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진 “박원순 선택,
    충격적이고 실망스럽고 무책임“
    "성평등과 성인지 감수성 관련 합의들은 흔들려서는 안 돼"
        2020년 07월 14일 10: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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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직 비서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무책임하다”며 “당 차원의 진상파악과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14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정치 지도자로서 사회적 역할을 하는 분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짐작은 가지만,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선 충격적이기도 하고 실망스럽고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박원순 시장에 대한 추모 열기와 함께, 피해 호소인에 대한 2차 가해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런 문제에 대해선 피해자 중심주의에 서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금은 고통 받았다는 피해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될 시간”이라며 “장례식 절차는 끝났지만 피해자 고통과 피해 호소가 계속되는 한 이 일이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관계와 공인으로서의 박용진이 가져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너무 혼란스러웠다. 박원순 시장이 개인적으로 베풀어줬던 친절, 우리 지역에 대한 관심, 국민들과 서울시민에게 보여줬던 남다른 태도들에 대해선 소중하게 간직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사회가 어렵게 마련해가고 있었던 성평등과 성인지 감수성과 관련된 작은 합의들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공적으로 바라보고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내에서 ‘박 시장이 죽음으로 사죄했다’, ‘더 이상의 논란은 (박 시장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다르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이후에 대책 마련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당 차원의 진상파악과 대책 마련이 있어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안희정, 오거돈 사태에 이어서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의 실망이 적지 않다. 당이 그동안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성평등 교육 등이 형식적 수준에 그쳤던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여성 친화적인 정당, 성평등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 호소인의 직장이었던 서울시에 대해서도 “형사적인 것은 종결됐지만 피해자 측에서 호소한 내용과 관련해 서울시에서 진상조사와 직장 내 유사 사례 재발 방지 노력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특히나 이번 일로 피해자에게 2차 피해 혹은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하는 것은 남녀 고용 평등법상 서울시의 법적 의무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박 의원은 배현진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이 박 전 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의 병역의혹을 다시 제기한 것에 대해선 “우리 정치에서 제일 어설프고 국민들에게 진절머리나게 하는 것이 모든 사안을 정쟁으로만 바라보려고 한다는 것”이라며 “합리적인 태도를 잃어버리고 상대의 실수를 즐기고 악용하고 더 증폭시키려고만 하는 태도가 우리 정치의 수준을 낮추고 있다”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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