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직업계 고등학생 사망사건
    “자살 아닌 잘못된 교육제도 의한 타살”
        2020년 05월 14일 12: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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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경주시 S공업고등학교에서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던 학생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가운데, 13일 교육·노동·지역 단체들이 직업계고등학교 기능반 폐지 등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전교조,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45개 단체가 모인 ‘경주 S공고 고 이준서 학생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직업계고등학교 기능반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준서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교육제도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며 “직업계고등학교 기능반 폐지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사망원인에 대한 진실규명 ▲학교와 교육당국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기능반 폐지 ▲직업계고의 차별적인 교육 중단 등 직업계교육 정상화 등을 요구했다.

    지난 4월 8일 S공고 기능경기대회 훈련을 하던 3학년 이준서 학생이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에 따르면, S공고는 코로나19로 등교와 개학이 연기되는 상황에서도 올해 지방기능경기대회 참가를 위해 교내 합숙훈련을 강행했다. 고인이 된 학생은 그 과정에서 몸무게가 10kg이나 빠지는 등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한다.

    특히 이 학생은 사망 전 여러 차례 기능반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학교 측에 밝혀왔다.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에 따르면, 이 모 학생은 이미 지난해 지방기능대회에서 동메달을 따 올해는 대회에 출전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으나 학교에선 학생의 흡연 사실 등을 언급하며 기능반을 나가면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이 학생을 압박했다.

    공대위는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기능대회는 교육이 아니라 괴물”이라며 “기능대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대다수 학생들은 기능반 중심의 학교 운영에서 소외됐으며, 기능대회 참여 학생들은 죽음의 메달 경쟁이라 할 만큼 가혹한 훈련에 시달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달과 실적을 우선해온 학교와 교육당국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모르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무시해왔다”며 “한 학생을 죽음으로 내몰게 한 경주 S공고 관련자들은 물론이고 뿌리 깊은 직업계고 차별 정책을 혁신하지 않는 교육부도 그 책임을 함께 져야한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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