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꿨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혐의로 고소 피해 호소인 입장 밝혀
        2020년 07월 13일 03: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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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꿨다.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피해 호소인 측이 13일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피해 호소인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온세상 김재련 대표 변호사와 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박 시장의 전직 비서인 피해호소인 A씨의 입장문을 대독했다.

    A씨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처음 그때 저는 소리 질렀어야 하고, 울부짖었어야 하고, 신고했어야 마땅했다. 그랬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다.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다”고 그간의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용서하고 싶었고,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다”며 “(그래서)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다.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다. 그래서 너무나 실망스럽고, 아직도 믿고 싶지 않다”고 했다.

    A씨는 박 시장의 장례가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지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으나,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 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한다”고 했다.

    이어 “진실의 왜곡과 추측이 난무한 세상을 향해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하지만 저는 살아있는 사람이다. 저와 제 가족의 고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A씨의 변호인 측은 피해 호소인에게 가해지고 있는 온·오프라인상의 2차 가해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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