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군사행동 보류
    "대남 위협의 완급 조절"
    김종대 "굿 캅과 배드 캅 역할 분담"
        2020년 06월 24일 02: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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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총참모부가 예고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개인 담화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최고수위로 오른 남북관계 긴장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 회의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앞서 북한 군 총참모부는 지난 16일 대변인 발표를 통해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 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을 예고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4일 우리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를 낸 후 9일 남북 직통 연락선을 차단, 16일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며 연일 대남적대 정책을 펴왔다.

    김정은 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보류 결정에 따라 북한이 공언해온 대남 전단 살포와 확성기 방송도 당장은 실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팽팽했던 남북관계 긴장감도 일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한반도평화본부장인 김종대 전 의원은 24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당분간 남북관계 출구는 찾아지지 않을 것이고 계속 대남 위협의 완급 조절하는 양상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의원은 이미 남북관계는 작년 이맘때쯤 상당한 수준으로 악화일로를 걸어왔고 단지 이것이 언제 말이 아닌 행동화 되느냐는 시점을 점치고 있었다며 최근 김여정 담화를 통해 행동이 나오겠구나 했는데 일단은 보류시키는 모양으로 간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대남 공세 수위를 높이다 군사행동 보류를 결정한 것에 대해선 북한은 계속 폭탄 돌리기를 이어온 것이라고 봤다그는 처음에는 김여정 부부장이 개인 담화 형식으로 대남 위협을 했고구체적 행동은 총참모부에 위임했다고 하고총참모부는 중앙당 군사위원회 결재를 받을 거라고 했다장장 열흘 넘게 이어져온 위협 끝에 중앙군사위원회가 열렸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보류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폭탄이 한 바퀴 도는 과정에서 김여정의 독주를 당과 군이 따라가는 모양새를 취하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정리해버린 상황이라며 말하자면 굿 캅배드 캅 이렇게 역할 분담을 한 것인데이런 것도 평소 북한 체제로 비춰봐서는 아주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측면들이라고 부연했다.

    김 전 의원은 북한의 긴장 완화 정책에도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그는 지난 2년간의 우리가 짧은 평화를 누렸지만 언제든 한 발만 헛디디면 바로 옆으로 추락해버리는 매우 위험한 평화를 누려왔다그런데 이제 그나마도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또 이번엔 김정은 위원장이 행동에 옮기는 방식을 만류했지만 거듭되는 군부 간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허락한다는 식으로 아마 군사행동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파국은 아니다라며 북한이 전략적 공세를 취하는 이유는 외교에서 연이은 무성과, 그 다음에 내부 체제의 어려움들로 인해 통치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한반도의 판을 북한이 주도할 수 있는 전략적 공세 국면으로 바꿔보자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고이는 여러 번 예고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별말을 하지 않고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 두들겨 패는 형식으로 전략적 분화를 해버렸다한반도를 쥐락펴락 하면서 미국에 계속 독촉장을 발송하는 신호가 발생하는데이런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한테 독촉장을 발송하면서 나름대로 북한도 출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남 전단살포나 확성기가 큰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치부하는 여권 일각의 해석에 대해선 매우 안이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오히려 이러한 심리전이 남북관계의 급소라고 판단했다.

    김 전 의원은 확성기나 대남전단이 큰 피해가 있냐는 면에선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군의 북한에 대한 대비 태세 개념은 비례성의 원칙이라며 북한이 확성기 방송하는데 듣고만 있을 수 없고북한이 전단 뿌리는데 우리도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력 충돌로 실제 이어진 사례도 있다. 2014년 경기도 연천에서 우리의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북한이 고사총을 발사했고 우리 군이 그것에 응사해서 대포를 북한 진지 상공에다가 수십 발을 쏴버렸다며 시작은 심리전이지만 이것이 잘못 관리됐을 때 무려 충돌로 이어지는 걸 수차례 우리가 경험했기 때문에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살포는남북관계의 급소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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