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방향 없는 그린뉴딜,
기후위기 대응 함량 미달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환경·시민사회는 혹평, 경제단체는 "높게 평가"
    2020년 07월 15일 04: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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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비상행동은 정부의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경제구조의 근본적 전환을 이루기에는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환경·인권·노동·종교·청소년 등 각계 시민사회계가 참여하는 기후위기비상행동(비상행동)은 15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그린뉴딜 계획은 기후위기 비상상황에 걸맞은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보기 힘들다”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목표도 없이 대규모 재정만을 투여한다면, 당장의 경기부양책은 될 수 있을지언정 기후위기를 일으킨 사회경제시스템은 더욱 공고화될 위험이 크다. 어디로 가야할지 목표와 방향이 없는 그린뉴딜로는 닥쳐오는 기후재난에 맞서 국민들의 삶을 지킬 수 없다”고 이같이 밝혔다.

사진=유하라

정부는 전날인 14일 그린뉴딜의 종합계획으로 ‘인프라와 에너지 녹색전환, 녹색산업 혁신으로 탄소 중립 사회 지향’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73조 4천억원 투자하는 단기 계획이다. 중장기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그린뉴딜 정책의 핵심인 넷제로(탄소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 시점 등은 제시되지 못했다. 비상행동은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목표와 방법론이 없는 그린뉴딜이 과연 진정한 그린뉴딜이라고 부를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보고대회에서 이런 내용의 그린뉴딜 정책을 포함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하며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저탄소 경제를 언급한 것 역시 세계적 흐름에 뒤쳐져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여야 한다는 내용의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탈탄소는 주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바꾸겠다”는 목표는 10년 전 이명박 정부 때부터 나온 구호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정 기조로 제시한 바 있다.

비상행동은 “급박한 기후위기 시대에 구체적인 목표시한도 제시하지 않은 채 탈탄소도 아닌 저탄소를 이야기하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하기는커녕 국제사회의 흐름에 한참 뒤쳐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뉴딜의 핵심은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불평등 해결이다. 이를 위해 사회의 각 주체가 민주적 참여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날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발표 현장엔 재벌 대기업 총수가 참석해 자사의 전기차를 소개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비상행동은 “정부는 한국판 뉴딜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사회계약이라고 하지만 그 사회계약은 누구와 맺고자 하는 것인지 묻고자 한다”며 “노동자, 농민, 여성 등 다양한 시민들이 그 계약의 주체가 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정규석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우리에게 필요한 그린뉴딜은 단순 경기부양정책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로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의 사회시스템이 얼마나 왜곡됐고 취약한지 확인했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의 왜곡과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바꿔내는 밑그림이 그린뉴딜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정부의 그린뉴딜은 변화된 시장 상황에 따라 기업이 어떤 사업에 열중할지에 대한 사업 계산서와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단체들은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해 일제히 호평하는 입장을 냈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논평을 내고 “디지털 역량을 전산업 분야에 결합해 신성장동력 발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국가발전전략은 코로나 경제난 극복과 국가 재도약을 위해 매우 적절한 방향”이라고 했고, 한국무역협회도 “경제·사회구조의 급격한 전환에 신속히 대응하고 선도적인 국가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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