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법원장 발언 상식적 얘기일 뿐"
        2006년 09월 22일 04: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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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하지만 우리가 보아온 것은 법 앞에 만 명만 평등한 현실이다. 대법원에서 내리는 각종 최종 판결을 보면 과연 정의가 살아있는지, 약자가 배려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이제까지 내린 위헌법률 심사나 제반 심판들을 보면 지극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기득권층의 이해에 기반한 관점에서, 판결이 내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법 앞에서 만 명만 평등한 게 현실"

       
       ▲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진단하는 우리의 사법현실이다. 노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은 "상식적인 얘기일 뿐"이라고 했다. 이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한 대한변협을 향해서는 "과도하다"며 "그런 주장을 하기에 앞서 ”사’자붙은 도둑놈’ 이라는 말이 국민들에게 통용되고 있는 엄연한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자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이 대법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또 다시 화두로 떠오른 공판중심주의에 대해 "국민의 인권 보장과 관련된 문제"라며 "공판중심주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판중심주의는) 법원이 이기느냐 검찰이 이기느냐가 아니라 국민이 이겨야 되는 문제"라고 했다.

    노 의원은 그러나 이 대법원장의 발언 배경에는 법원과 검찰간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불순한 배경도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장 발언 배경엔 밥그릇 싸움도"

    노 의원은 "최근 검찰이 조관행 판사를 수사해 기소한 것에 대한 불만"이 이 대법원장이 이번 발언을 쏟아낸 부정적 배경이라며 "판사는 판사건드리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검사는 검찰 건드리는 것을 경계하는 이런 다툼은 국민을 위한 다툼이 아니다. 자신들 직역이기주의를 위한 다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사법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것이 올바른 사법개혁안인가 하는 것을 전국민적 관심과 참여속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자기들 밥그릇 싸움은 삼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아직 우리 사법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만큼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훨씬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며 "전효숙 재판소장 임명은 작은 변화, 큰 변화에는 대단히 미흡한 작은 변화를 이루겠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조차도 완강히 저항하는 현실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법원 검찰이 아니라 국민이 승리해야

    –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나.

    =비공개로 한 얘기를 가지고 바깥에서 공개리에 한 발언처럼 평가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비공개 석상에서 말이 거칠게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발언 내용은 상식적인 얘기를 한 것이다.

    – 이 대법원장이 주장은 결국 재판이 공판중심주의로 가야한다는 것인데.

    = 사개추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공판중심주의다. 이와 관련해 법원이 유지했던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피의자가 법정에서 부인하는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가 지금도 뜨거운 쟁점이다. 피의자가 법정에서 아무리 부정해도 진술조서에 도장만 찍으면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100% 인정했던 게 기존 관행이다. 이건 잘못된 것이다. 먼저 경찰조서는 100% 인정하지 않으면서 검찰조서는 100% 인정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있다.

    또 피의자의 자백 이외의 것으로 입증해야지 피의자의 자백만으로 입증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도 어긋난다. 피의자의 자백 말고 혐의를 입증할 게 없다면 검찰의 수사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하지 않나. 검찰로서는 더 힘들게 조사해야 하는 어려운 점은 있으나 국민의 인권 보장과 관련된 문제다. 법원이 이기느냐 검찰이 이기느냐가 아니라 국민이 이겨야 되는 문제다. 당연히 공판중심주의로 가야한다.

    – 그와 관련된 제도개선 논의는 국회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지금 현재 법사위에서 법률로 다루고 있는 문제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가지고 어제도 법안심사제1소위에서 논쟁을 했다.

    민주노동당은 법원, 한나라당은 검찰 입장과 비슷, 여당은 중간

    – 그와 관련된 논쟁 지형은 어떤가.

    = 좀 애매하다. 검찰의 입장과 법원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중간정도의 입장. 민주노동당은 법원의 입장에 훨씬 가깝다. 한나라당은 검찰의 입장과 비슷하다.

    – 검찰은 구속영장 기각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한다.

    = 국정감사 때마다 법무부장관이 다짐하는 게 불구속수사 원칙이다. 증거인멸의 우려가 상당한 경우가 아니면 불구속수사 원칙이 기본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구속영장 발부율이 높다. 일단 구속시키고 보자, 그래야 자백을 빨리 받을 수 있다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다.

    수사편의가 인권보다 앞서 고려되고 있는 것이다.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무죄선고가 아니다. 불구속상태에서 재판받을 수 있다고 법원이 판정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불구속수사 원칙은 사법개혁의 한 방향이다.

    이 대법원장 발언의 좋은 배경과 나쁜 배경

       
    ▲ 검찰총장이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가운데 21일 오후 이용훈 대법원장이 퇴근을 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변협은 이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 과도하다. 변협은 그런 얘기를 하기 전에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모든 변호사가 그런 건 아니지만, ”사’자붙은 도둑놈’ 이라는 말이 국민들에게 통용되고 있는 엄연한 현실에 대해 변협은 고민하고 자성해야 한다.

    – 이 대법원장의 발언에 어떤 배경이 있다고 보나.

    = 이 대법원장의 발언에는 두 가지의 뒷배경이 있다. 먼저 좋은 배경으로 국민의 기본권 보호보다는 수사편의를 고집하는 기존 관행을 개혁하려는 법원의 의지가 있다. 부정적인 배경은 최근 검찰이 조관행 판사를 수사해 기소한 것에 대한 불만이다. 이 대법원장 발언 중에 보면 ‘5년간 뒷조사 해서 살아남을 놈이 누가 있느냐’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이런 것이다.

    문제를 이런 식으로 끌고가는 건 좋지 않다. 특히 자기 식구 챙기기식으로, 판사는 판사건드리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검사는 검찰 건드리는 것 경계하는 이런 다툼은 국민을 위한 다툼이 아니다. 자신들 직역이기주의를 위한 다툼에 불과하다.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

    압법-사법-행정 3부가 무능과 오류로 점철돼

    – 이번 논쟁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려면 뭐가 필요한가.

    = 지금 국회에 와 있는 사법개혁과 관련된 여러 법률 개정안들이 있다. 굉장히 광범위하고 중요한 것들이다. 우리 입법사에서 몇 십 년마다 한 번 씩 할 수밖에 없는, 해마다 할 수 없는 법안들이다.

    사법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것이 올바른 사법개혁안인가 하는 것을 전국민적 관심과 참여속에서 논의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보기에는 사개추위에서 힘들게 만들었다는 안도 미흡하다. 그런데 한나라당이나 검찰 일각에서는 이 마저도 뒤엎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핵심은 사법개혁의 내용과 방향이다. 자기들 밥그릇 싸움은 삼가해야 한다.

    –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파문도 그렇고, 최근 사법이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다.

    = 사법만이 아니다. 바다이야기를 보자. 바다이야기 사태는 행정과 입법의 무능과 오류가 드러난 것이다. 전효숙 재판관 문제도 행정과 입법의 문제다. 조관행 판사 기소는 사법의 문제다. 헌법상 가장 중요하다는 사법, 행정, 입법의 3부가 무능과 오류로 점철되어 있다는 얘기다.

    국가위기의 근원은 이것이다. 대오각성과 환골탈태가 요구된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책임져야 할 주요 당사자다. 전효숙 사태와 관련해서도 한나라당은 파행에 책임을 져야 할 당사사이지 질책을 할 주체가 되기 어렵다.

    법은 계급적 이해관계의 제도적 표현

    – 국민들은 법은 중립적이라는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사법 관련 여러 문제들은 법이라는 것이 법을 다루는 사람들의 밥그릇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고 정치적으로도 전혀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원래 법은 계급적 이해관계의 제도적 표현이다. 사법부는 계급적 이해관계가 반영된 법률에 의거해서 심판을 내리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법부는 가장 치열한 계급투쟁의 현장, 또는 계급적 이해관계가 각축을 벌이는 현장이다. 공정과 합리를 중심으로 내세우지만 사실상 계급적 이해관계가 관철된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하지만 우리가 보아온 것은 법 앞에 만 명만 평등한 현실이다. 대법원에서 내리는 각종 최종 판결을 보면 과연 정의가 살아있는지, 약자가 배려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이제까지 내린 위헌법률 심사나 제반 심판들을 보면 지극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기득권층의 이해에 기반한 관점에서, 판결이 내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 우리 사법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만큼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훨씬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사실 전효숙 재판소장 임명은 작은 변화, 큰 변화에는 대단히 미흡한 작은 변화를 이루겠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조차도 완강히 저항하는 현실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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