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라이트 노동단체 과도한 반응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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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9월 25일 01:0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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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는 언제나 도래한다. 결국 한 개인이나 집단의 운명은 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달렸다. 많은 군사를 가지고도 위기에 대응하지 못하여 몰락하는가 하면, 적은 군사로도 위기를 돌파하기도 한다.

    제갈공명은 마속의 실수에 의하여, 수십만의 군사를 거느린 사마의에게 성도까지 점령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다. 군사는 단 2천명, 여기서 저지시키지 못하면 수도인 성도까지도 점령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제갈공명이 취한 그 유명한 방책은 자신은 시동들을 데리고 성위에서 거문고를 타고 성위에는 병사를 거의 배치하지 않는 기이한 상황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소수세력에게 필요한 제갈공명의 심리학 

    제갈공명에 수차례 당한 바 있는 사마의는 제갈공명의 성격 상 분명히 복병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군사를 뒤고 물린다. 공명은 이로써 시간을 벌었고, 패배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공명으로서는 도박이었을 것이다.

    더 어려운 적벽대전도 있었지만, 이 때는 확실한 계책이 있었다. 그러나 이 계략은 한마디로 도박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사마의의 성격을 분석하여 실시한 계략이지만, 이는 사실 목숨을 건 도박이었던 것이다. 때로는 치밀한 공명도 이처럼 위험한 도박을 감행하였고, 이러한 위기에 대한 대응이 천하삼분지계의 한 축이기도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공명의 계책은 심리전이다. 절대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 기이한 여유를 부리며, 자신의 세력을 과장하고, 시간을 벌어 상대방의 세력에 대응할만한 세력을 다시 모으는 것이다. 공명의 심리전이 필요한 것은 전적으로 소수세력이다.

    압도적인 자원으로 공격하는 다수 세력들은 그 압도적인 물량이 있다는 것만으로 심리전이 된다. 그러나 그러한 자원이 없는 소수세력은 심리전으로 상황을 타개할 수밖에 없다.

    노동운동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공격이 극도에 달한 시점이다. 조직만 전환하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공무원 노조를 퇴거시키는 정부의 과잉대응의 이면에는 포스코 사태 이후 여론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일정한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룰라가 될 수 있었던 인물이…

    게다가 한국의 룰라가 될 수 있었던 인물인 권용목씨가 뉴라이트 계열 노동단체를 만드니 보수언론에서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대당하는 새로운 우익 노동운동단체가 생겼다고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동조합도 아닌 단체를 100만을 넘는 노동자를 포괄하는 조직과 비교하는 것이 우습기는 하지만, 이에 대해서 민주노총 간부나 민주노동당 대변인실에서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것 또한 안타깝다.

    이러한 과도한 반응은 오히려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운동이 위기에 처해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이 다름이 아니고, 자신의 힘이 점점 약해지고 있음을, 예를 들어 우리의 병사가 2,000명밖에 남지 않았음을 광고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행동인 것이다.

    오히려 위기일수록 그것을 공식적으로 증폭하기 보다는 허장성세라도 시간을 벌어 기회를 만드는 것이 소수세력의 길일 것이다. 심지어 수십만 대군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실체도 없는 흐름에 대해서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은 분명, 현명한 태도는 아니다.

    실제로 수십만 대군이 쳐들어온다면, 도대체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는지 답답할 노릇이다. 특히 정치조직에서 안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더더군다나 안 될 일이다. 정치적 무위(無爲)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번지수가 틀린 것은 아닌지. 공명의 목숨을 건 심리전이 새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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