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초선들 '헤쳐모여 신당창당' 강력 비판
    2006년 09월 28일 02:03 오후

Print Friendly

최근 여권 일각에서 내년 대선을 앞둔 범여권 대통합의 방안으로 ‘헤쳐모여식 신당창당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여당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제기돼 향후 정계개편의 방법론을 둘러싸고 여권 내 치열한 노선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병두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은 28일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 창립 기념 ‘2007년 대선과 민주개혁세력의 진로’ 토론회 기조 발제를 통해 "지지율이 높은 특정후보를 매개고리로 하는 헤쳐모여식 연대나 특정 지역기반을 복원하는 연대는 정치공학적으로 비쳐지거나 과거 퇴행적으로 보여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없다"며 "일시적으로 정계개편에 성공할지라도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새로운 시대의 시대정신을 담보할 수 있는 인물 및 세력을 망라하는 새로운 연대가 정계개편의 방법론이 되어야 한다"며 "(그런 경우에도) 범개혁이 이른바 제3지대에서 헤쳐모여 하는 방식은 주도 세력의 부재로 쉽지 않으며, 결국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되, 대선후보경쟁에서의 기득권은 포기하고 똑같은 조건에서 출발할 수 있는 세력연대가 보다 현실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열린우리당의 주도성이 인정되는 가운데 시대정신과 정책에 따른 정계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으로, 최근 고건 전 총리, 민주당 한화갑 대표,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 등이 잇달아 제기하고 있는 ‘헤쳐모여식 신당창당론’에 대한 직접적 비판으로 해석된다.

그는 신당창당론자들의 노무현 대통령 배제론에 대해서도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세력을 제외한 헤쳐모여는 범민주세력의 또 다른 분열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인위적으로 특정세력을 배제하는 헤쳐모여가 아니라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메인스트림을 중심으로 신개혁세력을 결집시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문희상 전 당의장도 ‘한국정치가 나아갈 길’이라는 별도 자료를 통해 "연대를 하건 연합을 하건 통합을 하건 신당창당을 하건 시대정신이 무엇인가, 보호해야 할 가치가 뭐고 버려야 할 가치가 뭔가를 정리한 다음 절차적 합당성을 찾아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것이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고, 그래야 승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시대정신에 맞지 않으면 연대한다는 이름의 야합이 되는 것이고, 국민적 지지기반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신기남 전 의장도 ‘처음처럼’ 창립대회 기념 축사에서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강력한 리더쉽으로 단결해야 하는 이 시점에 우리의 눈을 밖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며 "마른 하늘에 비가 올 것을 기다리면서 바깥에 구세주가 있는 듯이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창당초심으로 돌아가서 우리 스스로의 길을 가야하고 그렇게 할 때 시운은 우리에게 돌아오고 민주개혁세력이 통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아니냐"고 신당창당론자들을 겨냥했다.

현재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 정동영 전 당의당도 축전을 보내 "당의 장래를 비관하고 우리의 도전과 역량을 스스로 불신한다면 우리당의 내일은 숱하게 명멸해간 여느 정당과 다름없게 될 것"이라고 당 중심성을 강조했다. 천정배 의원도 축사에서 "창당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이 같은 기류에 힘을 보탰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내년 대선의 지형과 관련, ‘민주 대 반민주’ 구도는 소멸됐으며 그를 대체하는 새로운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민병두 의원은 세력재편의 새로운 기준으로 ‘국가론’을 제시하면서 "어떤 국가를 만드느냐의 문제, 국가의 목표에 관한 것이 쟁점과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정희 시대의 국가론을 ‘탈빈곤론’, 또는 ‘고동성장국가론’으로, 87년 이후의 국가론을 ‘민주국가론’으로 각각 규정하는 한편, 현재 주요 대권 후보들의 국가론을 도식화해 제시하기도 했다(<표> 참조).

<대권(잠재후보 포함) 후보별 국가론>

대권후보

국가론

평가

박근혜

정상국가론, 선진국가론

박정희 ‘체제수호론’의 재판

이명박

일자리국가창출론

전체 국가의 비전을 그리기 어려움

손학규

신문명시대론, 선진국가론

이미지정치에 머물러 있음

김근태

일자리 창출과 복지

 

정동영

통일국가론

 

천정배

민생개혁

 

김혁규

성장과 일자리 창출

 

한명숙

나눔과 통합

 

유시민

복지국가

 

강금실

창의국가

 

진대제

첨단국가

 

박원순

나눔과 희망

 

정운찬

경쟁력 제고

 

고건

통합국가론, 선진국가론

 

그는 "’국가론’은 일자리 창출, 연금 등 노후, 주택 및 부동산, 의료서비스, 경쟁력 있는 교육, 남북관계 및 한미관계 등 6개 주제를 통해 구체화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생활밀착형 이슈가 차기 대선에서의 주요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토론회를 공동주관한 ‘좋은정책포럼’측 토론자로 참여한 정상호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연구교수는 한국사회 다수 대중의 이념적 성향을 ‘진보적 중도’로 규정하고, 이들이 원하는 핵심 의제로 교육, 부동산, 고용, 환경문제 등을 꼽았다. 그는 "오늘날의 곤란은 이들 네 영역에서 참여정부의 정책 실패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해답은 확실한 정책선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교육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토지공개념이나 금융실명제와 같은, 아파트 원가 전면 공개와 같은 중도세력의 진보적 교육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의 은평 뉴타운 후분양제 도입 방침을 예로 들어 "그것이 정치다. 이번에도 정부 여당은 대세를 선점당했다"고 높이 평가하고, "환매조건부 분양제나 아파트 원가 전면 공개, 후분양제 등 현재의 앙등된 주택가를 확실히 잡을 수 있는 급진적 부동산 정책이 요구된다"고 여당에 충고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