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작통권'을 묶는 노 대통령의 화법
        2006년 09월 13일 07: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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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의 화법에서 한미FTA와 작통권 환수 문제는 항상 한 묶음이다. 왼쪽에서 진보가 한미FTA로 공격하고 오른쪽에서 보수가 작통권 환수로 흔들어댄다는 식이다.

    노 대통령은 좌우 양측의 협공을 자신의 중도성의 증거로 간주하는 듯 하다. 혹은 사람들이 그렇게 봐주기를 바라는 것 같다. 좌우협공의 곤란한 처지를 말하는 노 대통령의 어조에는 수세적인 기운이 전혀 없다. 외려 대단히 공세적이다.

    ‘좌우에서 공격한다’는 말은 곧 ‘좌우로 편향되어 있기 때문에 공격한다’는 ‘역공’의 논리를 깔고 있다. 노 대통령은 별개의 사안인 한미FTA와 작통권 환수를 패키지로 묶어, 이들 문제를 둘러싼 공방을 이념적인 것으로 치환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한미FTA 반대론자를 종속이론의 추종자로 다소 난데없이 규정한 것도 이런 맥락에 있다. 보수진영이 작통권 환수를 이념적 이슈로 몰아가는 데는 기실 미국의 세계전략 변화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 작통권 환수의 의미에 대해 현 정부가 민족주의적 수사를 동원하며 과장한 탓도 있다.

    진보진영은 지난 6일 한미FTA반대를 위한 ‘12014277+1’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노 대통령 당선 득표수보다 많은 서명을 받겠다는 취지다. 진보진영은 한미FTA 반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보수진영은 12일 작통권 환수 반대 500만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 서명운동에는 한나라당도 거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가히 보수우익의 총궐기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알맹이 없는 이념의 대결만큼 소모적이고 맹목적인 것은 없다. 장차 최소한의 사회적 통합력이나마 유지하려면 이들 사안에 끼어있는 이념의 거품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를 위해 먼저 해야 할 것은 ‘한미FTA와 작통권 환수’를 패키지로 놓는, 그래서 이들 문제를 이념의 문제로 바꿔치기하는 노 대통령식 화법의 폐기다.

    또 좌우의 평균은 중도이고, 중도는 곧 중심이라는 독선적이고 조악한 사고법도 버려야 한다. 좌는 좌대로, 우는 우대로 저마다 스스로를 중심이라 여긴다. 대화란 중심의 복수성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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