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 고교생 고 이준서 사망사건
대책위 “교육부 진상조사, 기능반 폐지 요구”
메달 경쟁 매몰된 기능반과 기능경기대회의 구조적 문제가 원인
    2020년 06월 23일 08: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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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계 고등학교 기능반 소속의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준서 학생의 사건을 조사한 시민사회단체가 교육부에 진상조사와 기능반 폐지를 요구했다.

‘경주 S공고 고 이준서학생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직업계고등학교 기능반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이준서 학생 사망사건 진상조사단의 진상조사 결과 중간보고 내용을 발표했다.

사진=정의당 이은주 의원실

진상조사단은 기능반 학생인 이준서 군의 죽음의 원인은 메달 경쟁에 매몰된 기능반과 기능경기대회의 구조적 문제에 있다고 주장하며, 사망원인에 대한 공적인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의당 노동본부장인 권영국 진상조사단장은 “학생을 학교 실적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기능반에서 놓아주지 않으려고 했던 학교의 욕심이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능반 학생들은 기능대회 메달 수상과 실적을 위해 밤 늦은 시간까지 과도한 훈련 노동을 요구받았다. 고학년 대회 연습을 돕는 저학년 학생은 새벽 3시나 돼야 잘 수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등교가 금지된 상황에서도 합숙 훈련은 계속됐다.

기능반의 폐쇄성, 선후배 간 도제식 기능지도 및 위계 관계, 기능반 내 폭력에 대한 학교의 특혜적 은폐와 묵인으로 인해 학교폭력도 대물림됐다. 권 단장은 “언어폭력, 폭행, 성희롱, 담배 심부름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문에 걸쳐서 폭력이 교내에 온존하고 있었다. 이준서 군도 피해자인 동시에, 선배가 됐을 땐 후보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가하는 악순환구조가 존재했다”며 “심지어 이준서 군이 1학년 때 선배가 준서의 친구의 정액을 받아 마시게 하는 엽기적인 일까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으로부터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을 포섭하기 위한 금품 요구를 받았다는 이준서 군의 부친 증언도 있었다. 이 군의 부친은 “학교가 기능대회 심사위원 포섭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했고, 그로 인해 기능대회 채점이 바뀌는 것을 직접 겪었다. (학교 측은) 실력이 부족해도 기능대회 심사위원 포섭만으로도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금품 수수를 통한 순위 조작 의혹이 있다며 기능대회 수상 상금을 찬조금 형태로 거두는 행위도 관례화돼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진상조사단은 이준서 군의 죽음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한 진상조사와 직업계고 기능반의 부조리한 상황이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며 기능반 폐지 검토를 요구했다. 또 메달 경쟁을 조장하는 기능경기대회에 대해 전면적인 진단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인의 부친은 “1년 300일 이상 학교에 있었는데 학교는 아들의 죽음을 가정사, 개인사에 의한 비관자살로 몰고 있다”며 “기능반 폐지와 기능반 학생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대위 위원장인 이용기 전교조 경북지부장은 “대입에 몰두하고 경쟁으로 몰아넣는 이 교육체제는 직업계 고등학교도 비켜가지 않았다”며 “학교는 인권을 존중하고 폭력이 없어야 하며 다양한 인문적 소양 길러야 하는 곳이다. 이런 것이 다 상쇄되는 직업계고 기능반 운영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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