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 보호 50년→70년, 경제손실 2천억원
        2006년 09월 22일 10: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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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협상을 통해 저작권 보호기간을 현행 저작자 사후 50년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70년으로 연장할 경우, 향후 20년간 우리나라가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이 2천억원에 달한다는 정부의 연구용역 보고서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또한 정부는 한·미FTA 협상을 시작하고 2개월이 지난 4월에 용역을 의뢰해 3차 협상이 끝난 최근에야 이같은 결과를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각국의 사례를 통해 FTA 체결이 문화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는 4차 협상이 끝나는 오는 11월에 나올 예정이어서 정부의 한미FTA 졸속협상이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문화관광부가 한국저작권법학회에 의뢰해 이달 발간한 ‘저작권보호기간 연장의 사회적 경제적 파급효과’라는 용역보고서를 21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협상에서 저작권 보호기간을 현행 50년에서 70년으로 늘리면 향후 20년간 추가적으로 저작권자에게 발생하는 소득은 총 2,111억원이다. 하지만 이중 70.6%가 미키마우스 같은 캐릭터물에 대한 로열티로 미국의 저작권자에게 지급되고 기타국적의 저작권자에게는 26.2%, 한국의 저작권자에게 지급되는 소득은 3.2%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얻을 이익은 67억 8천만원에 불과한 반면 해외로 유출되는 돈은 2,044억원인 것으로 나타나 경제적 손실이 2,000억에 이른다는 결론이다.

       

    보고서는 “무역수지효과 측면에서 저작권 보호기간의 연장은 출판, 음반, 캐릭터산업 등 모든 분야의 적자폭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밝히고 반면 “보호기간 연장이 국내 저작권자에 대한 창작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효과는 극히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은 적어도 20년 후에나 검토해 볼 수 있는 정책으로 판단된다”고 권고했다.

    천영세 의원은 “문화관광부 보고서 역시 매우 소극적으로 계량된 수치”라며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에 따른 실제 경제적 손실은 2천억원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광부 보고서는 국내 출판업계가 해외에 지불해야 하는 추가 저작권료 피해를 620억원 수준으로 잡고 있지만, 국회예산정책처에서 천 의원실에 제출한 비공개 자료에 따르면 최소 800억원에서 1,800억원 이상을 추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천 의원은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 이슈는 미-호주 FTA에서처럼 미국이 맺은 FTA 단골 메뉴라는 점에서 정부가 충분히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던 쟁점이었다”며 “한-미 FTA 협상 개시 발표 이후에야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3차 협상이 끝난 시점에서야 결과가 나온 것은 정부가 주장하듯 한-미 FTA가 사전에 ‘준비된 협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천 의원은 “문화산업 전반에 대한 용역보고서는 11월에나 나올 예정”이라며 “FTA 협상의 분야별 빅딜 과정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문화산업이 미국에 도매금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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