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수요집회 참석 않겠다”
    정의기억연대 “모금 사용내역, 정기적인 회계감사 통해 검증, 공개해”
        2020년 05월 08일 01: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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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옛 정대협)을 비판하며 28년 동안 이어온 수요집회에 더 이상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의연이 기부금 등을 투명하게 집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인데, 정의연은 “모금 사용 내역은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통해 검증받고 공시절차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인 7일 이용수 할머니는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며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은 어디 쓰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 들어오는 거 알지도 못하지만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또 “2015년 한일협정 당시 10억엔이 일본에서 들어오는데 대표만 알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다음 주부터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집회가 학생들 고생시키고 푼돈만 없애고 교육도 제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에 대해선 “위안부 문제는 정대협 대표였던 윤미향 씨가 와서 해결해야 한다. 윤미향씨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할머니의 지지를 받았다고 한 것엔 “모두 윤 당선인이 지어낸 말”이라고도 했다.

    정의연은 8일 기부금 등의 집행이 불투명하다는 이 할머니의 주장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문을 냈다.

    우선 정의연은 “정의연의 운동을 지지하고 연대해 오신 분들의 마음에 예상치 못한 놀라움과 의도치 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30년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무수히 많은 국내외의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온 운동의 역사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에 잘못 전달됐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정의연은 후원금은 2003년 개소해 운영 중인 피해자 지원 쉼터와 피해자 할머니 지원 등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1992년 설립한 정신대할머니 생활기금모금 국민운동본부를 통해 피해자 62명에게 250만 원씩을 지급했다. 또 1995년 일본정부가 민관협력 기금인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해 문제를 봉합하려고 시도했을 때 전 국민 기금모금 운동을 진행해 국내외 거주 중인 피해자 156명에게 정부지원과 시민모금을 합쳐 각 4,412만 5,000원을 전달했다. 2015년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 발표 후 위로금 10억엔 문제가 벌어졌을 때도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 8명에게 2017년 하반기 백만시민모금을 진행해 조성된 기금으로 개인 당 1억 원을 여성인권상금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정의연으로 들어온 기부금 등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인식 제고, 국제연대 등을 통한 역사적 진실과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한 활동과 수요시위, 일본정부의 범죄사실 인정과 법적배상 이행을 위해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 지원 활동,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대응 및 콘텐츠 제작·홍보사업, 각종 기림사업, 나비기금사업, 기억과 기록을 위한 증언집 및 관련 출판사업,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및 장학사업 등을 위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통해 검증받고 공시절차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이 정의연 활동가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오랜 시간 활동해왔던 피해자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 세상이 떠나가심에 마음 아팠을 이용수 할머니께서는 윤미향 전 대표에 대한 축하하는 마음과 함께 가족을 떠나보내는 서운함과 섭섭함을 느끼셨을 것”이라며 “충분히 이해하고 깊게 새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 등 피해자들과 정의연이 지난 30년간 운동의 역사 속에서 맺어온 관계는 혈연가족을 넘어 가슴과 가슴, 활동과 활동으로 이어져있다”며 “할머니의 말씀이 할머니의 마음과 달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그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활동했던 피해자들의 명예와 운동의 역사를 훼손하는 데에 악용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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