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이툰 부대 이라크 교민 경제활동 방해"
        2006년 09월 25일 12: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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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국회의원들의 이라크 현지 실태조사 결과, 이라크는 여전히 전쟁 중이며 이라크내 정파간, 종파간 내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한국군 파병을 계속 연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자이툰 부대 파병이 이라크 우리 교민들의 경제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정청래, 한나라당 고진화, 배일도,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5명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9일부터 4박6일간 이라크를 방문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를 보고했다.

    이들은 “이라크는 아직도 전쟁 중”이라며 “다만 전쟁의 성격은 초기 미군과 다국적군을 향한 반외세투쟁에서 정파간, 종파간, 종족간 이해관계를 둘러싼 내전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라크 전체의 테러나 적대행위가 지난해 월평균 2,000여건 수준에서 올해 월평균 3천건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최근 7~8월에는 3천 7~8백여건 수준으로 급격히 늘어나 미군과 이라크 신정부가 지난 7월 한달간 선포한 비상사태를 10월까지 연장했다.

       
    ▲ 자이툰 부대 철군을 주장하는 여야 의원들이 이라크 현지를 방문, 자이툰 부대의 민사작전 현장에 함께 했다. (사진 이영순 의원 홈페이지)

    고진화 의원은 자이툰 부대가 파병돼 있는 아르빌의 쿠르드족에 대해 “이라크내 수니파, 시아파에 이은 제3권력으로 집권 주도층이 아니고 앞으로 그럴 가능성도 적지만 터키 등 주변국과 국경을 접한 종족”이라며 “자이툰 부대를 계속 주둔시킬 경우, 국제적 분쟁과 갈등 속에서 자칫 한 종족의 입장에서 내전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여야 의원들은 “지금 이라크에서 미군과 다국적군이 빠지면 걷잡을 수 없는 내전상황이 발생활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라크 미래는 이라크인 손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라며 “미국이 이라크에서 친미정권을 수립하고 석유확보와 패권전략을 추구하는 한 이라크인의 저항은 계속될 것으로 이라크의 안정과 평화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철군을 주장했다.

    또한 자이툰 부대 파병이 이라크 현지 교민들의 경제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 의원들은 22일 이라크 실태조사의 마지막 일정으로 이라크 교민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아르빌 현지 교민들은 2004년 김선일씨 납치사건 이후 국가안전보장회의의 교민안전조치에 따라 수년간 지내온 아르빌의 집과 사무실을 떠나 자이툰 부대의 영내로 이주해야 했다. 교민들은 “영내라 바깥활동이 제약되고 안전문제를 이유로 정부가 아르빌에서 우리 기업의 사업 참여를 제한하고 있어 생계문제가 발생한다”고 호소했다.

    쿠르드 정부가 새롭게 도시를 개발하고 있어 사업제안이 들어오는데도 정부의 불허방침 때문에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 터기, 미국, 러시아, 중국, 네델란드 기업들이 아르빌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통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여야 의원들은 “전후 재건 지원이 파병의 명분이었지만 파병으로 이라크에서 우리 국민과 기업의 경제활동은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며 “파병으로 경제적 실익이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적 상황에 대한 해법은 정부가 자이툰 부대를 철군하고 기업활동이 활성화되도록 정책을 바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 2003년 스페인에서 열린 이라크지원국제회의에서 이라크 재건을 위해 2,6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는 한국국제협력단을 통해 집행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한국국제협력단 허창수 아르빌 사무소 부소장을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2,200만불을 이라크에 지원했으며 2007년에는 4,000만불을 배정할 계획이다.

    여야 의원들은 “정부는 이라크 전체에서 어떤 경제적 이익을 얻을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전망을 어떤지 상세히 보고해야 한다”며 “이라크 재건을 위한 지원은 무상원조로 그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국익으로 돌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순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자이툰 부대의 종이접기, 태권도 교실 등 민간활동을 마무리하는 일환으로 마련된 아르빌의 마을잔치를 방문했는데 주민들의 환영에도 불구하고 한편 서글펐다”며 “총을 든 군인들 속에서, 삼엄한 경비 속에서 주민들이 검문검색을 거쳐 마을잔치에 참여하는 광경을 보면서 전쟁 속에 평화는 있을 수 없고 이라크에 진정한 평화를 주기 위해서는 총칼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고 말해 자이툰 부대 철군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여야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이라크 실태조사단이 알자지라 방송 등 이라크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이툰 부대 철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임종인 의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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