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의 노조 파괴
민주노총 “국가 차원의 사과, 진상규명 필요”
    2020년 06월 25일 11: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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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주도로 행해진 전교조, 공무원노조, KT노조 등에 대한 노조파괴와 관련해 “지금도 반민주노총, 반노동 여론 형성과 반노동정책의 이데올로기로 이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하에 이뤄진 국가권력에 의한 노조파괴 행위의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민주노총은 노조파괴 진상규명과 국가 차원의 사과, 피해 원상회복을 위한 촉구할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24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차원의 노조파괴 공작은 지난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피해갈 수 없는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단순히 과거 정권에서 저질러진 문제가 아닌 현 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노조파괴 공작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진상규명 및 사과 ▲피해 원상회복 ▲국정원 폐지 등을 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은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지하철노조, KT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21대 노조의 탈퇴에 개입했다.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재판 과정에서도 MB정부의 노조파괴 행위는 사실로 확인됐다.

KT노조는 MB정부 노조파괴의 대표적 사례다.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민주노총 탈퇴를 위한 구체적 시나리오인 ‘KT노사 선진화 문건’까지 나왔다. 회사 측이 노무컨설팅을 받아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짜는 경우는 다반사이지만, 정부 주도로 노조파괴가 자행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MB정부한테 민주노조 와해가 얼마나 사활을 건 사업이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당시 정부는 KT내 민주노조를 어용노조로 만드는 데에 성공한 후 민영화를 강행 추진한 바 있다.

국정원뿐만이 아니다. 국정원이 주도하고 기획했지만 경찰과 노동부, 재정부 등 정부 부처와 수사기관인 경찰, 경총, 보수단체 등까지 총동원됐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노조파괴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자료엔 “민주노총이 국민들로부터 고립되도록 유도”, “민주노총이 도심 집회를 신고할 경우 시민불편 등을 들어 불허하고 집회 강행 시 주동자를 즉각 검거”, “재정부와 복지부 등 소관 사업장 경영진 대상 노무관리 강화를 독려해 투쟁 가담을 차단” 등 민주노조 파괴를 위한 구체적인 지시 사항이 적시돼있다. 여기엔 전교조 와해를 위해 보수단체에 2억원에 달하는 혈세를 쏟아 부어 여론을 왜곡, 선동한 일,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을 방해한 일 등도 포함돼있다.

민주노총은 “국가 차원에서 저질러진 반노동정책은 결과적으로 자본으로 하여금 노조 결성을 막고, 탄압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며 “이렇게 형성된 국가권력과 자본의 반노동 인식으로 현재 한국의 노조 조직율은 10%대에 머물고 있고,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는 지금도 근로기준법 적용과 노조 할 권리를 요구해야만 하는 전근대적인 노동 현실을 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국가 차원의 전방위적 노조파괴 공작이었다는 점에서 현 정부가 진상규명과 피해 원상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176건에 달하는 국정원의 노조파괴 문건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드러난 문건은 9건에 불과하다. 이 문건들은 현 국정원에서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권 출범 100일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노동존중 사회를 위해 노조 가입율 제고와 부동노동행위 척결’을 말했지만 정작 국정원의 노조파괴 공작에 대해서는 적폐청산 13개 조사대상에서도 빠져있다”며 “노동관련 적폐 청산에서 소극적인 것은 부당노동행위 처벌을 말하지만 이를 실행하려는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 차원에서 저질러진 민주노조 파괴 행위는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 이를 외면한 채 집권 여당이 소위 ‘권력기관 개혁’을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한국정치를 왜곡하고 사회악을 조장해온 국정원은 해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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