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민사회단체들
“홍콩 국가보안법 폐기하라”
주한 중국대사관 앞 기자회견 열고 홍콩 시민과의 연대 표명
    2020년 06월 01일 04: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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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이 1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이 홍콩 시민의 기본권을 탄압하고 홍콩 자치권을 위협할 것이라며 “홍콩 국가보안법을 폐기하라”고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특히 우리 정부에도 홍콩 보안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변 국제연대위원회와 참여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국내 49개 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주한 중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연대해온 한국의 시민사회는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홍콩 기본법을 무시하고 홍콩 시민들의 인권을 압살하는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사진=참여연대

이 단체들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시민들을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을 막는 것은 인류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존엄과 양심의 문제”라며 “한국의 시민사회는 국가보안법 시행을 시작으로 홍콩 시민들에게 가해질 억압과 폭력에 함께 맞서고 연대해 내갈 것”이라고 결의했다.

중국 정부에 ▲홍콩 보안법 폐기와 홍콩 기본법 존중 ▲일국양제 보장과 국제인권기준 준수를, 홍콩 정부엔 ▲5대 요구안 수용과 폭력진압 중단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도 홍콩 보안법 폐지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달 28일 홍콩 보안법을 찬성 2878, 반대 1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홍콩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 제23조엔 국가 전복이나 반란 선동, 해외 정치조직 및 단체의 홍콩 내 정치활동 등으로 국가 안보에 위해를 끼치는 사람이나 단체에 대해 최장 30년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도록 명시하고 이에 관한 법률을 홍콩에서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정부 활동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뜻으로, 이 법에 따르면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에 참여하거나 SNS에 글을 올리는 이들 모두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고, 홍콩의 시민사회단체나 노동조합이 외국의 단체들과 연대하는 역시 처벌이 가능하다. 홍콩 보안법이 시민들의 집회와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제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법 도입 절차부터 문제라는 지적이다. 홍콩 기본법 23조에 따르면 홍콩 정부가 보안법 관련 내용을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주도해 홍콩 보안법을 제정한 것은 그 자체로 기본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직접 국가보안법 제정에 나선 것은 중국 정부 스스로가 일국양제를 근간부터 뒤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보안법 통과는 홍콩 시민들의 민의와도 완전히 반대된다. 지난해 11월 홍콩 구의회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초유의 압승을 거두는 등 홍콩 시민들은 시위는 물론 투표를 통해서도 홍콩 민주화를 요구해왔다. 더 큰 문제는 홍콩 보안법이 통과되면 앞으로의 선거가 더욱 민의를 반영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 법이 시행되면 올해 9월로 예정된 홍콩 입법회 선거도 의미를 잃게 된다”며 “정부에 비판적인 의원들에 대해서 얼마든지 국가보안법 위반을 문제 삼아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서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국가보안법의 본질에 충실한 악법”이라며 규정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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