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정당이 '민생특위' 만든 까닭은
    2006년 09월 27일 06: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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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은 창당초 원외정당일 때부터 ‘유일한 민생정당’임을 표방했다. 의원 한 명 없던 시절 상가임대차보호법 입법운동을 벌였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운동, 고금리제한, 신용회복법 제정운동 등을 진행했다.

원내에 진입한 이후에도 17대 국회 전반기까지 대표발의한 법안 232건 가운데 155건(66.8%)이 민생관련 법안일 정도로 ‘민생정당’은 민주노동당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브랜드였다.

민주노동당 대표발의 66.8%가 민생 법안

   
  ▲ 노회찬 의원

그런 민주노동당이 지난 7월 임시당대회에서 당내에 별도의 ‘민생특위’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민생특위는 27일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특위의 활동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민생특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회찬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민생특위를 만든 배경을 ‘3민현상’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민생은 고통받고, 민생정당은 어렵고 민생사업은 잘 안 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노 의원은 “그럴 때일수록 서민정당으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민생특위 구성 자체가 그러한 요구를 담아내고 잘 풀리지 않는 당 민생 사업의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노 의원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자살률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나라, 세계에서 4번째로 아이를 낳지 않는 나라”라며 “아이를 낳고 싶은 나라, 살고 싶어지는 사회를 만들려면 서민의 입장에서 민생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수 공동위원장 "대중 속으로 들어가 길 찾겠다"

노 의원과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수 최고위원도 “민주노동당이 민생정당임에도 불구하고 민생사업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고 구체성이 부족했다”며 “대중 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민생의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특위는 △사회 양극화 피해 당사자의 이해를 정치 쟁점화해 △진보정치세력 지지층의 공분과 감동을 재조직화하고 △대선 정국까지 이어가는 민생정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핵심 활동 방향으로 확정하고 ‘주택·부동산, 생활요금, 연금’ 등 3대 사업 분야를 제시했다.

저소득층의 사회경제적 쟁점의제를 발굴해 중앙과 지역, 원내와 원외의 종합적 대응을 벌이고 이를 통해 민주노동당의 지지기반을 확대하고 이를 대선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저소득층의 단기적인 주거권 보장을 위해 전월세값 인상 5% 상한제, 임차인 우선분양권, 소액우선변제 대상확대 등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운동을 벌이고 공공택지의 공영개발 모델화, 부도임대아파트 보증금 보전 및 우선 분양권 보장,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가격 원가공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선 정국 이어가는 민생정치 비전 제시

또 건교부·주택공사·토지공사 등 정부부처와 공기업, 다주택 보유자, 대기업 건설업체 등을 집값폭등·부동산 투기의 3대 주범으로 규정하고 이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부여하기 위한 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생활요금 분야에서는 저소득층의 에너지기본권 보장을 위해 전기·도시가스 사용 무상화와 에너지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론 법제화 등이 제시됐다. 또 휘발유 가격과 관련, 정유사 유가 결정의 문제점을 제기해 공정한 가격결정을 요구하고 정유사들의 폭리를 규제하는 입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무선인터넷요금 등 휴대전화 이용료와 관련한 대응도 추진할 예정이다.

연금 분야에서는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저소득·비정규노동자, 영세자영업, 농민 등의 연금보험료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노회찬 의원은 ‘민생’이란 말이 공허하고 가시적 성과를 낳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민생이라는 것이 공허하게 들리긴 하지만 뭘 담아낼지가 중요하다”며 “가시적 성과를 위해서 민생특위를 발족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는 국민에 큰 실망 줘

노 의원은 “민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지, 실패할 것을 두려워해 시작도 하지 않는 것은 책임회피”라며 “성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지만 민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FTA 저지에 당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민생특위에 힘이 실리겠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민생사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의 민생사업을 통해 한미FTA 저지운동에도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노 의원은 이날 보수정당들의 이른바 민생행보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비판했다. “아프리카투어는 아프리카인들이 하는 게 아니다. 마찬가지로 민생투어는 민생의 현장에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며 “(보수정치인들은) 매일 자체 제작한 ‘체험 삶의 현장’을 찍고 있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생특위 활동과 노회찬 의원의 대선출마 준비와 연결지으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기자들의 직업병”이라며 선을 긋고 “현재 당의 상황이 어려운데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는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을 안겨줄 뿐”이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지금은 현안에 주력하고 내년 봄쯤에 가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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