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강행,
    코로나 때문 아닌 자본 거래 때문"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정부 제안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조차 않아"
        2020년 04월 27일 06: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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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회사의 정리해고에 맞서 27일 총력 투쟁을 결의했다. 이들은 회사가 정리해고 명단 발표를 강행한 이후에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예정했던 정리해고 명단 발표를 연기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포트의 전 노동자들은 지금부터 노동자 정리해고와 고통전가에 맞서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전 노사협의회를 통해 마련한 1600여 명의 직원 중 350명 가량인 22%의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다가 연기했다. 앞서 노조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가 제안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조차 하지 않은 채 정리해고를 추진하는 것은 명분도 없을 뿐 아니라, 법적 기준에 미달한다고 비판해왔다.

    노조는 이스타항공 오너 일가가 545억의 매각대금을 챙기기 위해 정리해고를 선행한 후 회사를 넘길 궁리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스타항공의 이번 정리해고는 결코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이스타항공 오너 일가와 애경-제주항공이 자본 간의 거래 과정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길 심산으로 실시하는 정리해고”라고 지적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국내선 여객이 점차 반등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코로나19를 이유로 셧다운 상태를 유지하면서 정리해고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이 운항하지 않는 빈자리엔 제주항공이 들어와 운항하고 있다.

    노조는 제주항공 역시 이스타항공 인수로 LCC(저비용항공사) 독점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스타항공 정리해고를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제주항공 경영진은 지난해부터 이스타항공을 현재 규모로 축소 운영할 계획을 했고, 그 축소 기준에 맞춰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이번 정리해고가 마지막이라고 보지 않는다. 이들은 “모든 상황이 정상화 되더라도 제주항공은 정부로부터 받고 있는 2000억의 지원금을 자신들의 누적 손실 회복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결국 이미 진행되고 있는 축소운영 계획으로 인해 이스타항공은 독립적인 항공사로의 존립도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도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6주 만에 승인했는데, 고용보장 조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노조는 “항공업계에 대해 지원하겠다면서도 차별적으로 고사상태인 LCC에 대한 지원은 빼버렸고, 제주항공에만 이스타 인수자금 명목으로 2천억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보장을 지원의 조건으로 해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는 묵살하고 있다”고 설명해싸.

    이들은 “코로나19를 맞아 ‘일자리를 지키는 것은 국난 극복의 핵심 과제’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도 이스타 항공에는 헛구호”라며 “여당 국회의원이 당선된 전주시는 ‘해고 없는 도시’를 선언하고 대통령은 ‘매우 의미 있는 실천’이라 추켜세웠지만 이스타항공은 노동자들을 계약해지, 정리해고, 폐업으로 내몰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편 노조는 정리해고를 막아내기 위한 전 직원 대책위를 구성하고, 온‧오프라인 서명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정리해고 명단이 발표되더라도 모든 수단을 다해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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