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한 달····정부, 직접 나서야
수조원 정부 지원금 받는 항공업체, 자회사 하청노동자에겐 ‘정리해고’
    2020년 06월 02일 05: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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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계가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아시아나케이오 하청노동자 정리해고 사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고용유지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수 조원의 지원을 받은 항공산업계가 최소한의 고통분담도 없이 ‘우선 해고’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재난상황의 모든 피해가 노동자로 돌려져선 안 된다. 재난상황에서의 모든 해고를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유하라

이날 회견엔 노동·문화예술·보건의료·종교·지역·정당·시민사회 등 각계 161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사태를 막아내지 못하면 타 사업장에서도 ‘연쇄 정리해고’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많은 단체들이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의 정리해고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1조가 넘는 정부 지원금을 받았고 향후 항공산업 전체엔 8조원의 기업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금호아시아나재단의 자회사인 아시아나케이오는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 8명이 무기한 무급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11일 정리해고 했다. 정리해고 대상에서 제외된 다른 이들도 처지는 비슷하다. 절반 이상이 권고사직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고, 나머진 무기한 무급휴직에 내몰렸다. 재정 지원을 받는 대신 고용유지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정부의 ‘말’이 현장에선 어떤 효과도 없다는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단체들은 “정부는 항공산업 내 최상위 지위에 있는 원청 사용자들이 하청노동자의 고용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해고 먼저 수순을 밝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과 현장지도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말만으론 고용을 지켜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위기 상황에서 노동자를 방패 삼아 무급휴직과 해고를 자행하는 기업도 문제지만, 이를 방관하며 우회 허용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견 참석자들도 기업보단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조현철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단 하나의 일자리도 지켜내겠다’고 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어떻게 비정규직 노동자가 무급휴직을 거부했다고 정리해고 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조 이사장은 “정부가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이 시국에서 고용에 관한 많은 기업에 중대한 신호 보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총이 아니라 해고”라고 경고했다.

김소연 ‘꿀잠’ 운영위원장도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는 사업장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라며 “이 해고를 시작으로 다른 기업의 해고가 이어질 것이며 이 시작을 끊지 않으면 더 많은 노동자들이 고통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영국 정의당 노동본부장은 “수조원대의 기업안정자금을 지원하면서 노동자 해고문제에 대해선 외면하고 있다는 게 아시아나케이오 사건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권 본부장은 “기업에 재정을 지원해 살리려 했을 때 선행해야 할 것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그것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큰 책임”이라며 “대통령은 불안정한 새로운 일자리만 계속 공언하지 말고 기존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항공산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음에도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은 해고됐다. 이들은 그나마 민주노총 조합원이니까 투쟁이라도 한다. 미조직 노동자들은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정부는 노동자를 향한 공권력 행사를 거두고 자본가에 공권력을 행사해야 한다.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정리해고는 모두 부당해고라는 것을 자본가에게 경고해야 한다. 암암리에 벌어지는, 노조 밖 노동자들의 해고도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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