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 여럿 봐야 스웨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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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9월 20일 08: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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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신문을 여러 가지 봐야 하는 이유는, 진실을 찾기 위한 조각 맞추기 때문이다. 19∼20일자 신문들이 스웨덴 총선결과에 따른 복지모델을 놓고 벌이는 공방 역시 마찬가지다.

    ‘조사하면 다 나오는’ 세태에 구관서 EBS 신임사장의 ‘석·박사 판박이 논문’이 걸려들었다. 구 사장은 "살펴보면 다른 게 적지 않을 것", "이론적 배경이 같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신문들이 쉽게 넘어갈 태세가 아니다.

    다국적 제조업체인 P&G사가 일본에서 생산한 SK-Ⅱ화장품에서 사용이 금지된 네오디뮴과 크롬 등 중금속 물질이 검출됐다는 중국발 보도와 관련해, SK-Ⅱ코리아는 20일자 신문 1면 하단에 일제히 반박성 의견광고를 게재했다. 그러나 국민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에는 이 광고가 실리지 않았고, 세계일보는 이 광고가 아닌 ‘간을 빼놓고 사시는군요’ 카피의 모 제약회사 광고를 실었다.

    다음은 20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경향신문 <386세대 80% "진보개혁의 위기 공감">
    국민일보 <한심한 외교/회담내용 주미대사·청와대 대변인 딴소리>
    동아일보 <태국 군사쿠데타 발발>
    서울신문 <서울 4대산업벨트 특화개발>
    세계일보 <미 퍼스트레이디 울린 탈북청소년의 편지>
    조선일보 <추석이 슬픈 이웃들/"오빠, 올 추석엔 엄마 올까…">
    중앙일보 <"대형참사 있었다…보험금 달라"/북한, 영국·러시아 재보험사에 이례적 요청>
    한겨레 <2010년 수능 영어듣기 늘린다>
    한국일보 <태 군부 쿠데타…임시정부 선언>

    스웨덴 복지모델, 우리는?…경향·한겨레·한국 "비교 자체가 민망하다"

    세금을 많이 거둬서 전 국민에게 노인복지, 아동·가정복지, 장애인 복지 등 완벽한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웨덴 복지모델이 실패했냐, 아니냐를 두고 신문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이 스웨덴 총선결과를 바탕으로 노무현 정부의 복지정책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자, 20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등이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 한국일보 9월20일자 5면.  
     

    한국일보는 5면 머리기사 <스웨덴 복지모델 실패했나/한국은 ‘복지 빈곤’…"비교는 말 안돼" 지적>에서 "스웨덴 집권 중도좌파연합의 총선 패배로 스웨덴 복지모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웨덴식 복지과잉의 전철을 한국이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복지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며 "그러나 한국은 복지의 빈곤이 경제성장과 사회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어서 스웨덴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우선 복지 씀씀이부터 천양지차다. 정부 재정에서 사회복지 지출 비중을 보면 한국(2005년)이 26.7%로 스웨덴(2003년 54%)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문 지출(2001년 기준)을 봐도 한국은 6.1%에 불과하지만 스웨덴은 28.9%로 5배에 육박한다. 한국은 터키(13.2%)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또, "스웨덴 국민은 노후의 대부분을 나라가 책임져 주지만, 한국은 전적으로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 스웨덴이 여성의 보육 부담을 덜어주면서 여성의 지위를 세계 1위로 끌어올렸다면, 한국은 보육의 대부분을 여성 개인에게 맡기고 있다"며 "스웨덴은 봉급의 50%를 세금으로 거두고 직장을 잃으면 소득의 80%까지 정부가 지급하지만, 한국은 봉급생활자의 절반이 세금을 내지 않는 대신 직장을 잃으면 생계가 막막해진다"고 보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일보는 "복지에 관한 한 한국이 영양 부족이라면 스웨덴은 비만"이라며 "스웨덴이 과도한 ‘왼쪽'(복지과잉)에서 중도로 수정해야 할 처지라면, 한국은 오히려 복지를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라고 못박았다.

       
      ▲ 조선일보 9월19일자 3면.  
     

    한겨레도 19일에 이어 20일에도 스웨덴복지모델에 근본변화는 없으며 우리나라 사정과는 단순 비교해서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겨레는 이날 전면을 관련기사로 채운 8면 머리기사 <참여정부는 ‘복지병’ 아닌 ‘복지부실’이 문제>에서 "스웨덴은 따라할래야 할 수가 없는 모델"이라는 최경수 KDI 연구위원의 말을 전했다. 지난달 정부에서 발표한 장기종합전략 ‘비전 2030’의 복지부문을 맡았던 최 연구위원에 따르면, 복지는 재원마련이 우선인데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스웨덴 정도까지 세금을 걷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총선결과가 스웨덴 모델의 폐기를 의미하는 것인지, 참여정부가 스웨덴을 얼마나 벤치마킹했는지 등을 둘러싼 논란과 무관하게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가 초보 수준에 불과하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적다"며 "스웨덴이 복지 모델을 수정한다고 우리의 복지정책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안상훈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의 말을 전했다.

    경향신문 김학순 논설실장은 30면 칼럼 <스웨덴 복지모델의 앞날>에서 "(좌파정권 선거패배로) 어깨가 으쓱해진 한국의 보수진영은 복지 대신 성장과 효율성에 방점을 뚜렷하게 찍고 싶어한다…독일이 그랬듯이 스웨덴 모델의 취약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이를 유럽의 우향우 가속화로만 평가하기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최근까지 스페인, 노르웨이,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지에서 중도좌파정당들이 재집권하는 흐름이 분명하게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35면 사설 <스웨덴 모델은 스웨덴 모델일 뿐이다>에서 예의 중립적인 논지를 펼치면서도 "남의 나라 총선결과를 놓고 견강부회식 논쟁을 벌이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고언을 잊지 않았다.

    한겨레는 27면 사설 <스웨덴 정권교체에 ‘복지병’ 운운하는 세력들>에서 "이들(국내 보수언론과 일부 학자들)은 한목소리로 ‘사민당의 패배=스웨덴 복지모델의 실패’로 규정하고, 나아가 ‘복지 무용론’과 ‘성장 만능주의’를 설파한다. 논리적 비약과 견강부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복지 현실은 스웨덴과 비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런 현실에서 ‘복지병’ 운운하는 것은 마치 저체중 환자가 비만을 걱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태국 군사 쿠데타 발발…동아·조선·한국 1면에

    태국 군부가 19일 쿠데타를 선언했다고 군 방송인 TV5가 이날 밤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10대 이상의 탱크가 방콕 도심에 진입해 정부 청사 건물의 주변 도로를 봉쇄했다고 전했다.

       
      ▲ 동아일보 9월20일자 1면.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탁신 시나와트라 총리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의 이동을 금지했다고 AP 연합뉴스 등이 전했다. 20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중 1면(최종판)에 관련기사를 추가한 신문은 동아일보(머리기사), 조선일보, 한국일보(머리기사)다.

    경향·한국 "EBS 구관서 사장, 석·박사 논문 똑같네"

    방송위원회(위원장 직무대행 최민희)가 19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신임사장으로 임명한 구관서씨가 ‘유사한 논문’으로 서울대 석사 학위와 홍익대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경향신문은 9면 머리기사 <EBS 구관서 신임사장, 석·박사 논문 똑같네>에서 "두 논문은 6개월 시차를 두고 동일한 교수의 지도 및 심사 아래 쓰여 논문을 놓고 대학교수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서울대 및 홍익대에 따르면 구 사장은 2000년 8월 홍익대에서 ‘교육행정기관 평가준거의 타당성 분석’이라는 논문을 제출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구 사장은 이듬해 교육부를 휴직한 뒤 홍익대 겸임교수로 임용됐다"며 "그러나 구사장의 박사 논문은 2000년 2월 그가 서울대에 제출한 ‘시·도교육청 평가의 준거체제 개발’이란 석사 논문과 연구목적, 결론 등이 매우 비슷하고, 본문 내용도 상당 부분 똑같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박사 논문에서 인용한 도표도 석사 논문과 동일했다.…하지만 구사장은 이런 인용 사실을 홍익대 박사 논문에 각주나 참고문헌을 통해 밝히지 않았다"며 "구사장의 석사 학위 논문이 대학원 수료 18년 만에 나왔다는 점도 의문이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의 경우 대학원 수료후 최장 8년 안에 논문을 쓰지 않으면 제출 자격 자체를 잃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구 신임사장은 경향신문 취재진에게 "두 논문의 이론적 배경이 같기 때문에 논문의 내용이 일부 같은 것이다. 석사 논문을 발전시켜 박사 논문을 썼다는 사실을 박사 논문에 밝히지 못한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한국일보도 2면 머리기사 < EBS사장 석·박사 논문이 ‘판박이’>에서 "방송위원회가 19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신임 사장에 임명한 구관서 전 교육인적자원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이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을 거의 베낀 내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실이 확인돼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며 "EBS 노조측은 ‘학생들을 주 시청자 층으로 하는 교육방송 사장으로 부적합한 인물’이라며 즉각 출근저지 투쟁과 함께 퇴진 운동에 돌입, ‘파행 방송’ 등 파장이 커질 조짐"이라고 보도했다.

    구 사장은 한국일보 취재진에게는 "박사논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석사논문과 다른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동아일보도 8면 2단 기사 <EBS노조 "신임사장 논문 재탕 의혹">에서 관련소식을 전했다.

    ‘SK-Ⅱ’ 1면 광고, 국민·서울·세계는 없네

    다국적 제조업체인 P&G사가 일본에서 생산한 SK-Ⅱ 화장품에서 사용이 금지된 네오디뮴과 크롬 등 중금속 물질이 검출됐다고 19일 중국 보건당국이 밝힌 것과 관련해 SK-Ⅱ코리아는 20일자 전국단위 일간지 1면 하단에 의견광고를 일제히 게재했다.

       
      ▲ 9월20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하단광고. 국민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에는 실리지 않았다.  
     

    SK-Ⅱ코리아는 임직원 일동 명의의 <SK-Ⅱ는 절대 안전합니다> 광고에서 "이번 보도에서 문제로 삼은 수준은 인체의 안전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와 매일경제 한국경제에는 실린 이 광고가 국민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에는 실리지 않았다.

    지금껏 구설에 오른 기업의 의견광고나 해명광고가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에는 ‘골고루 빠짐없이’ 실렸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국민일보는 광고 없는 전면편집이었고 서울신문은 소방방재청 광고를 게재했다. 세계일보는 ‘간을 빼놓고 사시는군요’ 카피의 모 제약회사 광고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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