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의 ‘그린뉴딜’,
    더 담대한 도전이 필요하다
        2020년 05월 30일 11: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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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단체들이 공동으로 ‘그린뉴딜’에 대한 성명서를 기고 글로 보내와서 게재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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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의 ‘그린뉴딜’, 더 담대한 도전이 필요하다>

    야심찬 계획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른 것일까. 대통령의 취임 3주년 연설에서 기후위기는 소외되었다. 지난 16일에 논의된 ‘그린뉴딜’의 핵심 또한 온실가스 감축이 아니었다. 정부가 그린뉴딜을 하겠다고 결정한 건 희망적이지만, 동시에 기후위기에 맞설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

    본래 그린뉴딜의 핵심은 ‘기후위기 극복’이다. 구체적으로는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그 과정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기존의 회색 산업이 친환경적인 직업들로 대체된다는 의미다. 이때 중요한 건 일자리의 개수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이다. 불안정한 일자리는 기후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을 전환하겠다는 말도 삼갔으며, 앞으로 어떤 일자리가 생길 것인지도 밝히지 못했다. 국내외에서 석탄발전소가 가동되는 한 기후위기 극복은 불가능한 목표다. 만약 정부가 기후위기에 대응할 의지가 있다면, 향후 계획에는 탈석탄 시기와 산업전환 로드맵이 담겨있을 것이다.

    그린뉴딜의 또 다른 목표는 ‘불평등 해소’이다. 모든 위기는 특정 집단에 더 큰 피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당장 빈곤층은 쪽방에서 폭염에 시달리고 있고, 노동자들은 산업전환의 불안을 마주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사회적 불평등과 위기는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불평등과 기후위기에 맞서려면 과감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대규모 투자로 산업전환을 뒷받침하는 한편, 공공서비스를 통해 기존의 불평등까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코로나19 이후 국민들은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서비스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한 그린뉴딜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그린뉴딜은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해야 한다. 기존의 사회•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만 온실가스를 급격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전환을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이 실직하고 지역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특정 집단에 집중되는 피해는 사회가 고르게 분담해야 한다.

    그래서 그린뉴딜은 몇몇 부처만의 사업도 아니고, ‘한국형 뉴딜’의 작은 일부도 아니다. 정부가 공정한 대책과 보상을 마련하기 위해선 당사자들이 의사결정 기구에 참여를 보장받아야 한다. 노동자, 지역사회와 청년 같은 이해관계자들이 주도하는 전환만이 정의로울 것이다.

    우리는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19, 경제위기와 기후위기를 동시에 극복해야만 한다. 하지만 위의 조건들을 갖추기 전까지, 우리는 정부의 뉴딜을 ‘그린뉴딜’이라고 부를 수 없다. 언어를 넘어선 담대한 도전만이 그린뉴딜 정책을 성공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에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께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기후위기 극복”을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우선과제로 만들어 주십시오. 코로나19와 불평등은 이미 우리의 일상으로 침투했고, 눈앞에 닥친 기후위기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성장이 아니라 거대한 전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2. 석탄발전소 퇴출 시점을 정하고,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립해주십시오. 인류는 앞으로 1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만 합니다. 화석연료 산업을 그대로 두는 그린뉴딜은 과거의 ‘녹색성장’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3. 과감한 재정투자를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는 그린뉴딜을 실현해주십시오. 산업전환 과정에서 반드시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양질의 일자리와 공공성을 확충하는 그린뉴딜만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담대한 도전’이 살 길입니다. 취임 3주년 연설에서 말씀하신 각오를 펼쳐주시길 바랍니다.

    가디언즈 오브 클라이밋/기후결의/ 성공회대 공기네트워크/ 청년기후긴급행동/ Danger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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