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외
        2020년 06월 05일 11: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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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마크 해리슨 (지은이),이영석 (옮긴이)/ 푸른역사

    21세기 문명사는 어쩌면 코로나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뉠 듯하다. 코로나 사태의 파급력은 그만큼 깊고 넓다. 무역과 해외여행이 막대한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란 낯선 용어는 우리 일상을 바꾼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가 활성화되는 것이 그런 예다. 마스크가 상비품이 되는 등 일상의 풍경이 바뀐 것은 덤이다.

    이처럼 세상이 요동치니 전염병의 역사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어디쯤 서 있고, 어디로 가는지 알기 위해선 먼저 지나온 길을 아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의학사가가 쓴 이 책은 이를 위한 탁월한 길라잡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12년 연구의 결실이다. 700년에 걸쳐 6개 대륙에서 벌어진 전염병과의 투쟁을 꼼꼼하게 살폈다. 자연스레 언급되는 전염병들은 다양하다. 14세기 페스트에서 콜레라, 황열병, 가축 질병인 우역은 물론 광우병 소동과 조류독감 등 동물 전염병과 21세기의 사스와 메르스까지 다뤘다. 당연히 1865년 메카를 습격한 콜레라, 1910년 만주를 강타한 페스트 등 굵직한 전염병 파동을 빠뜨리지 않는다.

    이를 위해 지은이는 관련 학자들의 선행연구는 물론 다양한 세미나와 학술대회의 도움을 받았다. 인도 등 여러 나라의 기록을 살핀 것은 물론이다. 그 결과, 특정 국가의 차단 방역처럼 한 나라의 전염병 투쟁사가 아니라 상당한 지리적 범위에 걸친 장기간의 상호작용을 추적한 ‘세계사’로 결실을 맺었다. 이 책의 기본적인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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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 과학 읽기 : 건강.의료편> – 내 삶을 지키는 쉽고 재미있는 과학 50

    김종화 (지은이)/ 생각비행

    재미있는 과학 읽을거리’를 표방하며 《아시아경제》 온라인판에 인기리에 연재된 [과학을 읽다]가 책으로 엮여 나왔다. 2018년 1월 3일부터 2020년 5월 7일까지 만 28개월간 하루 한 꼭지씩 독자를 만난 수많은 기사 중에서 건강한 삶을 위해 상식으로 알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 좋을 정보들, 우리 몸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주는 지식들을 가려 담았다.

    《1분 과학 읽기》 1부는 건강편이다. 잠을 자고 또 자도 왜 피곤한지, 사람이 자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지, 살 안 찌는 체질이 과연 따로 있는지 등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에 답을 주면서 건강을 지키는 비결을 함께 알려준다. 논문보다 쉽고 교과서보다 실용적이다.

    다이어트를 해도 절대 빠지지 않는 3킬로그램은 무엇일까? 오랜만에 운동하면 근육통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식물의 칼로리를 꼼꼼히 따지면 살을 뺄 수 있을까? 겨울철을 따뜻하게 보내는 간단한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기사에 담지 못한 정보와 숱한 자료를 덧붙여, 일상의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변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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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우리가 있다> – 대한민국 정신장애인 수난사

    백재중 (지은이)/ 건강미디어협동조합

    이탈리아 정신보건 혁명에 관한 책, 『자유가 치료다』 저자가 우리나라 정신장애인 수난의 역사와 현실에 대해 기술한 책이다. 구미 여러 나라의 경우 이미 1970~80년대 탈시설화를 이루어 지역사회 정신보건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으나 우리나라 정신보건은 한참 뒤쳐져 있다. 여전히 정신병원이나 정신요양시설에 장기 입원해 있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과정에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던 정신장애인의 감염과 희생이 유난히 컸다. 이는 폐쇄되고 환기가 안 되는 조건에서 많은 사람이 밀접하게 지내야 하는 생활 환경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눈에 보이지 않던, 사회 관심 밖에 놓여 있던 정신장애인의 현실이 코로나19 유행으로 그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현실은 어제 오늘이 아니라 오랜 과거부터 계속 이어져 온 수난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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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첫 그림책 토론> – 생각이 트이고 말문이 열리는 시간

    책이랑 소풍 가요 (지은이)/ 맘에드림

    교실에서 실제로 진행된 11개의 수업을 다루며, 각 수업에 알맞게 각기 다르게 선정된 토론방식을 소개하고자 한 책이다. 토론하기 전, 독서 단계에서부터 그 과정은 상세하다. 읽기 전에 표지와 그림을 보며 상상하고, 읽으며 교사와 문답을 나누고, 읽은 후 이해하는 활동을 직접 만든 활동지와 함께 차근차근 안내하고 있다.

    토론 수업에 대해서도 매 수업마다 이모저모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학생들이 자주 실수하거나 힘들어하는 점, 그에 대한 교사의 대책과 적절한 개입 시점, 수업에서 이 토론을 선택한 이유 등을 본문과 Q&A 형식을 빌어 정리했다. 토론을 마친 후 학생들의 흥미를 돋울 독후 활동과, 수업을 마친 후 교사들이 느낀 성찰 및 연계 토론 주제나 활동지 작성요령 등의 조언도 마지막까지 충실하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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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

    간호윤 (지은이)/ 소명출판

    연암 박지원은 천근의 활을 당기듯, 신중하게 글쓰기를 하라고 하였다. 책은 제대로된 글쓰기를 위한 방법을 담고 있다. 다산의 독서와 연암의 글쓰기를 중심으로 제대로된 글쓰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의 중심인 다산과 연암의 글 뿐 아니라 이규보, 이익, 정조, 박제가, 이건창까지 여러 학자들이 말하는 독서와 글쓰기 방법에 관련된 글들을 수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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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난민> : 해주의 별나라 생존 어드벤처

    강로사 (지은이),심윤정 (그림)/ 아르볼

    2120년의 지구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모험 동화이다. 해주가 만나는 독특한 생김새의 외계인들, 각양각색의 행성들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 달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활동할 수 있는 프리즈족, 커다란 젤리처럼 생긴 외계인, 두 개의 입으로 끊임없이 말하는 블라성 외계인 등 다채로운 재미가 가득하다.

    생김새부터 출신 행성까지 다른 외계인과 친구가 되어 서로를 위하고 돕는 모습은 우정과 협동의 소중함을 보여 준다. 우주를 직접 모험하는 기분으로 해주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상상하고 공감하는 힘을 키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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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무엇>

    레자 달반드 (지은이),김시형 (옮긴이)/ 분홍고래

    낯선 것은 두려운 걸까?

    작가 레자 달반드는 이란에서 태어나 이란뿐 아니라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도 활동하는 그림책 작가입니다. 2018년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 박람회에서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작가입니다. 《검은 무엇》은 우리 안에 있는 편견과 두려움에 관해 철학적 사유를 끌어내는 그림책입니다.

    어느 날 아침 빛으로 반짝이는 숲의 나무 사이에 검은 무엇이 있습니다. “이게 뭘까?” 동물들은 검은 무엇이 궁금해서 요리조리 살피고 냄새를 맡아봅니다. 그러고는 스스로 그것의 정체를 넘겨짚고 다른 동물에게 알립니다. 일순간 숲속은 난리가 납니다. 모두 공포에 휩싸입니다. 곧 하늘이 무너질지도 모르고, 기마 부대가 숲으로 쳐들어올지도 모릅니다. 부화한 용이 숲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후로도 숲은 조용합니다.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검은 무엇은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낯선 것을 처음 대할 때 드는 생각은 두려움입니다. 두려움은 곧 편견과 혐오를 일으키지요. 작가 레자 달반드는 다양한 색이 공존하는 숲속이라는 공간에 정체불명의 ‘검은 무엇’을 가져다 놓음으로써 ‘낯선 것’과 ‘두려움’에 관해 이야기를 끌어냅니다. 숲속에 놓인 ‘검은 무엇’이 던지는 질문, 편견과 두려움과 혐오는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두렵지도 위험하지도 않은 검은 무엇!
    “검은색이 품은 수많은 색에 관한 이야기”

    책 속 숲과 동물들은 투명하고 화려한 색으로 빛납니다. 그리고 검은 빛도 뚫을 수 없는 듯 새까만 무엇이 놓여 있지요. 그것은 이질적이기보다 조화롭습니다. 숲에 자연스럽게 깃든 검은색도, 동물들 몸에 박힌 검은색 무늬도, 책의 좌측을 차지하는 하얀 바탕에 검은 글씨까지도 낯설고 두렵기보다 익숙하고 친근합니다.

    알다시피 검은색은 다양한 색을 섞어야지만 만들어지는 색입니다. 그래서 검은색도 자세히 보면 수많은 검은색이 존재합니다. 다른 색과 달리 수많은 색을 품어야지만 얻을 수 있는 검은색은 포용의 색일지도 모릅니다. 색에는 공포도 위험도 없습니다. 색깔에 차별을 덧씌우는 우리의 생각이 위험한 것입니다.

    밤이 두려운 것은 색을 지워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눈을 뜨고 기다리면, 어둠은 천천히 자신이 품은 것들을 내어줍니다. 위험하지도 두렵지도 않은 검은 무엇, 혹시 이것은 멋진 나무 한 그루로 자라날 씨앗이거나 달콤한 초콜릿 한 조각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동전이 가득 든 주머니일 수도 있고 말이죠.

    “어쩌면 너는 검은 무엇의 정체를 알지도 몰라. 검은 무엇, 사랑스러운 무엇, 전혀 무섭지 않고 해롭지도 않은 무엇, 그러니까 이 검은 무엇이 무엇이냐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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