 전문가와 건설업계는 공공아파트는 몰라도 민간아파트까지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것은 시장원리에 어긋나고 공급위축, 아파트 품질 저하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동아일보 9월29일자 3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3개 신문을 제외하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조간신문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들 3개 신문이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일보의 3면 기사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한국일보는 3면 <청·정 ‘공개확대’쪽…여론도 호의적>이라는 기사에서 "분양원가 공개에 관한 한,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주택건설업계를 제외하면 사실상 반대여론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처럼 분위기가 무르익은 단계에서 대통령과 주무부처가 분양원가 공개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공개 확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겨레 "분양원가 공개는 주택시장 안정 크게 기여"

    한국일보는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주택건설업계를 제외하면 사실상 반대여론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했지만 국내 신문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3대 메이저 신문은 반대입장을 충실히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조중동을 제외한 다른 신문과의 시각과는 배치되는 대목이다.

    한겨레는 3면 <‘분양값 폭리→적정이윤’ 첫 단추 끼울까>라는 기사에서 "분양원가 공개는 새 아파트 가격을 적정하게 매길 수 있고, 분양시장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는 계기가 돼 주택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 한겨레 9월29일자 3면

    서울신문도 4면 <분양가 내릴 듯…업계는 강력 반발>이라는 기사에서 "세부적인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주택 실거래가신고제와 함께 주택시장 투명성 확보의 양대 산맥이라는 점에서 공개 확대 효과가 엄청나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의 입장 변화 이유는

    서울신문은 "기존 아파트 거래 과정의 투명성 확보에 이어 개발과정의 투명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조치라는 점에서 주택시장의 일대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역시 4면 <택지비 등 40개 항목 공개 분양가 인하 큰 도움줄 듯>이라는 기사에서 "신규아파트의 분양원가가 세부적으로 공개되면 건설업체의 폭리가 크게 줄고, 불필요한 경비지출이 감소돼 아파트의 분양가 인하에는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분양원가 공개에 대한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서도 언론의 시각은 다양했다. 조선일보는 3면 <분양원가 공개는 ‘개혁’ 아니라더니…>라는 기사에서 "노 대통령이 퇴임 후를 고려했다는 관측도 있다"며 "퇴임 후 자칫 세금만 올리고 집값은 못 잡았다는 책임론을 우려해 원가공개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9월29일자 3면

    반면 국민일보는 4면 <"부동산 정책 실패" 지적에 부담>이라는 기사에서 "노 대통령의 입장 변화는 참여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부동산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은 점에도 적잖은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3면에 <"국민 원하니 거역 못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분양원가 공개는 시작일 뿐…저항 뚫고 실효 거둘까

    그러나 분양원가 공개에 찬성하는 언론들도 이러한 조치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경향신문은 3면 <투명한 원가상정·후분양제 정착이 ‘열쇠’>라는 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아파트 분양원가공개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지만 원가공개가 지금처럼 형식 논리에 치우치거나 진위 여부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그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특히 원가공개는 아파트 후분양과 결합될 때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후분양제 도입의 요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도 3면 기사에서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집권 초기에 분양원가 공개를 반대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찬성으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집권 말기에 건설업계와 공무원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추진할 힘이 있겠느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아파트 후분양과 결합될 때 최대의 효과"

    한겨레는 <늦은 만큼 더 철저해야 할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라는 사설을 통해 "분양원가를 공개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해야 한다. 적정이윤은 인정하되, 원가 기준과 검증방법은 엄격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겨레 9월29일자 사설

    한국일보는 <원가 공개하자는 대통령의 자신 없는 발언>이라는 사설을 통해 "이전부터 합리적 원가 공개 방안을 줄곧 요구해 온 우리는 대통령의 인식 전환을 일단 환영한다. 그러나 시장 파급 효과가 큰 쟁점에 대해 대통령이 원가 공개의 장단점과 후유증을 면밀히 따지거나 정부의 충분한 검토도 거치지 않은 채 여론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은 실망스럽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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