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합의 후 대공장 분위기 느슨해져"
By tathata
    2006년 09월 17일 08: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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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17일 오후 대학로에서 조합원 4천여명(경찰추산 3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사정 밀실야합 무효화·노사관계 로드맵 분쇄·하중근 열사 책임자 처벌·공무원 노조 탄압 분쇄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노경총과 노동부의 합의를 강하게 비난하는 동시에 로드맵 합의 철회, 한미FTA 저지, 비정규개악법안 저지 등을 위한 하반기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날 연단에 나선 사람들이 한국노총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일 때 참석자들이 박수로 호응하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자성의 목소리들도 적지 않게 나왔다.

이날 대회에는 고 하중근 조합원의 영정사진을 들고 참가한 포항건설노조 조합원 340여명과 ‘노조 사무실 강제폐쇄 중단, 이용섭 행자부 장관 물러나라’는 몸벽보를 한 공무원노조 조합원 5백여명도 참가했다. 또한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해 덤프연대와 화물연대 등의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와 공공연맹,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하지만 금속연맹의 대공장 사업장의 노조 참가율은 저조한 편이었다. 

“한국노총, 노동자의 조직임을 포기”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한국노총은 노동자의 조직임을 포기한 채 자본가와 손잡고 야합하여 민주노총이 시퍼렇게 살아있는데도 노동자의 목줄이 걸려있는 개악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고 비난했다.

조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더 이상 한국노총과 손잡고 투쟁할 수 없으며 노동자, 농민, 민중과 더불어 정권과 한 판 승부를 벌일 것”이라며 “정권과의 대화를 단절하며 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노총에게 가해지는 위기는 좌고우면할 수도 없고, 돌아서 숨쉴 수 있는 땅 한 한 조각 없을 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정규직, 비정규직, 업종, 현장의 조건을 떠나 진정 목숨을 걸고 결사항전의 심정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개악법안, 한미FTA 저지, 로드맵 분쇄를 위해 하반기 총파업을 강행할 것을 밝혔다.

“기업별 노조 기득권 지키려 하지 않았나, 자성해야”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연대사에서 “민주노동당은 노동자의 표를 얻어야 집권할 수 있는 정당이지만, 한국노총은 자본과 정권에 야합하여 노동자의 조직단결과 투쟁의 자유를 짓밟아 노동자의 대의를 저버렸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노경총과 정부가 야합할 때 민주노동당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반성한다”고 전제하며, “혹여나 우리들의 마음속에 기업별 노조에 머물러 전임자 임금을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기업별 노조의 잔재를 완전히 씻어내고 산별노조로 계급대결로 가야함을 가야 함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포항건설노조의 투쟁과 공무원노조를 사수하기 위한 엄숙한 역사의 명령 앞에서 민주노총은 총파업으로 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11은 노동자에게 죽음의 날”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은 투쟁연설에서 “9월 11일은 노동자에게 죽음의 날이었다”고 못박았다. 그는 “그 날은 특수고용직과 공무원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이 날아가고, 150만 공공부문 노동자의 파업권이 박탈됐으며, 정리해고 요건 완화로 고용안정성이 무너져 내려 노동자의 깃발을 내릴 것을 요구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자본의 탈을 쓴 노조운동을 하고 있고 있으므로 노동조합이라 이름 붙일 수 없다”며 “한국노총은 빰 두 대 맞고 사과하라고 하지만, 그들은 1,500만 노동자의 목숨을 맞바꿨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스스로를 철저하게 반성하고, 새롭게 투쟁으로 일으켜 세워야 할 때”라며, “민주노조운동으로 죽음을 넘어서서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한 조합원들은 대학로에서 종로3가까지 걸어서 행진했다. 공무원노조는 방송차를 동원해 대국민 홍보전을 펼쳤다.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만들어진 공무원노조에 힘을 보태주십시오”라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포항건설노조 조합원들은 고 하중근 조합원의 영정 사진을 앞세워 행진했다.

“산별노조 건설 긴장도 떨어져”

남궁현 건설연맹 위원장은 집회 마무리연설에서 “노무현은 아닐 NO, 없을 無, 나타날 現의 합성어로 나타나서는 안 될 대통령이었다”며 “이대로 노동자와 농민은 방패와 소화기에 맞아죽고 노동자의 권리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넘길 것인가”라며 물었다. 그는 “싸우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총파업, 총투쟁으로 승리하자”고 말했다.

박대규 건설운송노조 위원장도 “제발 말로만 하는 투쟁이 아니라 행동으로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본과 정권은 노동자를 자르고 죽이고 있는데 우리가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는다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며 “언제 닥쳐올지 모를 ‘죽음’ 앞에서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죽음이 닥쳤다고 생각하며 싸우고 투쟁해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한미FTA · 평택 강제철거 ·  경찰 살인 폭력 · 노사정 밀실 야합 · 공무원 노조 탄압’이 적힌 펼침막을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치르고, 이날 오후 6시가 돼서 해산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 금속연맹 소속 대공장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과 관련 연맹의 주요 간부는 “아직도 조합원들이 기업별 노조의 기득권에 갇혀 그것을 뛰어넘는 것을 꺼려하고 있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고 전하며 “이번 9.11 합의로 산별노조에 대한 긴장도가 떨어지고, ‘보신주의’로 흐르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하부영 민주노총 울산본부 본부장도 “‘3년 유예 합의안’이 발표된 후 현장의 일부 조합원은는 ‘유예되면 좋은 거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상당수 조합원들은 유예안이 미칠 영향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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