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빅3 작통권 문제 대선 공약으로”
        2006년 09월 21일 04: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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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당 대선 후보들이 당연히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환수시기가 당겨질 경우 대선후보 공약에 전작권 재협상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보수단체들이 “내년 대선에서 전시 작통권 재협상을 공약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하겠다”고 선언해 파장을 일으킨 뒤여서 한나라당 지도부의 잇단 전작권 대선 연계 발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재섭 대표는 2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시 작통권의 조기 단독행사는 한반도 평화를 해치고 국민 부담을 엄청나게 가중시킬 것”이라며 “전작권 조기 단독행사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강 대표는 “(현 정부가) 작통권 조기 단독행사를 강행한다면 한나라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며 제가 그 선두에 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강 대표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관훈클럽 토론에서 한나라당이 반대한다면 대선 공약으로 내걸라고 한 발언과 관련 질문에서 “당 대선후보들도 작통권 문제에 대해선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얘기한다”며 “그 분들이 당연히 그렇게 (대선공약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이날 인터넷기자단과 가진 오찬에서 전작권 환수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왜 자기 임기 밖의 일을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하냐”며 “(미국 주장에) 100% 맞장구를 치는 대통령은 남의 나라 대통령처럼 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2009년에 전작권을 갖고 오면 경제살리기를 할 수 없다”며 “환수시기가 당겨질 경우 한나라당의 새로운 대선 후보 공약에도 작통권 이양시기에 대해 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잇단 전작권 대선공약 발언에는 최근 보수단체들이 내년 대선에서 전작권 재협상 공약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선진화국민회의,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11개 보수단체들은 지난 12일 ‘전작권 환수 반대 500만 서명운동’ 발대식 기자회견문에서 “내년에 재협상을 공약하는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해 기필코 차기정권이 재협상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서명운동을 이끌고 있는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 서경석 목사는 15일 “특정 정당이나 특정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는 추호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 해명했고 재향군인회도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서둘러 밝혔다. 하지만 이미 전작권 환수 반대운동이 결국 내년 대선에 유리한 환경 조성을 위한 정치운동이라는 시각이 확산된 이후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먼저 나서 시청 앞에서 데모를 주도하면 한나라당 편들어주는 것 같고, 정치 활동하는 것 같아 사회각계각층이 뛰어나올 수 없는데 (한나라당이) 뒤로 빠져있는 동안, 교수, 재향군인회, 전직 외교관 등 ‘의병’들이 다 일어났다”며 “한나라당은 전략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나라당 지도부가 잇달아 대선후보가 전작권 재협상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보수단체의 주문에 대한 화답이자 한나라당 (재집권) 전략의 다음 수순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한나라당 대권 주자들도 최근 전작권 조기 환수에 반대 입장과 재협상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이에 조응하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차기정부에서 논의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한 발 더 나아가 “국가적 협상은 존중돼야 하지만 재협상을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발언하기도 했다.

    물론 ‘재협상’을 대선 공약으로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표의 한 측근은 “전작권 문제는 분명 내년 대선에서 중요한 안건이 될 것”이라면서도 “10월 협상도 봐야하고 현상에 충실해야 하는데 대선 공약은 이르다”고 말했다. 이명박 시장측도 “필요하다면 재협상을 할 수 있다고 이미 밝혔다”며 “대선 공약이 되는 문제인지는 모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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