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객실청소 아줌마 30여명 집단해고 위기
By tathata
    2006년 09월 27일 05: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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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이 룸메이드(객실 청소) 노동자가 노조를 결성하자 기존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여 조합원을 사실상 해고하는 등 노조를 와해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잠실동에 위치한 롯데호텔은 최근 룸메이드 업무에 대해 기존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오는 10월 1일부터 1년간 (주)순일기업과 위탁계약을 맺었다. 롯데호텔은 지난 3년간 골든캐슬과 계약을 갱신하며 업무를 도급위탁해왔지만, 올해 선정업체를 바꿨다. 

롯데호텔에는 전국여성노조를 상급단체로 하는 롯데호텔 룸메이드 용역분회가 지난 1월에 설립되어 골든캐슬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호텔 룸메이드 노동자는 54명이며,  이 가운데 조합원은 39명이다.

순일기업은 최근 롯데호텔 내에 ‘사원채원공고’를 내고, 골든캐슬업체의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사원모집 활동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순일기업이 자신들을 고용승계해야 한다며 이력서를 집단으로 제출했다. 

박남희 전국여성노조 서울지부장은 “같은 사업장인 롯데호텔에서 똑같이 침실정돈, 욕실청소 등을 하는데 용역업체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다시 면접을 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순일기업이 노조의 고용승계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분회장은 “노조 조합원에 대한 집단적인 고용승계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노조는 와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순일기업은 입사원서를 제출한 비조합원  대해서만 전원 1차 합격통보를 발송했다. 조합원 가운데 합격통보를 받은 이는 개별적으로 원서를 낸 이들뿐이다. 현재 30여명의 조합원은 집단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

순일기업 측은 “기업이 직원을 선발하고 근로조건과 임금하는 정하는 것은 고유권한인데, 왜 우리가 기존업체의 노조 조합원 전체를 고용승계해야 하느냐”고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순일기업의 한 관계자는 “롯데호텔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별도로 채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월급제에서 능력제로 바꾸기 위해 업체 바꿨나?

노조는 원청업체인 롯데호텔이 기존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 업체를 선정한 배경에는 노조의 활동을 막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영란 롯데호텔 룸메이드 용역분회장은 "기존 단협에서 노조는 월급제를 따냈지만, 새 업체인 순일기업은 하루 12개의 방을 주5일동안 꼬박 청소해야 기본급을 받을 수 있는 급여체계를 제시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비수기나 상대적으로 객실 예약 적은 날에는 급여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호텔이 월급제를 능력제로 바꾸기 위해 업체를 바꾼 것이 아닌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롯데호텔 측은 이를 강하게 부정했다. 롯데호텔의 한 관계자는 "한 업체와의 계약이 오래 반복되면 인간적인 관계에 치중하게 돼 고객서비스는 소홀해 질 수 있다"며 부인했다. 그는 "기존 업체에서 노사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돼 왔기 때문에, 노조 때문에 업체를 바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여성노조의 한 관계자는 “롯데호텔의 한 관계자가 사석에서 노조 간부 2, 3명만 사표를 쓰면 나머지는 전원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롯데호텔이 노조 와해를 기도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이상우 금속연맹 미조직비정규 국장 “원청업체는 사실상 사내하청이나 용역업체의 고용과 노무관리에 직접 관여하고 있으면서도 ‘원청 사용자성’을 부인하고 있다”며 “노조를 만들더러도 고용승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고용불안과 근로조건과 임금이 낮은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노조와의 연대와 투쟁을 통해 고용승계나 직접고용을 쟁취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호텔노조는 아직까지 룸메이드 용역분회와의 연대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호텔노조의 한 관계자는 “임단협이 끝난 지 얼마되지 않았고, 노조 조직내에 힘든 점이 여러 가지로 많아 아직까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기 힘든 상황”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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