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25일 공장에서 쫓겨나 650일 동안 거리를 헤매면서도 끈질긴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를 이끌고 있는 임헌진(31) 사무장이 지난 14일 조합원 11명과 함께 충북도청 옥상으로 올라가 기습농성을 벌이고 있다.
– 도청 옥상의 분위기는 어떤가?
= 처음에 농성을 시작할 때의 목적대로 도지사가 선거공약이나 면담했던 거처럼 하이닉스 사측과 직접교섭이 이뤄지기 전까지 내려가지 않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있다. 만의 하나 경찰이 강제진압을 할 경우에도 끝까지 자리를 사수하겠다는 결의를 하고 있다. 힘이 부족할 경우 극단적인 상황까지 서로 고민하고 있다.
– 12명의 조합원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건강은 어떤가?
= 며칠동안 계속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많은 조합원들이 감기를 걸렸다. 한 두명은 심하게 걸려서 많이 힘들어하는데도 내려가지 않겠다는 결의를 하고 있다. 비를 피할 곳이 없어서 비를 몸으로 맞고 있는 상황이다.
– 옷가지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을 텐데.
= 급하게 올라오게 돼서 아무 것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물을 사용할 수 없으니까 빨래는 물론 씻지도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각오만큼은 단단하다.
– 제일 큰 어려움은 뭔가?
= 추위가 제일 어려운 것 같다. 밤에 비까지 오고 날씨도 굉장히 춥다. 그러니까 잠도 제대로 못 잔다.
– 모두들 가족들에게 알리고 올라왔나?
= 집에 얘기하지 않고 올라온 조합원들이 있다. 여기에서 가족과 통화하면서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여기에 올라올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을 알고 있는 가족들이 나중에 이해해주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 경찰들의 진압 움직임을 한 눈에 보고 있을 텐데
= 조금 전에도 경찰이 사다리차로 올라와서 최후통첩을 하고 갔다. 경찰은 매트리스를 깔아놓긴 했지만 위험하니까 극단적인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조만간 공권력이 투입될 것 같다.
– 식사는 어떻게 하고 있나
= 밑에서 우리 조합원들이 직접 밥과 국을 해서 정이 담겨있는 식사를 올려주고 있다. 조합원들 동지애를 느끼면서 밥을 먹고 있다.
– 어제 도지사가 면담을 거부했다는데.
= 한달 전에도 도지사하고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 그런데 면담마저도 거부를 하고 있으니까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 아니냐. 우리가 스스로 해결을 해야 한다. 우리 결의의 표현을 이 자리에서 보여주자고 하고 있다.
– 하이닉스 자본에게 한마디 한다면.
= 반드시 우리는 공장으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끝까지 우리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청주공장에서 회사가 존재할 수 없도록 만들 것이고 기본적인 주체들의 투쟁을 바로 보게 될 것이다. 어떤 희생을 감수해도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전국의 동지들 적극적으로 연대준 것에 감사한다. 공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힘찬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지금까지 도와줬던 연대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줬으면 좋겠다. 동지들의 연대로 우리가 600일을 넘게 싸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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