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모트롤 해외매각 추진,
    재벌 무능 경영에 핵심기술 유출 우려
    노조 “정리해고-기술유출, 쌍용차 사태 재현 우려”
        2020년 07월 09일 03:56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두산그룹이 경영위기를 이유로 국내 유압기기 1위의 두산모트롤 매각절차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인수후보군으로 중국기업이 거론되고 있다. 두산모트롤 노동자들은 해외자본으로의 기술유출과 분리매각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선 제2의 쌍용자동차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속노조, 류호정 정의당 의원, 정의당 노동본부는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산 재벌의 경영실패가 모기업과 두산중공업의 위기를 불러왔고 결국 계열사 매각으로 불을 끄려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앞뒤 재지 않고 현금만 확보하려는 총수 일가의 행태가 두산모트롤의 경쟁력은 물론 방위산업체이기도 한 모트롤의 고급 기술과 우리 경제공동체의 자산인 국부의 유출 우려까지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금속노조

    두산모트롤은 2008년 두산그룹이 동명모트롤을 인수해 방위산업과 민수산업을 함께 운영하는 기업이다. 동명모트럴 시절에도 국내에선 최초로 유압 분야에 진출해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었다. 거듭되는 경영실패로 위기에 몰린 두산그룹은 최근 알짜 계열사인 두산모트롤 매각을 추진 중이다. 중국 최대 건설장비 제조사이자 굴삭기 점유율 4위인 서공그룹(XCMG)이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올라 있다.

    노조는 그간 ▲노사합의 없는 일방매각 ▲고용과 생존권 위협하는 매각 ▲해외 및 투기, 먹튀 자본에 매각 ▲방산·민수 분리 매각 등에 분명하게 반대해왔으나, 회사는 노조의 어떤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산모트롤 노동자들은 모트롤 매각에 따른 기술 ‘먹튀’ 우려가 나온다. 김성완 금속노조 경남지부 두산모트롤지회 지회장은 “유압부품은 국가기간산업이며 각종 작동기계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술이다. 서공그룹이 모트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누가 보아도 뻔하다”며 “기술개발부서 등 핵심만 중국 자회사로 이전할 경우 국내 공장은 말 그대로 껍데기만 남을 것이다. 창원뿐만 아니라 국내 제조산업의 공백을 불러올 생산 이전은 우리 경제에도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매각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도 있다. 류호정 의원은 “두산모트롤은 방위산업과 민수산업을 포괄해 운영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해외 매각 시 방위산업법에 따라 산업부 장관의 사전승인을 얻어 방위산업 부분의 분리매각이 필요하다”며 “분리매각은 노동자 고용불안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도 “해외매각은 방산분야 분리한 매각이 될 것이기 때문에 노동자 전체 고용을 담보하지 못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해외자본에 회사를 팔아 대규모 정리해고와 기술유출을 불러온 쌍용차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쌍용차는 2004년 10월에 중국 자본 상하이차에 매각했지만 투자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핵심기술과 인력만 빼돌려진 채로 신차 생산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계속된 적자 발생으로 결국 법원의 회생절차가 결정됐다. 이후 정상화 방안 마련 과정에서 종업원 36%인 2700명 노동자가 정리해고 됐고 그에 따른 상처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알짜 계열사인 두산모트롤 매각은 경영진의 무능하고 방만한 경영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 의원은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알짜기업이 해외자본에 팔려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은 두산그룹의 방만하고, 무능한 경영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룹은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책임과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위원장은 “다른 에너지 방면에 다방면으로 투자하지 않고 원자력에만 올인한 결과 역시 두산중공업의 패착의 원인이 됐고, 두산건설 역시 내수시장 아파트 건설에만 올인하면서 그룹의 돈을 막대하게 빨아먹는 암덩어리가 됐다”며 “그 결과는 두산그룹 계열사를 노동자 모르게 일방적으로 매각하겠다는 결론까지 이르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전근대적인 경영 구조와 경영진의 무능으로 발생한 경영 실패가 그 원인임에도 언제나 이와 같은 위기상황에 봉착하면 모든 책임이 노동자에게만 전가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두산모트롤 노동자들은 “산업 격변기라고 말만 하지 말고 두산모트롤과 같은 원천기술 부품제조업을 지켜야 한다”며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에서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부품제조업이 곧 국가경쟁력”이라고 강조하며, 정치권에서 모트롤의 해외자본 인수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